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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brew Reading

쉰들러의 리스트

현재 예루살렘에서 시온 산이라는 지명으로 불리는 지역은 전통적으로 기독교인의 차지였다. 1099년 십자군들은 이곳이 고대 예루살렘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모든 정성을 이 산에 쏟아부었다. 다윗의 무덤이 이 산에 있다는 기록은 공식적으로 9세기 이슬람의 것이다. 13세기 말에 도착한 성지의 수호자 프란체스칸은 한눈에 봐도 로마 스타일의 사르코파구스를 가져다 놓고 다윗의 무덤이라고 주장했다(현재 사르코파구스는 카포렛으로 덮혀 있다). 근처에 예수님의 마지막 성만찬 장소도 마련했다. 예수님과 다윗은 신학적으로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관련돼 있다는 게 신약의 진술이다. 베드로는 오순절에 마가의 집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형제들아 내가 조상 다윗에 대하여 담대히 말할 수 있노니 다윗이 죽어 장사되어 그 묘가 오늘까지 우리 중에 있도다"(행 2:29).

 

신약의 Gospel Writer 마가를 중시하는 기독교 정파가 시리아 정교회다. 시리아 정교회가 예수님의 성만찬 장소로 주장하던 마가교회는 한때 아르메니안 쿼터 경계에 있었다. 시리아 정교회와 아르메니아 정교회는 재산권 문제가 있는데 오랜 갈등 끝에 시리아 정교회가 신축 건물로 이사를 했다. 그때부터 그곳이 예수님의 성만찬 장소가 됐다. 성지를 잘 모르는 사람은 이런 현실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나는 그냥 성지의 자신감으로 받아들인다. 2천 년 역사에서 한 블록 차이가 뭐 대단한가. 

 

예수님과 다윗은 이슬람에게도 중요하다. 1549년 오토만 술레이만 대제는 시온 산에서 프란체스칸을 쫓아내고 두 장소를 모두 모스크로 전환했다. 그리고 Ahmed al-Dajani에게 다윗 선지자(나비 다우드) 컴파운드를 넘겨주었다. 지금도 이 집안 가묘가 다윗 무덤 근처에 있고 소유권 분쟁중이다. 유대인은 다윗의 무덤이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는 데 모두 공감하지만 그렇다고 이곳을 기독교에 넘겨주는 걸 반기지도 않는다. 덕분에 교황이 방문할 때마다 시온 산은 하레딤이 집결해 데모하는 장소가 된다. 엄밀히 말하면 다윗 무덤의 소유권이 프란체스칸에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가 바티칸과 관계 개선을 위해 이를 넘겨주려 한다는 루머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 

 
1948년 전쟁 이후 시온 산은 이스라엘 측에 남았지만 동예루살렘을 차지한 요르단과 국경이었다. 변변한 도로 하나 없었고 삼엄한 No Man's land였다. 스나이퍼가 서서 지나가는 아무나에게 총을 겨누는 살벌한 곳이었다. 1964년 이곳에 교황이 방문한다. 제 2바티칸 공의회를 개최한 바로 그 교황이다. 교황이 시온 산에 있는 마가의 다락방, 최후의 만찬 장소에 접근하기 쉽도록 이스라엘은 도로를 깔았다. 마알레 하샬롬, 평화의 오르막이다. 과연 이 길은 이름처럼 오르기 힘든 곳이다. 그 길의 아래쪽 계곡이 모두 기독교인의 무덤이다. 기독교인은 시온에서 부활을 고대하며 이곳에 묻히기를 바란다. 기독교 인구가 많지 않아서 아직 그 희망이 깨진 이들은 없는 듯하다. 

 

여기 오스카 쉰들러도 묻혔다. 

무덤을 찾는 건 차치하고 입구를 찾는 것도 어렵다. 누군가 친절한 팻말을 붙여놓은 시절도 있었구나. 지금은 이런 거 없다. 그의 묘비에는 "1200명 핍박받는 유대인의 생명을 구원한 잊을 수 없는 자"라고 쓰였다. 

1993년 스필버그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가 나왔을 때 이스라엘에서는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홀로코스트를 영화화할 수 있느냐 논쟁이다. 헐리우드의 돈 많은 유대계 제작회사들이 희생자 코스프레를 위해 쉴새없이 홀로코스트 영화를 만들어낸다는 세간의 편견과 달리, 대부분의 유대인은 홀로코스트를 '즐기기 위한' 영상으로 옮기는 데 반대한다. 물론 교육은 한다. 시각적 쾌락과 감성의 자극을 통한 영상 매체가 과연 그런 교육에 합당한가 고민하는 것이다. 게다가 스필버그는 대놓고 영화적 쾌락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이어진 오스카 수상식, 그는 낯뜨거운 수상 소감으로 또 한 번 충격을 주었다. 스필버그 재단을 만들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을 일일이 영상에 담는 엄청난 공헌을 했지만 잊기 힘든 어색함이었다.

1997년 또 하나의 홀로코스트 영화가 나온다. 인생은 아름다워. 당시 이스라엘은 이 영화에 거의 보이콧 분위기였다. 시대가 변하고 영상매체에 대한 통념도 바뀌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이 영화를 받으들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있다. 홀로코스트는 어려운 주제다. 

