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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를 기억하는 방법 죽은 사람은 가슴에 묻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망자의 물품을 소각하는 습관이 있지만, 3년상은 치러야 한다면서 그 전에 털고 일어나면 꽤나 괘씸해 한다. 기독교를 믿는다고 크게 다른 것 같지 않다. 가슴아프게 배우자를 잃고 그 사진조차 싹 치우면서 귀신에 얽매일까 봐서라고 말하던 분을 기억한다. 죽으면 귀신이 되어 나타나는 게 기독교인가요, 묻지는 않았다. 본인이 힘들다는데 어쩌겠나. 우리집 골목은 증조 할머니부터 조부모, 부모, 결혼한 자녀, 손주들이 5대째 살고 있다. 주변도 사촌들이라, 단독 주택 여덟 채가 모두 일가친척이다. 처음 이 도시가 세워지던 1890년 루마니아에서 이주한 개척자 부부가 처음 집을 짓고, 가족들을 불러 들이고 자녀들을 위해 하나씩 덧붙여 나갔기.. 더보기
2024 이스라엘 현충일 기념식 어젯밤 유로비전 결승전이 있었다. 안 봤다. Nemo라는 랩퍼가 THE CODE라는 곡으로 우승을 했단다. Is he or she swiss? Nope. 스위스 사람 맞잖아. 네모는 he도 아니고 she도 아닌 넌바이너리,란다. 그래서 Is Nemo swiss?라고 해야 한다. 그에 대한 답은 Yes, they is swiss. 조롱하는 거 아니다. 피곤할 뿐이다. 유난히 저쪽 분들 마음 살피는 데 열심인 유럽 언론은 우승 기사에 일관적으로 대명사 대신 Nemo로 표기했다. 소유격은 their로 했다. 영어도 독일어도 문법 시험은 더는 의미가 없겠다. 어떻게 가르칠까.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유로파파" 네덜란드 대표 유스트 클라인은 파이널에서 제외됐는데, 여성 팀원에 대한 부적절한 행위로 현지 경찰에 고.. 더보기
스웨덴 말뫼, 유로비전 이건 뭐 그 유명한 "선수 입장", 순간이다. 극좌파 시위에 이어 극우파들도 준비중이란다. 전 세계 다양한 증오 집단의 만남의 장소, 현재 스웨덴 말뫼의 상황이다. United by Music? 웃기는 소리 하네가 절로 나온다. 스웨덴은 무슨 생각으로 말뫼를 유로비전 개최지로 민 것일까? 환경 도시? 서양과 동양이 만나는 미래의 세계로 이 시골 마을을 홍보할 작정이었단다. 동서양 만남은 고사하고 종말의 때가 저런 모양이겠지 싶은 증오의 배틀이 시작되고 있다. 대가를 치르는 건 누가 될까.  9일 오전 말뫼의 중앙 광장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 그레타 툰베리도 참여했단다. 환경 시위가 요즘 인기가 없지.  스웨덴 말뫼는 전통적으로 울트라 민족주의자들이 판을 깔아놓은 곳이다. 아랍 이민자들과 상시 대결중.. 더보기
라피아흐 지상전 시작 우리말이 '라파'라고 오기하고 있는 가자 지역의 이름은 라피아흐이다. 최소한 라파흐,는 돼야 한다. 고대 근동 세계에는 꽤 잘 알려진 도시다. 이집트 파라오의 군대도, 메소포타미아 왕들의 군대도 이곳을 지나갔다. 기원전 3세기 지역 패권자를 가리는 프톨레미와 에피파네스 두 헬라 군주의 싸움에서 아프리카산 코끼리와 아시아산 코끼리가 격돌했던 곳이기도 하다. 결과는 아시아산 코끼리 승리. 냄새가 저 세상급이었다고. 결과적으로 아프리카 코끼리는 멸종됐다고 알려진다.  1841년 이집트를 대리 통치하던 영국은 오토만과 국경을 긋기로 합의하는데, 라피아흐에서 타바까지다. 라피아흐의 중요성은 당연히 수에즈 북쪽이라는 점이다. 그 아래로 시나이 반도는 오토만의 것이 된다. 이후 오토만은 보스포스 병자답게 시름시름 앓.. 더보기
