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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요리 클롭스 한파 속 부실한 영양에 대한 염려로 고기를 먹기로 했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 먹는 것도 다 한때다. 그 비싼 걸 먹고 소화가 안돼 고생하고 싶지 않다. 결국 고기를 사서 요리를 하기로 했다. 이 나라는 파는 고기가 제한적이라 알려진 요리법도 많지 않다. 폴란드 유대인, 즉 아슈케나짐의 '클롭스'를 만들기로 한다.     육즙에 대한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가장 무난한 고기 요리법은 역시 고기를 갈아서 쪄먹는 것이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저 삶은 달걀이다. 닭고기나 소고기에 비해 달걀의 영양이 더 많을 수는 없으니 아무래도 장식용 같다. 막 삶아져 나온 탱탱한 달걀을 엄청난 온도 속에 다시 넣고 장시간 쪄내는데 무슨 영양이 남을 것 같지도 않다. 물론 내 성의없는 요리 재주를 감안해야겠지만 미관상 대단히 .. 더보기
오메르 벤케르트의 생환 놀랍게도 이 세상에는 인질이나 전쟁을 제외하고도 불행이 넘쳐난다. 오죽하면 가장 거룩하다는 샤밧의 일상 중에 병문안이 들어 있을까. 슈나이데르 어린이 병원에 다녀왔다. 17살짜리 소년이 이중 암에 걸렸는데 프로토콜조차 알려지지 않은 희귀암이란다. 세상에 화난 게 분명하지만 사실 그것이 두려움의 표현인 줄 알기에 어떤 말도 꺼낼 수 없었다. empathy와 sympathy의 경계를 지키면서 감정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 소위 말주변은 중요한 은사다. 하마스에 붙들려 있던 인질 여섯 명이 살아 돌아왔다. 하마스의 기괴한 퍼포먼스는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중이다. 인질 중 한 명이 자신을 총으로 위협중인 테러리스트 이마에 키스를 한다. 하루종일 아랍 언론에 이스라엘 인질의 감사 표시로 떠돈 이미지이다. 두려움에서 .. 더보기
훌라, 두루미의 서식지 골란고원과 상부 갈릴리 사이, 손가락처럼 생겼다 해서 에쯔바 하갈릴אצבע הגליל로 불리는 지역이 있다. 영어로 galilee panhandle이다. 대개 이런 용어는 미국 출신들이 붙인 것 같은데, 텍사스나 플로리다 panhandle 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갈릴리의 팬핸들은 실제 자연 경계라기보다 레바논과 국경이 만들어낸 지정학적 의미가 크다. 최북단 국경 도시 메툴라에서 키리얏 슈모네를 거쳐 대략 키부츠 고넨까지다. 한마디로 2024년 내내 헤즈볼라가 쏘아보낸 로켓에 가장 시달린 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헤즈볼라와 휴전이 유지되면서 출입은 자유로워졌지만, 그래도 더 북쪽으로 가기는 망설여져서 팬핸들의 최남단이라 할 만한 훌라 계곡에 다녀왔다. 성경이 메롬 물가로 옮기는 곳이다. 메툴라와 함께 로스.. 더보기
한파를 앞두고 무시무시한 아침이다. 기상청에서 일주일 전부터 위험하다 경고한 한파 גל קור '코랄' 때문만은 아니다. 바트얌에서 다시 무차별 폭탄 테러가 있었다. 천운으로 빈 버스만 날렸지만 구쉬단 지역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다시 시작된 것이다. 또 어제 이스라엘 인구 상당수가 비바람을 맞으며 조의를 표한 시신 중 하나가 인질 본인이 아니란다. 하마스의 태평한 대답은 쉬리 비바스의 유해가 다른 시신과 섞였을 가능성이 있단다. 쉬리의 두 아들 아리엘과 크피르의 시신은 맞다.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살해된 게 아니라면 시신이 섞일 이유가 무엇인가. 엄마의 시신을 숨겨 무엇을 덮으려 한 걸까.  놀랍게도 오후에 발표된 포렌식 결과는 아리엘과 크피르가, 하마스 선동대로 이스라엘 공습으로 죽은 게 아니라, 하마스에 살.. 더보기
