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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BIGA, 모디인

한때 제빵 공부를 했다. 인생에 닥칠 시련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격증만이 살 길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분이 자녀들에게 살 길을 마련해 주신다를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지금도 많이 다르지 않다. 하다하다 가이드 자격증을 땄으니. 아무튼 그래서 Biga가 발효종, 사워도를 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살다 온 친구가 비가를 모른다. 맨날 집에서 치아바타 구우면서. 과연 지식은 먹고사는 데 쓸모가 없는 것일까.    

그래서 비가에 갔다. 이스라엘에서 블랑제리와 파티세리를 같이 하는 흔치 않은 빵가게다. 문어발식 사업 확대는 여기도 중증이라 곧 커피숍이 되더니, 키친까지 겸하게 됐다. 한마디로 욤쉬쉬 브런치에 최적의 장소가 되었다. 예루살렘 오가는 길에, 커피 한 잔 생각나면 여기를 가는데, 가면 어차피 밥을 먹어야 하니까 끼니가 되고, 결국 거나한 식비를 지불하게 된다. 무서운 곳이다.   

 

종교인을 위한 극강의 코셔라 손 씻으라고 (유대인은 빵 먹기 전에 손 씻고 기도해야 한다) 싱크가 밖에 나와 있는데 벽 장식물로 잘 포장해 두었다. 

 

포카챠는 뭐 다 아는 그 맛이고. 리몬 카부쉬לומון כבוש는 모로코 사람들이 잘 먹는, 일종의 레몬 피클이다. 소화 안 될 때 특히 좋다. 맛은 특이하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데, 카레 우동이다. 일식 영향인지 설탕이 넘 많다.  

모로코 식 미트볼. 페르시아 쌀에 인도식 소스를 넣은 밥. 한국인의 입맛에 영 아니다. 특히 저 파란 허브가 쿠스바라, 고수인데 난감하다. 

비가의 밥카, 우가트 슈마림.

문 옆에 블랑제리를 둬서 꼭 빵 포장하게 만든다. 

 

올 여름의 플렉스. 이걸로 일 년은 살 수 있겠지. 이스라엘이 알고 보니 나름 커피 수입 강국이다. 데메트리오 마우로가 커피 유통 산업에 뛰어들기 전에 여행사를 했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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