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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법개혁의 배후, 코헬렛 포럼

Kohelet Policy Forum, KPF는 바르일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가르치는 모셰 코펠 교수가 2012년 설립했다. (코헬렛은 전도서ecclesiastes를 쓴 전도자를 가리키는 히브리어다. 우리말이 전도자, 설교자로 옮기지만, 전부 코헬렛에 들어맞지 않는다. 대중 앞에서 자기 의견을 발표하는 사람인데, 내 생각에는 딱 팟캐스터다.) 집행부를 이끄는 메이르 루빈 변호사는 히브리 대학교에서 법학과 경제학 학사, 공법과 국제법 석사를 취득하고, Gornitzky and Co.(이 로펌 대표 변호사가 핀하스 루빈)에서 인턴 근무 후, 리쿠드 정당 엘킨 장관의 입법 고문으로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KPF는 이스라엘 사법 개혁안의 정책 문서를 작업한 싱크탱크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사법 개혁안은 정부가 사법부 임명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법률이나 정부 결정에 대한 사법부의 권한을 제한하며, 국회가 대법원 결정을 기각할 수 있고, 정부와 장관을 감찰하는 법률 고문의 권한을 국회 과반수로 제한할 수 있게 했다. KPF 내부에서조차 이 사법 개혁안이 삼권분립에 피해를 주고 자유 선거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개인의 입장과 다르다며 사임한 인사들도 있다.

 

KPF는 여느 기관들처럼 국회에 접근해 의원과 장관들에게 조언하고, 정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정책 문서를 작성하고, 신문 기사를 발행하고, 고등법원에 청원한다. 특히 법률과 경제 영역에 집중한다. 법률 분야에서는 의회나 정부의 전문 계층이 선출직에 완전히 종속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이 모델이다. 트럼프가 뽑히면 워싱턴 전부 그분 의중대로 굴러가는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유 시장 경제를 촉진하도록 규제 약화에 노력중이다. 그래서 미국이든 이스라엘이든 집권층이 복지나 약자 배려에 관심 가질 여유가 없다.

 

KPF는 2018년 이스라엘 기본법 개정을 밀어붙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나라가 유대인의 국가로서 유대인만이 자결권을 갖는다고 확인한 건데, 이때 아랍어를 공용어가 아닌 "특별한 지위"를 가진 언어로 강등했다. 판사의 판결에서 유대인 특성에 우선권을 부여하게도 만들었다. 이 개정법은 '시온주의 전략 연구소'에서 처음 발의했지만, 법안을 추진하고 특정 문구를 밀고나간 주체는 코헬렛 포럼이다. 원래 협상의 여지가 있었던 법을 유대인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극단적인 방향으로 이끈 것이다. 초안 작성자가 코펠 교수다.


KPF의 장기적인 구상 중에는 영화법 개정안도 있다. 전 세계 어디든 영화판은 좌파다. 정부가 지원하는 영화 예산을 받아 이스라엘 고발하는 영화를 만들고 가끔 외국 영화제에 출품까지 하니 킹받는가 보다. 그래서 예산 승인 과정에 변화를 일으키고, 웨스트뱅크 내 유대인 주민들(aka. 우파)의 대표성을 높이려 했다. 예술계의 엄청난 반발을 야기했다. 방송과 관련해서는 국회 채널을 채널 20으로 이양할 것을 권고했다. 2014년 설립된 채널 20은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는 우익 시사 채널이다.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위한 배출구로 방송 운영 입찰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라디오 방송 갈레이 짤(Army Radio)에 대한 정책 문서도 발표한 적이 있는데, 더 다양한 관점을 도입하고 주요 프로그램에서 팀원의 변화를 고려하도록 제안한 것이다. 이스라엘에서 라디오 청취율은 대단히 높기 때문에 우파들은 진작부터 라디오에 침투할 필요성을 강조했고 최근 몇 년 동안 큰 효력을 발휘했다. 

KPF는 공식적으로는 비정부 기구로 개인 기부금을 받아 운영된다. 누가 기부금을 내는지는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 작고한 Zalman Bernstein, Roger Hertog, Itamar Marcus, Myron Zimmerman, Friedberg Charitable Foundation 등이 밝혀져 있다. 하지만 주요 기부자는 최근까지 익명으로 남아 있었는데, American Friends of Kohelet Policy Forum이라는 비영리단체를 우회해 기부금을 냈다. 이스라엘 정치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려는 조직이 무슨 목적으로 많은 돈을 전달하는지 숨기는 것은 투명하지 않은 운영이다. 결국 밝혀진 배후가 Arthur Dantchik다. 틱톡의 모회사 BiteDance의 보드 멤버다. (우리나라 부자가 중국 회사와 긴밀한 사이면 그냥 그러려니 할까?). 필라델피아에서 가장 부자라는 Jeff Yass도 거론됐다.

 

샤바크(FBI의 이스라엘 버전)의 전 수장 Yuval Diskin은 카플란 시위에서 사법개혁안 반대를 위한 10가지 방법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때 KPF를 지목했다. 민주주의 국가의 본질을 바꾸어 메시아적이고 카하니스트적이며 인종차별적인 유대인 국가를 만들려는 조직의 계획을 좌절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Brothers In Arms"(אחים לנשק) 회원들이 예루살렘 Givat Shaul에 있는 KPF 사무실 입구를 모래주머니와 철조망으로 막는 일도 있었다. 

 

 

Who’s Behind the Judicial Overhaul Now Dividing Israel? Two New Yorkers.

Kohelet, the once-obscure think tank that conceived and now champions a revamped court system, is an American import.

www.nytimes.com

 

필라델피아에서 유대인들의 항의를 받은 아더 단칙은 KPF에 대한 기부를 중단하기로 했다. 단칙의 기부금이 KPF 예산의 93%를 차지한다나 보다. 이후 KPF가 사법 개편을 위한 입법 과정을 중단하도록 연정을 설득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스라엘에서 정치학 공부하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논문으로 쓸 게 무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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