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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Fish n Zone, 아쉬돗

이스라엘 여름, 최고의 장소는 집이다. 땀이 별로 안 나는 체질이어서, 추운 것보다야 뜨거운 게 낫긴 하지만, 여름철 집 밖에 나서는 걸 좋아할 이유가 없다. 일터는 예외다. 선택사항이 아니니까. 게다가 거기는 새벽부터 밤까지 구성원들의 체온을 고려하지 않는 무자비한 에어컨이 가동중이다. 그건 또 다른 스트레스다. 그래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니 타인을 만나기 위해 외출을 고려해야 한다. 그럴 때 해질 무렵 아쉬돗을 떠올린다. 

 

아쉬돗의 지중해 바다는 항구 아래쪽에 있다. 사람들은 일단 항구의 윗쪽을 고려하니까 바트얌이나 홀론이나 텔아비브를 선호한다. 기꺼이 마음을 접고 항구 아래쪽으로 눈을 돌리면 의외로 간 에덴 같은 곳들이 있다. 대신 대낮은 곤란하다.

이거 봐라. 프로포즈 이벤트도 한다. 

패러모터 씨, 소음이 너무 큰잖아요. 패러글라이딩의 히브리어가 רחיפה다. 창세기 1장의 그 유명한 표현,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더라, מרחפת이다. 수면 위를 운행하는 게 뭔지 직관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시간과 장소다. 

 

모로코 스타일의 건물이다. 이름도 라 마무니야, 안전한 피난처란 뜻이다. 마라케쉬에 있는 고급 호텔 이름으로도 유명하다. 폴 매카트니의 '마무니야'가 그곳에서 탄생한 노래다.  

 

 

아무리 들어도 이 노래는 아쉬돗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마라케쉬 출신들이 이 노래를 들으며 떠올리는 감성을 나 역시 다 알 수도 없고. 폴 매카트니는 정말 귀신같은 작곡가다.   

 

이곳의 소파가 에머랄드 색깔인 건 우연이 아니다. 레스토랑이 몇 군데 있는데 앉아 보면 언제나 Fish n Zone이다. 왜 그러지? 

 

대구cod로 만든 피쉬앤칩스. 진짜 코드예요? 틸라피아 같은데. 

 

아티쇼크artichoke, 엉겅퀴 과의 일종의 꽃 봉오리다. 미쉬나에도 등장하는(קנרס) 유서 깊은 식물이다. 아랍어로 알 하루샤파인데, 비늘이라는 뜻이다. 영어 관련 언어들에서는 heart와 choke의 결합으로 보는데, 먹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거나, 일단 땅에 심으면 그 지역을 초토화하는 번식력 때문일 수 있다. 아무튼 생선을 먹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에피타이저다. 

 

버섯 속에 밤이 섞여 있다. 칼로리 어쩔. 

 

이런 데서도 슈니쩰을 먹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놀랍게도 데니스דניס는 이 바다에서 나는 토종 생선이다. 굳이 영어로 하면 bream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줘도 안 먹겠... 지만 지중해 바다에서는 작고 소중하다. 

 

생선 파는 곳에서는 고양이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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