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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거래 종료

15일 샤밧에 세 인질이 돌아왔다. 
 

사샤 트로파노브, 사기 데켈-헨, 야이르 호른이다. 사샤는 500일 만에 살아돌아와 아버지가 돌아가신 걸 들었고, 사기는 딸이 태어난 걸 알았고, 야이르는 함께 납치됐던 동생을 남겨두고 돌아왔다.
 
 

사피르 코헨, 55일의 인질 기록

사피르 코헨은 이스라엘 중부 지역 라마트 간에서 파트너 사샤와 함께 살았다. 두 사람 모두 하이테크 분야에서 일하는, 전도유망한 완벽한 커플이다. 2023년 10월 7일 명절 마지막날, 사샤의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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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는 러시아 출신으로 하마스의 특별관리를 받았던 듯하다. 하마스가 초반 푸틴에게 우호적인 제스처로 러시아 시민을 먼저 석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이다. 다른 젊은 남성 인질들과 떨어져 따로 있었는데, 그렇다고 편히 있었다는 뜻은 아니다. 사샤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온 친구들이 많다. 이제 한숨들 놓았을 것이다. 사샤가 일하는 '아마존'의 CEO 앤디 제시가 사샤의 석방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아마존 직원이 하마스에 납치됐다는 걸 함구해왔던 것치고는 퍽이나 전향적이다. 유대인인 앤디 제시는 아랍권의 보이콧 소동을 두려워해 회사의 이익을 지켰을 뿐이지만, 세상은 이런 걸 계산적이라고 보지 않을까? 아직도 하마스에 붙들려 있는 아비나탄 오르는 엔비디아에 다니는 거, 진작부터 알려졌는데.
 
세 사람 모두 니르 오즈에서 납치됐다.
    

매주 3명의 이스라엘 인질과 그 대가로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과정을 히브리어는 한사코 '거래'עסקה라고 표현하다. 달리 적당한 상응어를 댈 수 없어 영어나 한국어는 '휴전'이라고도 표현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하다 못해 '협상'도 아니다. 그저 단발성 거래를 몇 라운드에 걸쳐 진행했던 것이다. '거래' 1단계 석방자 명단에 있던 33명 가운데 14명이 남은 상황이다. 이중에서 8명은 이미 죽었다고 하마스가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보와도 일치한다. 그렇다면 생환자는 6명, 두 라운드가 남은 셈이다. 그런데 2월 18일 하마스는 생환자 6명을 오는 22일 한번에 석방한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8구의 시신은 두 번에 나뉘어 전달한다고 한다. 하마스가 서두르는 이유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2월 18일 종료되는 것과 관련된 것일까. 2단계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이스라엘 극우파들이 여전히 전쟁 재개를 요구하고 있어 서둘렀다는 관측이 있다.  
 

생환자 6명이 발표됐다. 이 간단한 산수에 얼얼하다. 누가 죽었는지 이제 알게 된 것이다. 비바스 가족의 엄마와 두 아이의 시신은 목요일에 전달된다고 한다. 전국이 충격 속에 가라앉았다. 
오메르 벤케르트는 그날 노바 축제에 참석했다. 하마스는 오메르가 사로잡혀 끌려가는 영상을 가족에게 보냈다. 대장염을 앓고 있다고 했다. 
엘리야 코헨은 그날 여자친구 지브와 함께 노바 축제에 갔다가 미구닛에서 잡혀갔다. 지브는 살아남았고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날 미구닛에서

히브리어 미구닛מיגונית은 보호장치를 가리키는 '미군'에 이동성을 나타내기 위해 -ית를 첨가한 형태로, 이동식 콘크리트 방공호다. 외국인이 이런 용어를 배워야 하는 나라는 새삼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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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쇼함은 브에리의 대가족 일원인데, 이들 형제 사돈 친지 가운데 10명이나 살해되거나 납치됐다. 탈 쇼함은 원래 북쪽 지방에 살지만 명절을 맞아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장인장모님 댁을 찾은 것이었다. 그의 아내와 어린 자녀들은 2023년 11월에 풀려났고 그 혼자 가자에 남아 있었다.
오메르 쉠토브는 노바 축제에 갔다가 공습경보를 듣고 도망쳤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보낸 live location이 가자로 향하는 걸 실시간으로 지켜보아야 했다. 차량째 끌려간 것이다. 오메르의 어머니 쉘리는 헤르쩰리야의 정류장마다 아들의 사진을 붙였다. 광장에 거대한 샤밧 식탁을 차린 것도 헤르쩰리야가 먼저였을 것이다. 누가 봐도 자식을 잃은 엄마로 보이는 절박함이 기억에 선명하다.
Avera Mengistus는 에티오피아에서 이주해 아슈켈론에 살았는데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스스로 가자 지구에 들어가 10년 넘게 하마스에 붙잡혀 있었다. 
Hisham al Sayed는 베두윈으로 역시 정신질환으로 스스로 가자 지구로 들어가 수년째 잡혀 있었다.
 

 
이스라엘 젊은 남성 인질들의 석방은 소위 2단계 거래에서 가능한데, 가자 지구에 대한 장기간의 계획 속에서 논의될 수 있다. 적어도 10명 이상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당연히 하마스는 가자에 대한 자신들의 권한을 유지하는 데 관심이 있다. 네탄야후 총리는 가자의 비무장과 PA의 배제를 조건으로 내세웠다. 인질은 처음부터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하마스는 이제서야 PA에게 정권을 넘기겠다고 하는데, 지하에 숨어 있다가 이제 나와서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2단계 거래는 반드시 있을 거라고 장담했지만 공허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질들 석방에 대단히 진심 같지만, 미국이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을 거다. 아랍 국가들은 트럼프의 계획은 말도 안 된다며 자기들끼리 Arab alternative summit을 열 예정이다. 거기라고 무슨 쓸 만한 아이디어가 나오진 않을 거다. 이 와중에 요르단 국왕은 병원에 입원해 수술했다는데, 회피성 핑계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집트는 트럼프 제안을 무력화하기 위해 가자 재건 계획을 이미 가동중이다. 시시 대통령은 MBS 만나러 사우디 갔다나 보다. 이집트 군이 시나이 반도에 집결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연일 지중해를 통해 텔아비브를 치면 승산이 있다고 떠드는 모양이다. 이집트도 전쟁 말고는 탈출구가 없으니, 참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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