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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아흐

라피아흐 지상전 시작 우리말이 '라파'라고 오기하고 있는 가자 지역의 이름은 라피아흐이다. 최소한 라파흐,는 돼야 한다. 고대 근동 세계에는 꽤 잘 알려진 도시다. 이집트 파라오의 군대도, 메소포타미아 왕들의 군대도 이곳을 지나갔다. 기원전 3세기 지역 패권자를 가리는 프톨레미와 에피파네스 두 헬라 군주의 싸움에서 아프리카산 코끼리와 아시아산 코끼리가 격돌했던 곳이기도 하다. 결과는 아시아산 코끼리 승리. 냄새가 저 세상급이었다고. 결과적으로 아프리카 코끼리는 멸종됐다고 알려진다.  1841년 이집트를 대리 통치하던 영국은 오토만과 국경을 긋기로 합의하는데, 라피아흐에서 타바까지다. 라피아흐의 중요성은 당연히 수에즈 북쪽이라는 점이다. 그 아래로 시나이 반도는 오토만의 것이 된다. 이후 오토만은 보스포스 병자답게 시름시름 앓.. 더보기
0214 발렌타인 데이 이스라엘도 자본주의 물결은 어쩔 수가 없나. 기독교 성 발렌타인에게서 기원한 날을 기념해 온갖 광고가 넘쳐난다. 이렇게 많은 문자를 받은 건 나참, 10년 만에 처음이다. 러브 같은 소리 하고 있네가 절로 나오지만. 오늘 사우스 코리아를 처음 들어본 사람을 만났다. 2년 전에 우크라이나에서 건너왔다는 분이다. 이스라엘이 받아들은 25,000명 전쟁 난민과 함께 온 것이다. 히브리어를 전혀 못하는 것으로 보아 유대인은 아닌 것 같고, 세 자녀 모두 이스라엘에 살고 있다는데, 그들 배우자를 통해 알리야를 하게 됐을 것이다. 사우스 코리아조차 관심을 가질 일 없는 우크라이나 사람이라 인종주의가 디폴트다. 너처럼 생긴 사람을 처음 본단다. 나처럼 생긴... 인간을 생긴 대로 장르화하는 게 인종주의인데. 20년 .. 더보기
0213 하마스 전쟁 130 하루가 버겁다. 덕분에 성경을 많이 읽고 있다. 이스라엘을 여기에서 멈추게 할 수 있는 건 아마 없지 싶다. 그럼 라피아흐의 100만 명이 넘는 난민들은 어떻게 될까. 이집트가 국경에 자기네 탱크를 배치했다. 난민은 절대 안 된다는 의지다. 아직도 가자 지구에 갇혀 있는 가족으로 인해 삶이 너덜너덜해진 지인이 있다. 그 가정을 떠올릴 때마다 나조차 피폐해지는 것 같다. 하루에 한번씩 메시지를 남긴다. 반드시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고. 이 말을 믿어서가 아니라 안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아멘이 필요한 삶은 사실은 비참하다. 투정할 수 있는 신앙인은 꽤 살 만한 것이다. 두 인질이 극적으로 구출된 어제의 기쁨은 적어도 정치적으로 어제로 끝이다. 이 사진이 말해주는, 말도 못할, 전쟁의 레토릭에 답답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