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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이스라엘 길거리 음식

1. 팔라펠 : 원조는 아랍이라고 하는데, 예멘 출신 유대인들도 팔라펠로 재주를 부린다. 관광객이 많은 곳에는 팔라펠 가게들이 한 거리에도 여럿 되는데 어디를 가도 맛은 비슷하다. 내가 미식가가 아니라서 그럴지도. 17-23 NIS.

팔라펠이 병아리콩으로 만든다고 채식이라고 주장하는데 동물성 기름에 튀기면 소용 없다. 칼로리도 높은 음식이다. falafel 어원은 filfel이나 pilpel인데 후추라는 뜻이다. 향신료 때문에 생긴 이름일 것이다. 약간 녹색을 띠는 것도 쿠스바라, 혹은 고수를 넣기 때문이다. 

2. 샤와르마 : 고기를 달아놓고 살을 깎는 느낌이라 나는 즐기지 않는다. 그래도 이스라엘 길거리 음식은 팔라펠 다음은 샤와르마다. 피타 말고 라파에 먹는 게 좋다. 또띠야 비슷하게 속재료를 쌀 수 있는 넓은 빵인데 '에슈타누르'라는 히브리어 대신 라파, 아랍어를 쓴다. 28-35 NIS.  

 

3. 호무스 : 일종의 소스라고 할 수 있지만, 싸고 간단한 점심을 제공하는 호무스 가게가 많다. 소스 위에 콩은 '풀'이라고 한다. 호무스 달라고 하는데 자꾸 뭘 되묻는 이유는 이 풀을 첨가하길 원하느냐 마냐는 것이다. 25-30 NIS.

호무스는 앉아서 먹고 가야 한다. 이걸 들고 다니며 먹긴 힘드니까. 

 

4. 사비흐סביח : 이라크 음식이다. 처음에 사비흐는 살라드(샐러드), 베이짜(달걀), 하찔(가지)의 약자라고 들었다. 이 세 가지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랍어로 사비흐는 아침이란 뜻이다(좋은 아침=사바흐 훌하이리). 라마트 간은 이라크 출신들이 워낙 많아서 별명이 바그다드 간이다. 이곳에서 사비흐의 역사가 시작됐다. 자신들이 사비흐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가게가 있다. 주인 아저씨 이름이 사비흐 할라비다(돌아가시고 지금은 아들 샤론이 운영중이다). 사비흐 할라비는 바그다드를 떠나 이스라엘로 이민 온 지 10년 만에 아내 리나와 함께 1961년 음식 가게를 열었다. 이라크 전통 음식은 금세 인기를 얻었고 1982년 현재 위치로 이사할 수 있었다(186 HaRoe St.). 라마트 간의 주요 도로가 만나는 요지에 위치해 있다. 조만간 이곳 광장을 사비흐 광장으로 부르게 된다고 한다. 25-35 NIS.

 

5. 삼부삭 : 라마단 금식 끝나고 아랍인은 반드시 먹게 되어 있는 음식이다. 그런데 원조를 두고 어리둥절하다. 일단 삼부삭이 페르시아어로, 삼각형을 가리킨다. 유대인이 푸림절에 먹는 '하만의 귀'와 비슷한데 속재료가 고기이고 굽는 대신 튀긴다는 차이가 있다. 또 다니엘서에는 다니엘과 세 친구가 정결치 않은 음식을 안 먹기 위해 제루임זרועים만 먹겠다고 하는데 그게 씨앗이다. 그래서 씨를 잔뜩 뿌린 삼부삭도 있다. 여기저기 영향을 두루두루 받은 음식이다. 

 

 

6. 보레카스 : 스파라딤의 음식이다. 이스라엘의 정크 푸드로 소아 비만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로 치면 어린아이가 식사 대신 라면 먹는 건데, 라면보다 훨씬 나쁜 음식이다. 버터 양이 크루아상 수준인데 그걸 기름에 튀긴다. 제정신이 아니다. 너무 맛있다. 삼부삭과 보레카스는 비슷하다. 기원이 같은데 루트가 달라서 이름만 달라진 게 아닌가, 혼자 짐작하고 있다. 커피 한 잔에 보레카스가 아침 식사인 경우가 많다.

 

7. Fricasse 프리카쎄 : 튀니지아 음식이다. 그래서 튀니지아 샌드위치라고도 한다. 한국인의 입맛에 딱이다. 일단 샐러드 빵을 튀긴다. 그것만 해도 우리 꽈배기 맛이 난다. 여기에 참치와 삶은 달걀을 넣고 '하리싸'라는 매운 소스를 넣는다. 지역으로는 아슈돗에 많다. 18-25 NIS

 

 

8. 하차푸리 : 조지아 음식이다. 원리는 피자와 같다. 반죽에 재료를 넣고 타분에 넣고 굽는다. 보통 치즈가 들어간다. 이스라엘에서는 모양도 실용적으로 변했다. 조지아에 갔을 때 반가워서 하차푸리를 찾았는데 모양이 전혀 달랐다.  

 

요즘 이스라엘 공용어는 히브리어와 러시아어 (키릴 문자 전반) 같다. 네탄야에 있는 하차푸리 가게. 

 

9. 할루추아 : 체르케스 음식이다. 체르케스 치즈로 속을 채우고 튀긴다. 할루가 빵이고 추아가 튀기거나 삶는 행위이다. 요리법이 얼마나 두루뭉실하면 튀기기와 삶기가 같은 단어일까. 이스라엘에는 약 5,000명의 체르케스 사람이 산다고 하는데 갈릴리의 크파르 카마와 레하니아 두 곳에 공동체가 있다. 원래 캅카스 산맥 너머에서 살았는데 수니파 이슬람이라 정교회 러시아에게 핍박을 받고 16세기 이후 이슬람 국가인 오토만 땅으로 들어와 거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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