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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하니짜혼 쉘 하니, 아슈켈론

하니의 하니짜혼, 승리라는 뜻이다. 맨주먹으로 이 나라에 도착한 이민자들은 이겨내야 할 것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식당 이름치고는 좀 과하긴 하다. 

 

루마니안 퀴진이다. 하니의 아버지가 오랫동안 아슈켈론 믹달 지역에서 레스토랑을 했다. 돌아가시고 가게도 흐지부지 됐는데, 코로나 기간 하니가 집에서 케이터링을 시작했다. 갑자기 루마니아 출신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단다. 유대인의 독특한 특성상 루마니아와 헝가리 출신은 겹치는 지점이 있다. 루마니아도 여러 나라들에게 두루두루 물어뜯기며 살아남았는데 헝가리 제국의 통치를 가장 많이 받았다. 드라큘라의 고향 트란실바니아는 루마니아에 속하지만 헝가리 영토였다. 

 

설겆이 영역에서 접시 하나와 두 개의 차이가 무엇이든, 루마니안 퀴진의 자부심에 비할 수는 없다. 꽃에 대한 하니의 취향이 확고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빵에 찍어 먹는 스프레드지만 이름은 루마니아 가지 샐러드, 감바(빨간 파프리카) 샐러드다. 

하쪼아니아 샐러드, 루마니아 샐러드, 문자적으로 집시 샐러드다. 

초르바 스프, 초르바는 어원상 마시다와 관련돼 있다. 히브리어도 스프는 마시는 거다. פראשורה 초르바는 우리말로 하면 사골국이다. 야채가 많이 들어가지만 맛을 가르는 허브는 לאושטיאן, lovage다. 

 

캐비지 롤, sarmale인데 너무 독특한 맛이다. 이 평범한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이런 맛을 낼까.  

동유럽에서 감자는 단순한 구황작물이 아니다. 이 맛있는 감자는 이 식당의 시그니처 요리가 돼도 좋을 정도다. 일단 물에 삶은 다음 토스터기에서 눌러 겉을 바삭하게 만든단다. 케밥도 너무 촉촉하다. 그만큼 고기 기름이 많이 들어간 거지만. 

일단 먹고 나서 식당 구경도 좀 했다. 사람이 너무 많다. 

이스라엘 식당에 가면 주인이 궁금한 경우가 많다. 하니는 테이블마다 돌아다니며 손님에게 친밀하다.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 식당 주인이 되기까지 파란만장했을 것 같다. 하니의 하니짜혼은 저녁 6시면 문을 닫고 일요일에 영업을 안 한다. 이스라엘에서도 제대로 된 야채 공급은 월요일이라(수입에 의존하니까) 일요일에 문 닫는 게 당연하단다. 샤밧에 문을 열기 때문에 코셔 증서가 없는데 대수롭지 않아 한다. 어차피 루마니아 출신들은 세속인이 많긴 하다.  

 

궁극의 루마니아 디저트 파파나쉬. 튀긴 도넛에 사워크림, 포도 잼을 부었다. 포도가 쫄깃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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