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생리학 및 의학상은 코로나 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공로로 미국의 Katalin Karikó와 Drew Weissman에게 돌아갔다. 노벨상은 당연하고 수상 시기만 점쳐지던 분들이라 놀라움은 덜했다. 2021년 Lasker상, 2022년 Japan Prize를 받았다.
카탈린 카리코는 헝가리 출신으로 아버지는 정육점 주인이고 어머니는 회계사였다. 1980년대 중반에 남편과 어린 딸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근무했는데, 안목이 없는 이 대학으로부터 테뉴어십을 받지 못해 10년 전 Penn에서 쫓겨나 강제로 은퇴했다. 이런 스토리까지 있으니 올해 노벨상 최고의 흥행 키가 되고도 남는다.
드류 바이스만은 아버지 쪽으로 유대계이다.
딱 봐도 일본에서 주는 상 같다.
10월 3일 물리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미국 Pierre Agostini, 독일 Ferenc Krausz, 스웨덴 Anne L’Huillier다.
가장 작은 1초(attosecond로 알려진 100경 분의 1초)를 관찰함으로써 전자가 가능한 원자 주위를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탐색을 가능하게 했단다. 원자와 분자 내부의 전자 세계를 탐구하는 데 있어서 인류에게 새로운 도구를 제공할 수 있기에, 아토초 과학은 아인슈타인이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광전 효과의 시간 척도와 같은 근본적인 질문을 해결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말을 쓰면서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 아무튼 전자를 제어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면 과학에서 매우 큰 진전을 이루게 되는데, 우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 방법이 결국 실용적인 응용으로 이어져, 질병 진단 같은 분야에서 활용되리라는 큰 희망이 있다.
이로써 노벨 물리학상에서 다섯 번째 여성 수상자가 나왔다. 스웨덴 룬드 대학의 안 륄리에 박사는 수상 전화를 받았을 때 수업 중이었는데, 수업을 끝내기 어려웠단다. 페렌츠 크라우스는 헝가리 출신으로 현재 독일 막스 플랑크 양자 광학 연구소와 뮌헨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대학교 소속이다. 독일은 10월 3일 통일의날 공휴일이다. 안 륄리에와 페렌츠 크라우스는 2022년 이스라엘 Wolf Prize 물리학상을 받았다. 피에르 아고스티니는 프랑스령 튀니지아 출신으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소속이다.
10월 4일 화학상 수상자 명단은 발표 시간보다 앞서 이메일로 유출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노벨상도 이런 문제를 겪는구나.
quantum dots 양자점을 개발한 공로로 Moungi Bawendi, Louis E. Brus, Alexey Ekimov가 선정됐다. 직경이 매우 작은 입자인 양자점은 아주 밝은 색의 빛을 방출할 수 있어 의료 분야에서 응용이 기대된단다. 이를 테면 암세포를 식별할 수 있다거나 하는.
바웬디는 파리의 튀니지아 이민자 부모에게서 태어나 하바드와 시카고 대학에서 공부한 MIT 교수이고 브루스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 교수이다. 에키모프는 러시아 출신으로 뉴욕의 Nanocrystals Technology Inc. 소속이다.
올해 노벨상은 유독 brain drain 두뇌 유출을 의식하게 한다. 과학자에게 국경이 무의미하겠지만 모든 선진 기술을 미국이 독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짜이는 현실이라고 해야겠지.
개인적으로 노벨상은 여기까지만 관심이 간다. 문학이 사멸한 마당에 노벨 문학상이 의미 없고,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 노벨 경제학상도 부질없다. 노벨 평화상은 진작 웃기지 않는 코미디가 됐고. 수상자들이 100만 달러 상금을 받는 기념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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