홀로코스트 추념일 유엔과 EU와 미국 등 국제 사회는 매년 1월 27일을 국제 홀로코스트 추념일로 지킨다. 1945년 1월 27일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소련의 붉은 군대에 의해 해방됐기 때문이다. 해방, 이처럼 정치적인 표현이 있을까. 여러 정황으로 비춰볼 때, 연합군은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을 그 전부터 알고 있었다. 적어도 1944년 6월 6일 D-Day 노르망디에 연합군이 상륙한 이후 8월 전까지는 이를 파악했을 것이다. 그때라도 아우슈비츠를 파괴했다면 이후의 희생은 줄일 수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를, 나야 모른다. 전세가 불리해지자 나치는 수용소의 유대인들을 끌어내 기차역을 향해 행진시킨다. 가장 큰 규모가 1945년 1월 27일 직전 9일에 걸쳐 56,000명의 유대인들이 강추위 속에 내몰렸다. Deat.. 더보기
0430 하마스 전쟁 207 24시간에서 48시간 안에 이스라엘 군대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오후로 예정돼 있던 내각 회의가 취소됐다. 블링켄이 다시 이스라엘 땅에 도착했다. 미국이 라피아흐 작전을 반대하고 있으니 조율이 불가피하긴 하겠지. 하지만 이렇게 일관성 없게 갈팡질팡하는 정부를 이스라엘 국민은 얼마나 신뢰하는 걸까. 이런 여론조사는 할 수 없으니 답은 알 길이 없지만, 열성 비비스트인 우파들조차도 나라 걱정이 상당할 것이다. 아닌가, 어차피 하나님이 알아서 하신다 믿고 그닥일까.  오랜만에 당도한 연락들이 너무 무서운 하루하루다. 유대교는 병자들을 위한 위로와 중보를 주요 미쯔바, 계명으로 여기기 때문에 샤밧을 앞두고 아픈 이들의 명단이 돈다. 특히 카발라에 심취한 이들은 소위 하나님과 깊은 영적 교통에 들어.. 더보기
카프카의 편지 독일어를 모국어로 프라하에 살았던 유대인 작가 프란츠 카프카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되었다. 2024년 6월에 프라하를 가야 하는 이유다. 향년 40세. 사인은 결핵이었다.    프라하의 하루보헤미아의 전성기가 중세였다는 건 프라하에 독일까 선일까. 바츨라프 공작의 기마상이 서 있는 그의 이름을 딴 광장에서 이 도시의 봉건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바츨라프 공작이 세운 St. Vetjy4kids.tistory.com 철없을 때 카프카를 동경했다. 멋대로 살다 간 천재 카프카ㅋㅋ. 거기에는 40까지만 살아야지도 있었는데, 다 흑역사다. 내가 카프카의 삶에서 가장 동경했던 것은, 보험회사 정규직 변호사라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었던 점? 자기 검열 때문에 자기가 쓴 글을 대부분 태워버려도 생계에 지장이.. 더보기
0424 유월절 홀하모에드 히브리어 홀חול은 '세속적'이라는 뜻이다. 7일에 걸친 유월절 절기(모에드) 중, 명절로 지키는 첫날과 마지막날 사이에 놓인 평일로서 거룩하지 않은 세속의 날, 즉 노동과 위락활동이 허락되는 날이다. 올해는 홀하모에드가 수요일 목요일 이틀이다. 물론 금요일 오전과 다음주 일요일 오전도 있지만, 샤밧이나 명절을 준비하는 날이라 반토막짜리다. 유월절 직전 이스라엘은 이란과 쓸데없는(!) 신경전을 하느라 항공이 막혔고, 북쪽과 남쪽 국경은 여전히 전쟁이 진행중이라, 이 좁은 땅덩이에 수백만 명이 갇힌 기분을 느껴야 했다. 헤즈볼라의 드론은 북쪽 해안 도시들에까지 이르렀다.  매년 초대박 수익을 거두는 이스라엘 최고 은행 방크하포알림은 유월절과 초막절 두 번, 홀하모에드 기간 전국의 박물관 입장료를 대신 내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