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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론 오헬을 위하여

오르 레비, 엘리야 코헨, 엘리 샤라비, 알론 오헬은 1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빛도 없는 50미터 지하 터널 좁은 공간에서 쇠고랑에 묶인 채 함께 보냈다. 이제 세 사람은 풀려났고 알론 오헬은 홀로 터널에 남겨져 있다. 

오르 레비는 살아돌아온 다음날, 인질들을 위한 광장에 서서 가자에 여전히 붙들려 있는 엘리야 코헨과 알론 오헬의 석방을 촉구했다. 함께 고통의 시간을 통과한 동료 인질들에 대한 책임감이었다. 1년 5개월 이상 함께 싸워온 가족들 간의 유대관계도 대단하지만, 돌아온 인질들을 통해 밝혀진 그들 간의 유대감은 놀라울 정도다. 인간은, 이 지옥같은 세상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선하다.  

 

나는 돌아왔다.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엘리야 코헨은 그 다음주에 풀려났다. 돌아온 그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신보다 알론 오헬이 먼저 석방돼야 한다고 제안했었다는 것이다. 알론은 납치 당시 머리와 눈과 손을 다쳤고, 여전히 파편이 박혀 있으며, 지하 터널에서 형편없는 음식으로 연명하며 그로 인한 고통을 감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알론을 홀로 남겨두고 떠나오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엘리야 코헨의 부모는 종교인이다. 종교인들은 모든 것을 하나님이 주관하신다는 믿음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도 크게 요동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자식을 구해 내려는 부모의 의지가 세속인보다 적다는 뜻은 아니다. 인간 정치가보다 하나님을 믿기에 자식들이 살아돌아오리라는 그들의 신념은 훨씬 더 확고하다. 종교인 채널에서 두 달 전에 엘리야의 어머니 시갈릿을 인터뷰했다. לא מובן מאליו 확실하진 않지만, 이란 제목의 채널이다. 어머니의 본능으로 아들이 아직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었다. 당시 엘리야 코헨의 생사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하나님이 그곳에서 그를 보호하시고, 구원하시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이번 전쟁을 겪으며 종교를 새롭게 발견하는 이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안식일을 지키는 것 같은 형식에 머물지 말고, 하나님을 만나는 기회들이 되기를. 유대인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 분야에서 타민족이 넘볼 수 없는 독특한 DNA가 있다. 부디 재능 낭비 마시고 하나님을 부지런히 알아가시길. 

 

알론 오헬의 생사 여부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최근까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도 그들은 피아니스트 알론을 위해 공공장소마다 있는 피아노를 장식했다. 이곳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려는 사람들은 알론을 떠올려 달라는 부탁이다. 오르 레비와 엘리야 코헨은 모두 돌아오자마자 알론의 가족들부터 찾았다. 가족들은 알론이 처해있는 끔찍한 상황에 대해 전해들었지만, 그래도 그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게 되어 새 힘을 얻었다고 한다. 

 

엘리 샤라비는 27일 밤 '우브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일라나 다얀과 인터뷰를 가졌는데, 알론 오헬을 위한 행동이었다. 담담하게 자신들이 통과한 지옥을 참 생생하게도 묘사했다. 이날 밤 잠자리에 들었지만 가위에 눌려 여러 번 깼다. 피아니스트 알론이 그랬다는 것처럼 양 손을 세로로 가슴에 얹고 기도했다. 하나님, 알론에게 위로의 멜로디를 주소서. 그가 어두운 터널에서 천국의 연주를 계속하게 하소서. 

 

 

 

복음서에 등장하는 여러 눈물 가운데, 여기 좀 보시라고, 나의 비통함 좀 알아달라는 호소의 최고봉은 그날 새벽 베드로의 통곡이 아닐까. 바흐의 마태수난곡 가운데 아리아를 듣는다. Erbarme dich, mein Gott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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