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유대인이 샤밧으로 지키는 토요일, 이스라엘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행사가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요르단 대사 Nayef Al-Sudairi가 팔레스타인 주재 비거주 영사 업무를 시작하겠다고 주요르단 팔레스타인 대사관에서 신임장을 전달한 것이다. 거주도 안 하는 대사를, 이제까지 사용한 적도 없는 타이틀을 왜, 이 시점에? 나예프 대사는 MBS, 무함마드 빈 살만의 사촌인데, 워낙 친지들이 많으시니 어느 정도 핵심 인사인지는 모르겠다.
지난 몇 주 동안 미국과 사우디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에 거의 합의한 것처럼, 설레발 기사들이 쏟아졌다. 여름 휴가 이후로 바이든은 선거에 올인해야 하니까 그 전에 매듭을 지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백악관은 향후 9-12개월 안에 마무리할 수 있는 이스라엘-사우디 협상에 합의하지 못했다. 양자 간에 아무런 틀도 마련하지 못했고, 오히려 회담이 실제보다 더 진척된 듯한 잘못된 인상을 심어줬다고 인정했다. 9월에 유엔 연설에서 만날 국가 정상들은 어쨌든 회담을 가져야 하니 네탄야후 총리는 참모들을 워싱턴으로 파견했다.
MBS는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할 이유가 현 단계에는 없어 보인다. 특히 네타냐후가 이끄는 현 강경 정부와 합의에 도달할 생각이 없다는 사우디 관리들의 말이 인용됐다. 그렇다고 사우디가 이 지역에 대한 개입을 그만두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MBS가 첨단 도시 Neom을 왜 저 자리에 세우겠는가. 이번주 중동 관련 CNN 기사 제목 중에 "시시는 어떻게 이집트를 망치고 있나"가 있었는데, 백악관이 시시를 두고만 보기에는 거기 경제 상황이 말이 아니다. 인플레가 40%라나 보다 (이집트나 터키나 여행하려면 지금이 좋긴 하다).
역사적으로 팔레스타인의 빅브라더는 이집트나 요르단이다. MBS는 딱한 형편의 막둥이를 얼러서 위신을 세우고 싶어한다. 왜지? 사우디가 임명한 새 외교 직책은 비거주라는 점에서 묘하다. 예루살렘에 외교 공관을 두려는 나라는 이 도시를 분할되지 않은 국가 수도로 보는 이스라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우디는 예루살렘에 대한 PA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 이스라엘과 관계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다. 물론 사우디가 미국과 협상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두 국가 해결책이라는 팔레스타인을 위한 중요한 제스처를 확보하지 않고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동의하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단순한 핑계일까, 장기적인 포석일까. 후자라면 더 골치 아프다.
이게 6월 7일인데, 그후 소식이 없다. 미국 역사상 제일 조용한 외교 라인인 듯.
때를 같이 해, 티그라이 지역에서 전쟁중인 에티오피아에서 빠져나오는 이민자들을 향해 사우디가 총탄을 퍼부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갑자기? 미국과 협상이 끝났다는 증거인가, 사우디를 압박하는 새로운 건수인가. 사우디와 전쟁중인 예멘의 후티 반군이 돈을 목적으로 에티오피아 이민자들을 돕는 모양이다. 국경까지 데려다주는 대가로 일주일에 5만 달러를 벌 수 있다는 소문이다. 에티오피아 기독교 인구는 사우디를 통과해 이스라엘로 오는 게 목표인가 본데, 사우디 국경이 킬링필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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