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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taurant

오나미, 텔아비브

한식만큼이나 일식도 이스라엘에서 맥을 추기 어렵다. 이곳 사람들은 카이센,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선도 풍부하지 않으니 성의껏 회를 뜨기도 어렵다. 날생선을 즐기는 사람도 많지 않고. 무엇보다 쇼유, 간장을 베이스로 한 소스가 먹히지 않는다. 감칠맛 어쩌고 하는 것도 그다지. 그래도 일식 레스토랑이 명맥을 이어가긴 하는데, 주인이 일본인인 경우다. 1999년 6월 문을 연 오나미는 코로나 위기를 잘 넘기고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유명 레스토랑 중 하나다. 일식의 매력은 역시 주문 배달이었던 것이다.   

    

'큰 물결'이라는 뜻의 대파, 오나미는 텔아비브의 중심부, 번잡한 동네에 자리하고 있다. 고급스런 느낌은 아니다. 일식의 고급화가 안 통하는 나라 중 하나가 이스라엘이다. 대단한 점은 음식 메뉴를 일본어로 쓰고 있다는 것? G-Ral이 풍년이기도 하다. 웨이터한테 데마끼를 설명해 보라고 하니까 엉뚱한 소리를 한다. 데는 손이고, 마끼는 김이라고 친절히 가르쳐 주었다. 우리나 되니까 저런 한심한 조합의 어휘를 이해하는 거다.  

 

일본인 여주인이 친히 일본에서 가져왔다는 식기들에 눈이 가긴 한다. 

 

데마끼 이거 하나가 48셰켈인가. 

비트, 콜로라비, 당근, 아몬드 재료비 다 합해도 10셰켈도 안 나올 듯. 내가 일식을 좋아할 수 없는 건 단가 계산이 너무 잘 되기 때문이다. 

 

버터에 쇼유 소스다. 간장을 모든 음식에 넣는 모양이다. 관자가 두 조각 들었는데 그게 좀 인상적이었다. 

 

그냥 불고긴데? 잡내가 좀 난다. 

 

이날이 생일이었나, 미역이 들어간 우동을 골랐다. 아시아 누들은 돼지고기로 맛을 내야 하는데 그걸 못하니 이도저도 아닌 맛이다. 에그 누들 지겹다. 

 

제목이 마짜 브륄레다. 마짜로 커스터드를 만들고 캐러멜 대신 초콜렛을 올렸다. 맛은 있다. 

 

다다미방이 생각나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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