 

 

רשימת שינדלר 

 

רשימת שינדלר הוא סרט שיש לצפות בו, לפחות פעם אחת, כיוון שבדרכו הוא מעלה לדיון מחדש את שאלת ייצוגה של השואה על בד הקולנוע, שהיא אולי השאלה החשובה ביותר שהקולנוע נדרש לשאול בכל תולדותיו. יש בסרטו של ספילברג, ועוד יותר מכך בתופעה שהוא מייצג, משהו כה עוכר שלווה, שהוא ממשיך להטריד גם שנים לאחר שנחשפנו אליו לראשונה

אנחנו מנסים להבין, בלי הצלחה יתרה, איזה קולנוע הבמאי הזה מנסה לעשות בעצם. קשה לשכוח את הנאום המביך שנשא ספילברג כאשר הסרט "רשימת שינדלר" זיכה אותו באוסקר הראשון שלו, והוא הודה לששת המיליונים שבלעדיהם לא היה זוכה לכבוד הזה

 

"쉰들러 리스트"는 적어도 한 번은 봐야 하는 영화로, 그 과정에서 영화관 스크린에 홀로코스트를 표현하는 문제를 새롭게 토론하도록 제기하기 때문인데, 아마도 이것은 영화가 그 전 역사에서 질문하도록 요구받는 가장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스필버그의 영화에는 뭔가가 있는데, 심지어 그가 표현하는 현상에서 그보다 더한 뭔가, 즉 평화를 방해하는 뭔가로, 우리가 거기 처음 노출된 후 몇 년이 지나도 계속 불편하게 만든다.

우리는 이 감독이 스스로 만들고자 하는 게 어떤 영화인지 큰 노력 없이 이해하려고 한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로 자신의 첫 오스카를 수상했을 때 스필버그가 했던 뜨아한(!) 연설을 잊는 것은 어려운데, 그는 그들이 없었다면 이 영예를 얻지 못했을 600만 명에게 감사했다.


אני גם לא אשכח את התשובה שנתן ספילברג במסיבת העיתונאים שקיים בישראל לרגל הבכורה של הסרט. כאשר נשאל מדוע לא עשה חזרות עם הניצבים בסצינות הגירוש ההמוניות, הוא ענה שגם הגרמנים לא עשו חזרות לפני שהם שלחו את היהודים למחנות. תשובתו המדהימה של ספילברג מעידה על האמון המוחלט שיש לו ביכולתו של הקולנוע לברוא מציאות - בין אם זו מציאות שמאוכלסת מחדש בדינוזאורים ("פארק היורה" הופק באותה השנה שבה הופק "רשימת שינדלר"), או זו של מלחמת העולם השנייה

כאן מתחילה הבעיה של הסרט. המצדדים בו טענו שחשיבותו העיקרית נובעת מהעובדה שהוא העלה מחדש את השואה על סדר היום ושימש נשק יעיל במיוחד במאבק נגד מכחישיה. זה נכון, אבל ב"רשימת שינדלר" עצמו מתקיימת הכחשה מסוג אחר, שהיא אולי חזיתית פחות מהכחשת ההשמדה עצמה, אבל חשובה ומסוכנת לא פחות: זו הכחשת הבעייתיות שיש בייצוגה של השואה על בד הקולנוע

 

나는 영화 개봉을 기념해 이스라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필버그가 한 대답 역시 잊지 못한다. 왜 대중 추방 장면에서 엑스트라들과 리허설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독일인들도 유대인을 수용소로 보내기 전에 리허설을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스필버그의 놀라운 대답은 그것이 현실을 - 공룡으로 다시 인구가 조성된 현실이든("쥬라기 공원"은 "쉰들러 리스트"가 제작된 해와 같은 해에 제작) 혹은 제2차 세계 대전의 현실이든, 창조하는 영화의 능력에 대해 그에게 있는 절대적인 신뢰를 나타낸다.

여기서 영화의 문제가 시작된다. 그 지지자들은 그것의 주요한 중요성이 홀로코스트를 아젠다로 제기했고 그 반대자들과의 싸움에서 특히 효과적인 무기로 사용됐다(served)고 주장했다. 이것은 사실이지만 "쉰들러 리스트" 자체에는 다른 종류의 부인(denial)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아마도 멸절 자체(=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인보다 덜 치명적(frontal)이지만 ,마찬가지로 중요하고 적지 않게 위험하다. 즉 그것은 홀로코스트를 영화 스크린에 재현하는 데 있는 난감함을 부인하는 것이다.

 

בחירותיו החזותיות והצורניות של ספילברג (למשל, הצילום בשחור-לבן) הן לפעמים כה נאיוויות ופשטניות, שנוצרת ההרגשה שהוא אינו מודע כלל לבעייתיות שמתלווה אליהן. האפקטיוויות שלהן נובעת לעתים דווקא מהנאיוויות ומהפשטנות הללו, שמצליחות להעניק לסיפורו של אוסקר שינדלר צביון של אגדת-עם מודרנית כמעט. "רשימת שינדלר" אינו סרט חסר ערך או עניין, אבל הישגיו מתגמדים לנוכח הפלקטיות הרעיונית והאסתטית שלו. הסרט הוא יותר תופעה מאשר יצירה שעומדת בזכות עצמה: תופעה מסקרנת מרתקת, מעוררת מחלוקת ומחשבה, אבל תופעה בלבד

 

스필버그의 시각적이고 형식적인 선택(예를 들어 흑백 촬영)은 때로 너무 순진하고 단조로와 그에 수반되는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것들의 효과는 때때로 이런 순진함과 단조로움에서 비롯되는데, 오스카 쉰들러의 이야기를 거의 현대 민담의 스타일처럼 제시하게 만든다. "쉰들러 리스트"는 가치나 이슈가 부족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 성과는 개념적이고 미학적인 얄팍함에 비하면 왜소하다. 영화는 작품 자체로 부여되는 창조성이라기보다 현상에 가깝다.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현상, 논란과 사고를 불러일으키지만 현상일 뿐이다.

 

(לפי אורי קליין, הארץ 16.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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