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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sita, 데가볼리

수시타는 아람어로 '그 말' the horse이다. 수스סוס는 히브리어 형태소에도 남아 있다. 데가볼리는 헬라 도시였으니 헬라어로 불렸을 텐데 Hippos다. 역시 말이란 뜻이다.

갈릴리 바다를 내려다보는 동쪽 언덕이다. 기원전 300년, 하스모니아 왕조와 평행한 헬레니즘 도시로, 비잔틴 시대와 초기 무슬림 시기를 통과하고 기원후 749년 그 유명한 대지진으로 멸망했다. 

 

갈릴리 바다를 조망하기에 꽤나 좋은 위치다.  2023년 5월 대중 공개됐지만, 막 사람들이 찾아들 무렵 전쟁이 터져 지금까지 이런 상황이다.

로마-비잔틴 도시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동서로 데쿠마누스가 뚫려 있고, 그 길 옆에는 포럼, 시장과 바실리카가 있다. 같은 데가볼리 도시 중 하나인, 스키토폴리스 벳샨과 닮아 있다. 지진으로 무너진 도시들에서는 기둥이 저렇게 한 방향으로 쓰러져 있다.  

자연 공원의 유머감각이라고 해야 하나. 이스라엘도 한때는 국산 자동차를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autocars אוטוקרס라는 이름의 회사인데, 유럽 시장이 바로 옆인데 실험정신 가득한 자동차가 살아남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포드의 엔진을 쓴 덕분에 재고 자동차로는 꽤 오래 버텼지만 1980년 결국 문을 닫는다. 그 회사의 세단 모델명이 수시타였다. 레트로 붐이라 그럴 듯해 보이지만 저런 차를 타고 다니면 위험하다. 

Calyba, 황제의 동상이 놓이는 반원형 단상이다. 칼리바 앞에 심은 나무가 ziziphus spina christi 그리스도의 가시관 שיזף다. 이 사이트의 주된 타겟층이 기독교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수시타의 대단함은 사이트에 남아 있는 유적 자체보다, 그게 천 년 넘게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 대체 비잔틴 시대 사람들이 무슨 수로 여기 살았나 싶게, 이곳은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물이 없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노예들을 부릴 수 있었으니 돌을 깎아서 syphon을 만들 수 있었지만, 물 원천이 먼 곳에 도시를 재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은 이 땅에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갈릴리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곳에 시리아 스나이퍼들이 자리 잡고 총질을 했다. 예루살렘의 전설적인 시장 테디 콜렉이 태어나 자란 엔 게브 키부츠가 바로 이 밑에 있다. 키부츠 엔 게브는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곳에 올라왔고, 저 두 건물을 지었다. 벤구리온은 이후에도 여러 번 이 도시를 재건하려고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검은 현무암 basalt가 이곳 지형에 대한 단서를 던져준다.

 

수시타 입구에 1949년의 휴전선이 표시돼 있다. 시리아 군대는 1973년이 되어서야 골란고원 너머로 후퇴한다. 수시타 개발이 늦었던 건 이 일대 전부 시리아 군이 묻은 지뢰 때문에 접근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예수님 시대 수시타는 갈릴리 해변에서 바라보는 유일한 도시였다.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에게 헌정된 도시 타이베리야스는 예수님이 여우라 부르신 헤롯 안티파스가 건설한 신도시다. 예수님이 비유로 가르치신 이야기 속에서 도시의 이미지는 수시타에 가까울 것이다. 헬레니즘 시대 융성했던 도시의 신전들은 비잔틴 시대에 교회로 탈바꿈한다. 적어도 8개의 교회가 여기에서 발견됐다. 

키부츠 엔 게브 사람들은 언덕에 주둔한 군인들에게 식량과 장비를 조달하기 위해 1948년 케이블카를 건설했다. 이들이 사용한 참호가 남아 있다. 

1967년 5월 15일은 이스라엘의 19번째 독립기념일이었는데, 시리아군의 공격을 받아 이 전초기지 사령관 라미 자이트(올리브 나무라는 뜻)가 전사했다. 두 주 후에 이스라엘은 이집트, 요르단, 시리아를 상대로 6일 전쟁을 개시한다. 그를 기리는 기념비가 올리브 나무와 함께 서 있다. 여전히 총탄이 발견되는 전투 현장이라, 내내 불편했던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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