그들의 귀환 힘든 순간이 될 거라고, 되도록 TV 시청을 하지 말라는 권고조차 있었던 사망 인질들의 운구 행렬이 지나갔다. 기온이 떨어져 이가 딱딱 부딪치는 추위에 길에 서서 그 장면을 보았다. 오데드 리프쉬츠는 83세에 니르 오즈 자기 집에서 팔레스타인 지하디스트에 납치됐다. 아내 요헤벳은 하마스에 납치됐다. 이들 부부는 니르 오즈 키부츠의 창립자들로, 가자 평화운동을 주도한 이들이다. 우파들이 시나이 반도와 가자에 세운 정착촌에서 철수 불가를 외칠 때, 가자와 평화에 대가가 따른다며 샤론 정책을 지지해 공격을 받기도 했다. 리프쉬츠 부부는 가자의 병자들을 받아 이스라엘 병원에서 치료받게 해주는 운동을 주도했던 이들이다. 하마스는  오헤벳을 가장 먼저 석방했는데 그 대가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오데드 역시 하마스 .. 더보기
Sussita, 데가볼리 수시타는 아람어로 '그 말' the horse이다. 수스סוס는 히브리어 형태소에도 남아 있다. 데가볼리는 헬라 도시였으니 헬라어로 불렸을 텐데 Hippos다. 역시 말이란 뜻이다.갈릴리 바다를 내려다보는 동쪽 언덕이다. 기원전 300년, 하스모니아 왕조와 평행한 헬레니즘 도시로, 비잔틴 시대와 초기 무슬림 시기를 통과하고 기원후 749년 그 유명한 대지진으로 멸망했다.  갈릴리 바다를 조망하기에 꽤나 좋은 위치다.  2023년 5월 대중 공개됐지만, 막 사람들이 찾아들 무렵 전쟁이 터져 지금까지 이런 상황이다.로마-비잔틴 도시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동서로 데쿠마누스가 뚫려 있고, 그 길 옆에는 포럼, 시장과 바실리카가 있다. 같은 데가볼리 도시 중 하나인, 스키토폴리스 벳샨과 닮아 있다. 지진으.. 더보기
이스라엘-하마스 거래 종료 15일 샤밧에 세 인질이 돌아왔다. 사샤 트로파노브, 사기 데켈-헨, 야이르 호른이다. 사샤는 500일 만에 살아돌아와 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들었고, 사기는 딸이 태어난 걸 알았고, 야이르는 함께 납치됐던 동생을 남겨두고 돌아왔다. 사피르 코헨, 55일의 인질 기록사피르 코헨은 이스라엘 중부 지역 라마트 간에서 파트너 사샤와 함께 살았다. 두 사람 모두 하이테크 분야에서 일하는, 전도유망한 완벽한 커플이다. 2023년 10월 7일 명절 마지막날, 사샤의 부모jy4kids.tistory.com 사샤는 러시아 출신으로 하마스의 특별관리를 받았던 듯하다. 하마스가 초반 푸틴에게 우호적인 제스처로 러시아 시민을 먼저 석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이다. 다른 젊은 남성 인질들과 떨어져 따로 있었는데, 그렇다.. 더보기
로뎀 나무 멀리서 보면 꽤나 예쁘장한 꽃나무 같이 보인다. 덤불이라고 하는 게 맞다. 히브리어 로템רותם 우리말성경이 로뎀이라고 옮기는 관목shrub이다. 히브리어로 발음이 비슷한 לוטם로템은 cistus 키스투스 꽃이다. 둘 다 사람 이름으로 쓰이는데 관목 로템은 남녀 공용이고 꽃 로템은 여성이 많다. 건조한 바위틈에 자란다 해서 rock rose로 불리는 로템לוטם. 우리말이 시스투스라고 하는데, 헬라어 어원이니 키스투스가 맞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 때문에 염증약으로 쓰인다. 차로도 마신다.  줄기trunk는 짧고 잎은 거의 없고, 긴 녹색 가지branch에 흰 꽃이 핀다. 향이 강하다지만 하다스חדס 만큼은 아니다. 욥기에는 로뎀의 뿌리가 형편없는 먹을거리로 묘사된다(욥 30:4). 로뎀 덤불은 훌륭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