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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하마스 전쟁 207

24시간에서 48시간 안에 이스라엘 군대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오후로 예정돼 있던 내각 회의가 취소됐다. 블링켄이 다시 이스라엘 땅에 도착했다. 미국이 라피아흐 작전을 반대하고 있으니 조율이 불가피하긴 하겠지. 하지만 이렇게 일관성 없게 갈팡질팡하는 정부를 이스라엘 국민은 얼마나 신뢰하는 걸까. 이런 여론조사는 할 수 없으니 답은 알 길이 없지만, 열성 비비스트인 우파들조차도 나라 걱정이 상당할 것이다. 아닌가, 어차피 하나님이 알아서 하신다 믿고 그닥일까. 

 

오랜만에 당도한 연락들이 너무 무서운 하루하루다. 유대교는 병자들을 위한 위로와 중보를 주요 미쯔바, 계명으로 여기기 때문에 샤밧을 앞두고 아픈 이들의 명단이 돈다. 특히 카발라에 심취한 이들은 소위 하나님과 깊은 영적 교통에 들어간다며 기도가 필요한 사람들의 이름을 수집하기도 한다. 명절 마지막날 그런 류의 명단에서 낯익은 이름을 발견했다. 가자 전투에서 부상당하고 후송돼 수술을 받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경을 헤매는 누군가를 생명의 주관자이신 분께 맡기자는 말은, 쉽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왜냐하면 맡기자고 맡겨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위로의 말을 잃은 나는 재를 뒤집어쓴 채 앉아 있기로 했다. 

 

이스라엘의 큰 병원들은 중앙 지방에 몰려 있기 때문에 대개 하늘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나면, 부상병을 후송하는구나 짐작한다. 전투기 소리가 나면 북쪽 전선에 무슨 일이 있구나 헤아린다. 전세에 빠삭해지는 만큼, 마음도 더 상하고 있다. 유대인은 워낙 가정 교육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무슬림도 그렇긴 하지만),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의 정치적 종교적 견해가 다르기는 쉽지 않다. 원래는 그랬다. 그런데 드디어 이 나라도 정치 문제로 쪼개지는 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형제들까지 대가족이 만나는 유월절 명절, 집집마다 정치 문제로 시끄러웠을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좌파와 우파가 이렇게까지 분열해본 적이 있었을까. 만나는 사람마다 정치나 전쟁 문제는 입에 올리지 말자고 하지만, 한두 번 이야기가 그쪽으로 빠지면 기어이 얼굴을 붉히게 된다. 외국인인 내 의견을 대놓고 물어서 난처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정치나 종교 문제는 소신껏 얘기할 소재가 아니다. 무조건 피해야 한다. 정치에 무심하라는 게 아니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과 굳이 토론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놀랍게도 이스라엘에서는 한두 마디만 해도 정치적 입장이 드러난다. 사용하는 용어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명절 기간 테러활동이 이어졌다. 아랍-유대 복합 도시인 람레에서도 테러가 일어났는데, 현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떠나던 경찰 장관, 벤그비르의 차량이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리다가 전복됐다. 갈비뼈가 부러졌다나 보다. 나도 모르게, 아까비,가 나와서 회개했다. 경찰을 관장하는 정부 장관이 얼마나 법을 무시하는지, 이번 기회에 뭘 좀 깨닫기나 했으면.

 

베니 간츠는 자전거를 타다가 발바닥 뼈가 부러졌다나 보다. 발바닥에 뼈가 있구나. 그나저나 명절 기간이라고 여가를 즐기셨구나, 인질들의 생사 여부는 신경 안 쓰나, 날이 선다. 

 

 

뉴욕 콜롬비아 대학의 해밀턴홀을 점거한 학생들이 가자의 5살 여아 힌드 라잡을 기리며 힌드 홀을 내걸었다. 캐리커처는 팔레스타인의 상징 '한잘라'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반이스라엘 시위가 한창 때 3세계 반미 시위 수준이다. 텐트 시위를 멈추라는 최후통첩이 끝나고 정학 절차가 시작되자 건물을 부수고 들어가 접수했다나 보다. 이 과정에서 대학 관리자들을 인질로 잡기도 했다. 배너로 아예 Intifada를 걸기도 했다. 팔레스타인을 위해 정학 맞는 게 영광이라더니 원하는 게 인티파다였구나.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정말 미국인만의 일일까. 몇 년 전부터 사이버를 통해 여론전 벌이는 어떤 나라가 무척 생각나는데. 틱톡 이제야 금지한 미국 의회는 뭘 좀 깨닫는 게 있을까. 

 

 

 

텔아비브, 그라피티의 거리

자파는 아랍 도시였다. 에레츠이스라엘에 도착한 유대인들은 자파 항구에 도착한 다음, 거처가 정해지면 예루살렘 등으로 퍼져나갔다. 항구의 삶이 편안한 이들은 자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주

jy4kids.tistory.com

 

어제부터 요르단이 야단법석이다. 하마스가 카타르에서 추방되면 요르단으로 돌아가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카타르는 하마스 고위층에게 10년 전부터 제공중인 고급 아파트와 사무실을 폐쇄하는 게 미국 압력 때문이라고 내비쳤다. 그래서 요르단으로 옮긴다? 누구 맘대로? 저들은 이미 요르단 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은 이스라엘 국적을 따지 않은 한 제한적이긴 해도 요르단 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요르단 왕가가 이걸 거부했다가는 역풍을 맞아 쿠데타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마스는 1990년대 후반에 요르단에서 추방됐다. 1997년 이스라엘 모사드가 암만에서 하마스 지도자 칼레드 마샬을 독살하려다가 들켜서, 외교 단절 협박 끝에 해독제를 넘기는 일이 있었다. 20세기 중동 상황은 거의 무협지 수준이었다. 요르단 후세인 왕은 유비보다 더한 고초를 겪으며 나라를 지켰다. 현 압달라 왕의 스탠스는 아버지보다 훨씬 어렵다. 후세인 왕은 카리스마라도 있었지. 지금은 왕가 전체가 국민의 비호감이다. 재산 빼돌리고 사치하시니 뭐. 그래도 하마스가 요르단에 상주하는 걸 반길 수는 없겠지. 자기 영토에 들어오려는 팔레스타인 사람은 누가나 하마스와 관계를 끊었다는 걸 증명할 의무가 있다고 선언했다. 요르단 정보국 추정으로는 이 상황의 배후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있는 모양이다. 지난번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때 요르단이 미국 편에 섰던 걸 용서할 수 없을 테니 뭐라도 사건을 만들고 싶겠지.

 

현재 터키에 머물고 있는 하니예는 "요르단 국민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요르단에서 하마스가 제거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니예는 IDF 폭격으로 세 자녀와 네 손주를 잃었는데 이에 대해 조의를 표하지 않은 요르단 왕가와 의회와 인사들을 비난했다. 요르단을 벌집으로 만드는 데 이보다 좋은 아이디어가 없어 보인다. 귀신 같은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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