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스'는 생명이란 뜻이다. 쉬리는 '나의 노래' 아리엘은 '하나님의 숫사자', 크피르는 '새끼 사자'란 뜻이다. 이들 세 모자는 유대인이 사랑해마지 않는 다윗 왕처럼 붉은 머리, gingi다. 하마스는 이 미묘한 메타포를 알고 있었을까.
히브리어로 붉은 머리를 일컫는 단어 gingi는 ginger 생강에서 유래했다. 생강이 붉은가? 그닥 붉게 보이지 않는 생강이 왜 redheads에 적용됐을까. 이 지중해 인구 대다수가 갖고 있는 칙칙한 머리색에서 조금이라도 밝으면 이상치로 몰아붙이는 성향 때문이다. 예컨대 blonde에 대해서도 대단히 관대하다. 오늘날 상당수의 이스라엘 여성들이 블론드로 염색한다. 약간 멍청하다는 블론드에 대한 그릇된 편견도 이곳은 별로 없다. 오히려 여성성을 상징하고, 여성의 파워를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뭐, 이래저래 성적 고정관념이라는 건 변함이 없지만.
영국이나 미국에서 readheads는 놀림의 대상이다. 해리 왕자가 붉은 머리가 아니었다면 어린 시절 그 정도로 삐뚤어지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 그 두드러짐에 대한 공포가 유대인 사이에서는 왜 누그러진 걸까. 다윗 때문이다.
וְהוּא אַדְמוֹנִי, עִם-יְפֵה עֵינַיִם וְטוֹב רֹאִי 사무엘상 16:12,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 선택된 다윗의 외모를 묘사하는 대목이다. 이래저래 외모를 보긴 하신 건가. 한마디로 이 구절은 다윗이 잘생겼다고 강조한다.
יֹדֵעַ נַגֵּן וְגִבּוֹר חַיִל וְאִישׁ מִלְחָמָה וּנְבוֹן דָּבָר, וְאִישׁ תֹּאַר 이어지는 18절에서는 예체능을 석권한 그야말로 재색을 겸비했다고도 한다. 음악적 소양, 전쟁 기술, 말솜씨에 이어 용모가 뛰어나다고 하니까. 12절의 아드모니,는 ruddy라는 뜻이다. 머리색깔보다는 얼굴색이 붉다는 뜻이고, 특히 미소년의 밝은 혈색으로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성경 해석이란 해석자의 현실에서 각색되는 측면이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남성이 그럴 수도 있지만 특히 유대인은 대머리에 대해 극도의 공포를 갖고 있다. 성경에도 등장하는 저주니까. 히브리어 표현으로 הלוואה וחיסכון '대출과 저출'은, 은행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대머리 계열의 헤어스타일을 일컫는다. 몇 가닥 남지 않은 머리카락으로 머리의 빈 공간을 감추려는 시도를 뜻하는 것이다. 본인은 우아하게 여길지 몰라도 남이 보기엔 대머리라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젊음에 집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감추고 싶어하는 대머리가 대부분인 이 지중해에서, 누가 봐도 두드러지는 붉은 색, 그 머리 빛깔이 저절로 드러내는 젊음의 아름다움, 진지가 유대인에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내가 이런 한가한 소리를 하는 이유는, 지금 이 시간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리숀레찌온부터 니르 오즈까지 4시간 동안 운구가 이동하는데, 이 추운 날 수만 명이 길거리에 서 있다. 11시 반부터 가족들만 참여한 장례식이 생중계된다. 안 보고 안 들으면 될 것 아닌가. 아니다. 차라리 보고 듣는 게 편하다. 내 머릿속에서 그들의 마지막 순간이 저절로 재생되는 것보다는 덜 참혹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집단 우울증, 집단 트라우마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게 분명하다.
네탄야후 총리는 이스라엘 국민의 이런 반응을 자기 식으로 활용하고 싶은지 자꾸만 비바스 가족을 언급한다. 어젯 밤 두 번째로 비바스 가족 대표의 성명이 나왔다. 입 닥치란다. 사망 경위와 세부사항을 밝히는 것은 망자의 인권과 관련돼 있고 오직 가족의 의지일 뿐이라며. 1년 6개월이 넘도록 총리는 참사를 겪은 니르 오즈나 남부 키부츠를 찾고 있지 않다.
전쟁 초기 읽었던 칼럼이 생각나 찾아보았다. 자못 예언적이었던 그 내용대로 되어버렸구나. 가슴이 아프다.
인질을 구출해야 하는 이유
이스라엘 전부 지금 가자에 잡혀있다 כל ישראל חטופה כרגע בעזה*רון לשם *론 레쉠은 작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HBO의 '유포리아'로 헐리우드에 진출했다. 청소년물이지만 꽤 성공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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