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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디오니소스와 헤라클레스 신화는 문화나 신앙 밖에 있다. 그래서 무슨 소리를 해도 된다. 그러나 신화가 문화나 신앙에 침투하면 이야기는 다르다. 프랑스 좌파들은 이걸 모른 척하니 욕을 먹는 거다. 디오니소스와 드래그퀸 기독교를 섞어 놓고 관련자를 distress 할 의도가 없었다니, 핑계도 후지다. 카타르더러 찍소리도 못하더니, 프랑스에서는 입 털 만하구나. 트럼프는 수많은 자기 결함에도 불구하고 나이브한 좌파들의 덕을 볼 것이다. 프랑스 올림픽 개막식의 뻘짓이 미국 공화당에 이익이 되는 게 글로벌한 이 시대의 특징이다. 내 주변 유대인들은 이게 왜 스캔들이냐는 반응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몰라서는 아니다. 그들에게는 예수의 이야기도 신화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더 열받네. 아무튼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는, 유대인 신화대로라면 .. 더보기
워싱턴에 간 네탄야후 이스라엘 시민이 아니라 그다지 충격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썩소는 나온다. 바이든이 이스라엘 총리인가.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총선 레이스를 포기하면서, 반드시 매듭짓겠다고 한 일은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이었다. 물론 미국 시민이기도 한 인질들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다중 국적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상대적으로 남의 나라 대통령이 저렇게 열심인 데 반해, 자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이스라엘 총리는 뭐하는 사람인지 어리둥절하다. 피차 악감정이 상당할 테지만, 어쨌든 바이든 대통령이 마음을 다잡고 네탄야후더러 사람 도리를 하라고 충고하는 것 같다. 바이든 대통령 옆으로 앉은 이들이 인질로 잡혀 있는 허쉬 골드버그-폴린과 오메르 네투라의 부모들이다. 부모들이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 알 만하지 않나.  할 .. 더보기
요한 플로데루스의 프로포즈 얼마 전 스웨덴-이란 간 포로 교환이 성사됐다. 오만이 중재했다나 보다. 에이드 알아드하, 희생절의 관례인 포로 석방 이벤트였다. 스웨덴이 2022년 종신형을 선고한 63세 이란인 범죄자 하미드 누리를 석방하는 대가로, 외교관 33세 요한 플로데루스와 사이드 아지지가 이란에서 석방된 것이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이스라엘에서 크게 다뤄진 이유는, 요한 플로데루스가 이란에서 체포된 혐의가 "이스라엘을 위한 정보 수집"이었기 때문이다. 스파이들의 오묘한 세계야 나는 모르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을 함께 방분하면 이런 혐의를 받기 쉽다. 그렇다고 외교관을 막 잡아가두는 이란은 도대체...   애초에 스웨덴 정부는 요한 플로데루스가 스웨덴에 도착해 가족과 상봉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그걸로 여론이 누그러지지 않았나? .. 더보기
교황과 코미디언들 6월 14일 교황청에서 15개국의 100여 명 코미디언 단체를 초청했다. 이 만남 이후 교황은 G-7 Summit이 열리는 이탈리아 남부 fuglia 지역으로 이동했다. 너무나 암울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세상에 유머가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신념을 표현한 모양이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교황이 이탈리아어로 연설해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고 했지만.ㅋ 바티칸의 클레멘타인 홀, “When you manage to bring intelligent smiles to the lips of even a single spectator, you also make God smile.” 대한민국이 여기에 못 들어간 게 이상한 일이 아닌가? 그나저나 진정한 코미디언은 이분들 같은데. 더보기
