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tes

이스라엘 땅의 동전들

고고학에서 동전은 절대적인 시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증거다. 이스라엘 박물관에는 적어도 45,000개의 동전이 있는데, 전시된 건 53종이다. 그 중요성에 비해 대접이 소홀한 면이 있는데, 전 세계 몇 안 된다는 로마 황제 청동상이 최고 수준으로 발굴된 나라에서 동전처럼 작은 objects에 관심을 기울이기 어렵다. 그런데 또 그런 거창한 박물관에서 동전 같은 작은 오브제에 흥미를 느끼는 것도 참 괜찮은 일이다.     
 

동전의 기원이 된 오리지널 셰켈שקל이다. 무게를 잰다שוקל는 뜻에서 비롯된 용어다. 사무엘상 13:21에 이스라엘 백성 중에 철공이 없어 농기구를 벼리기 위해 블레셋에 내려가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벼리는 비용이 one pim פים이다. 고고학이 무게를 재는 저울과 돌들을 찾아내기 전까지 핌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고고학 같은 거 모르겠고 말씀은 직통 계시로 이해한다는 사람들은 이 앞에 서서 저 돌들의 사랑스러움을 느껴볼 필요가 있다. 셰켈이 11.5그램, 핌이 7.6그램, 베가בקע는 셰켈의 절반이다. 저울 한쪽에 이들을 두고 다른쪽에 은이나 금, 소금(군인 월급)을 달아 동일한 무게를 만들어 물건 값으로 치렀다. 동전은 무게를 표준화한 금속 조각으로, 고정된 액면가를 가졌다. 이 혁신은 기원전 630년경 고대 리디아 왕국(터키)에서 이루어져 그리스 세계로 퍼졌다. 이스라엘 땅에 도달하는 데 200년 정도 걸렸다 (주전 5세기 중반). 
 
동전의 해독은 해당 도시의 발전을 되짚어보고 통지자의 열망을 밝혀낼 수 있다. 동전을 주조한 사회, 종교, 문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테두리를 따라 박음질처럼 한땀한땀 이어진 저게 대체 뭘까. 왜 한바퀴 돌다가 마나. 앞면 컵 위에는 왜 9개 알갱이가 있을까. 팔레오-히브리어는 Shekel israel, Shana 3, 유대 전쟁 3년이니 주후 69년이다. 뒷면 3 석류는 왜 하나로 통합될까. 팔레오-히브리어는 Jerusalem Haqdush, 거룩한 예루살렘이다. 이 디자인은 1948년 이스라엘 국가 최초의 동전 1세켈에 적용된다. 

 

2009년 예루살렘 기바티 사이트, 비잔틴 건물 유적에서 발견된 금화다. A Hoard of Solidi of Heraclius라는 제목으로 numismatic 사회에 소개됐다. 전체 264개다. 헤라클리우스는 610년부터 641년까지 동로마 제국을 통치한 황제다. 제국의 통치 말년은 돈이 많이 들었는지 이분 시대 발행한 동전이 유난히 많다. 610-613년 주조된 초기 헤라클리우스 솔리디 시리즈와 미묘하게 다르다. 앞면 황제 얼굴 옆 글자는 dNAERACLI-ЧS.PP AVC• 점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 황제 이름이 H가 아닌 A로 시작한다. 마지막 C는 희한하게 기울어져 있다. 뒷면의 마지막 글자는 알려지지 않은 문자 Δ로 끝나고, CONOB* 작은 별이 글자 뒤에 붙어 있다. 결론적으로 콘스탄티노플이 아닌 예루살렘 조폐국에서 주조된 긴급 발행품일 가능성이 높다. 동전들은 낙서도 없는 완전 새것이고, 금 함량 조사에서 균일한 구성 편차를 보여주었단다. 264개 동전 모두 동일한 금으로 제작된 것이다. 즉 이 솔리드 시리즈 금화의 주조 과정은 단일 이벤트였고, 사용된 바 없다. 조폐국 국가 공무원이 금화에 황제 이름을 잘못 써서 폐기됐을 가능성은 없을까? 금인데? 게다가 콘스탄티노플 금화보다 금의 함량이 더 많다. 제국의 수도가 동전 무게도 표준 관리를 못 한 것도 이상하지만, 금화에 표준보다 금을 더 집어넣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동로마의 마지막 황제 헤라클리우스는 이란 사사니아 왕조에게 시달렸는데, 611년 안디옥, 에메사, 아파메아가, 613년 다마스커스가 항복한다. 그러니까 이기간 예루살렘은 주화를 생산할 수 있는 이 지역 유일한 주요 비잔틴 요새였고, 비잔틴 군대 수비대에 급여를 지급하고 도시에 대한 비잔틴의 주권을 강조하기 위해 임시 주화 제조소가 운영되었다. 이 금화가 사용되지 못하고 한꺼번에 저장된 것은 급박한 상황을 의미한다. 예루살렘은 614년 사사니아에 항복한다. 
 

풍요의 뿔 cornucopia는 하스모니아 왕가 주화에서 발견된다. 제사장직을 사고팔던 맘몬 시대답다. 현재 이스라엘의 2셰켈에 들어 있다.  

 
오늘날 1세켈은 1985년 9월 새로운 디자인으로 선보였는데, 이란과 이스라엘 분쟁에 관해 아주 흥미로운 단서가 들어 있다. 백합화라 흔히 번역되는 쇼샨 짜호르שושן צחור에 예후드(Juda)가 써 있다. 페르시아 메대 왕국에서 자치권을 누리던 유대인들이 발행한 고대 동전을 가져온 것이다.




 

이스라엘 백합화

전쟁통에 산과 들로 놀러다니는 인구가 현격히 줄어서인가. 갈멜 산에 백합화 루트가 새롭게 선보였다. 지명으로 나할 켈라흐, 하이파 대학교 근처다. 범죄율이 비교적 높은 지역이라 안 좋은

jy4kids.tistory.com

 

'Sites'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