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헤르쪼그 대통령 부부가 스텔라 마리스 수도원을 방문했다. 국내 치안을 책임지는 임기 말 경찰총장 샤브타이와 하이파 시장 에이낫 칼리쉬 로템이 동행했다. Jean Joseph Bergara 수도원장 (도무지 abbot 같지 않으신 분ㅋ) 외에도 그리스정교회 예루살렘 총대주교 테오필로스 3세, 라틴교회 총대주교 피차발라, 영국성공회 대주교 호삼 나움 등 기독교 대표들이 참석했다. 바티칸 대사관의 사무총장 몬시뇰(교황의 전속 사제) 알비노의 참석이 특히 의미심장하다.
왠지 숨이 막히는 기분인데.
두 달 전부터 베를란트 추종자들이 물려와 이곳이 엘리사의 무덤이라면서 기도 등의 종교 행위를 시작했다. 대부분 미성년자인 예쉬바 학생들이 '기독교' 영지에 몰려와서 말이다. 일단 베를란트는 감옥 가신 랍비고 (죄질도 참 추접스런) "슈부 바님"(아들들아 회개하라)이라는 그의 종파는 그런 랍비를 지키겠다고 희한한 일들을 벌인다. 베를란트가 하이파 출신이고, 무슨 근거인지 엘리사가 여기 묻혔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스라엘의 병거요 마병"인 엘리야도 성경에는 불수레와 불말에 휩쓸려 하늘로 올라갔지만 그 무덤 소재지는 갈멜 산이다. 이슬람에서 al Khader 선지자로 여겨지는 엘리야 전승이 이 장소에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엘리사는 뭔가, 금시초문이다. 주요 사역지가 여리고와 벧엘과 사마리아였는데 갑분 갈멜? 뭐, 전설은 이렇게 시작되는 거지만. 중세 시대 기록에 엘리야 무덤 위에 엘리사가 묻혔다고 써 있다나 보다. 최근 엘리야 무덤을 레노베이션 하더니, 그 위에 있는 스텔라 마리스까지 자연히 건들게 된 것이다.
하이파는 유대인과 아랍인이 공존하는 도시고, 아랍 기독교인 인구도 상당하다. 유대교가 기독 교회 경내에 들어와 자기 예배를 할 수도 있지 이해할 상황이 아니다. 정치적으로 번질 수밖에 없는 도발이고, 그래도 된다고 믿는 구석이 있어서 한 일이다. 6월 18일 아랍인 국회의원 아이만 오데와 300여 명의 아랍 기독교인이 시위를 벌였다. 이날 브레슬레브 하시딤 종파가 이곳에서 기도하겠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샤브타이 경찰총장이 이스라엘은 종교와 예배의 자유를 보호하겠다고, 기독교인이라면 믿기 힘든 호언장담을 한다. 경찰이 제 역할을 했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안 됐다.
그래도 대통령까지 나섰으니 사태가 잘 봉합되기를 바란다. 프랑스와 독일 기독교가 이스라엘 필그림을 보이콧하니까 마지못해 벌이는 쇼는 아닐 거라고 믿는다.
베르가라 수도원장 말대로 같은 나라, 같은 장소에 살고 있는 종교인들이 평화롭게 함께 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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