EURO 2024 2002년 월드컵이 우리나라에서 열렸다는 사실에 가끔 소름끼친다. 그때 기억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일에 미쳐 있었고, 길거리에 사람들이 모여 뭘하고 있는지 관심 쏟을 여력이 없었다. 인생 최고의 위기였다. 그런데 2006년 독일 월드컵은 기억한다. "여름날 동화"로 박제된 그때 햇살과 공기와 웃음들, 아, 이래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그랬구나를 실감했다. 18년이 지난 2024년 독일은 EURO 2024를 개최한다. 14일 밤 뮌헨 아레나 구장에서 첫 경기가 열린다. 여러 가지 이유로 축구는 부패의 상징이다. 그러마 한다. 그래도 2006년 여름에 스캔들이 드리워지니 마음이 아프다. 솔직히 어느 나라인들 국제대회 유치 과정에 흠이 없겠나. (그래도 왠지 우리나라는 베테랑들이라 잘 숨겼을 것 같다.ㅋ).. 더보기
이스라엘 백합화 전쟁통에 산과 들로 놀러다니는 인구가 현격히 줄어서인가. 갈멜 산에 백합화 루트가 새롭게 선보였다. 지명으로 나할 켈라흐, 하이파 대학교 근처다. 범죄율이 비교적 높은 지역이라 안 좋은 사건 사고로 익숙한 지명이다. 갈멜 산에서 백합화 개체가 많이 발견된다는 사실은, 이곳이 십자군에게 중요한 장소였음을 상기시킨다.   백합화는 현대 히브리어로 하쇼샨 하짜호르השושן הצחור, 하얗고 순결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쇼샨은 쉐쉬(6)과 관련돼 있다. 꽃잎이 6개인 꽃이라는 뜻이다. 6꽃잎의 대표가 lily 아닌가. 산상수훈에는 아무 수고도 길쌈도 안 하는 꽃이 등장하는데, 헬라어로 크리논이다. 이 단어가 lily가 아닌 다른 꽃을 가리킬 필요가 있나? 카톨릭 전통은 이를 '마돈나 릴리'로 못 박고 마리아.. 더보기
트럼프 전기 영화 The Apprentice 재밌네. 요즘은 이 표현이 온 세상에 시비 터는 용도로 사용되나 본데, 정말 재밌다.    5월 20일 뉴욕 맨하튼 형사법원. 검사의 기소 내용이 희한하게 외설적이다. 2016년 트럼프가 포르노 스타에게 입막음용 돈(hush money) 15만 불을 지불한 건이다. 증인이 한때 이 집안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헨이다ㅋㅋ. 트럼프의 변호사 토드 블랑쉬는 코헨의 개차반 행각을 증명해 증언을 허물려고 안간힘을 썼다. 중간에 등판한 로버트 코스텔로한테 후안 머천 판사가 열받아서 언론과 방청객을 모두 내보내기까지 했다. 역시 미국 재판만큼 재밌는 게 없다.  본인 근황이 요즘 이런데, 7-80년대 뉴욕 부동산을 주름잡던 야심찬 트럼프를 조명하는 전기 영화가 나왔다. 제목 The Apprentice. 감독은 알 압바시.. 더보기
0518 죽은 인질들의 귀환 이스라엘에 살면서도 5.18을 잊어본 적이 없다. 잊을 수 없으니까. 올해도 새벽 일찍 나서서 몇 군데 돌아다녔다. 그러다 텔아비브 박물관 '인질들의 광장'에 도착했다. 근처에 사는 친구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오랜만에 광장을 돌아보았다. 생각보다 담담하다. 우리나라 일이 아니라 그런가.    5월의 뜨거운 햇살 아래 한낮의 광장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유난히 영어 쓰는 유대인들이 많았는데(이제는 유대인이라는 게 한눈에 보인다) 외국인인 내가 여길 어슬렁거리는 게 신기했나 보다. 왜 여길 왔냐고 묻는다. 저, 여기 사는데요. 오, 리얼리? 사랑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내가 자기들 편인 거 같으니까 유난 법석이다. 뉴욕에서 온 분들이었다. 최근 몇 달 지옥 같았단다. 알지, 그 심정. 5.18 얘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