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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에디슨 대 테슬라

일론 머스크가 전기 차를 만들고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붙였을 때, 왜 에디슨이 아닌가 의견이 구구했다. 머스크는 에디슨을 존경하기는 한다고 말한 것 같은데, 이 때문에 성격이 괴팍하기 그지 없었던 천재 발명가의 어두운 일면이 새삼 들춰지기도 했다. 동종 혐오, 사람은 대개 자기 닮은 사람을 싫어하는 법이다.

 

이스라엘의 네탄야후 총리는 지적인 면에서 크게 하자는 없다. 수십 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인상적인 연설 한 편 없는 게 이상하긴 해도, 그만하면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 미국 방문 때 의아한 대목이 많았다. 왜 저러지? 참모가 없는 이유가 큰 것 같다. 네탄야후 옆에서 버티는 사람이 많지 않고, 남의 말을 듣지 않으니 자잘한 수발을 받지 못해서 실수가 잦은 것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테슬라 공장을 방문해서 머스크더러 "우리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한 것은 의외였다. 멕이는 건가??

 

Tesla가 Edison보다 스펠링도 멋지고 이미지도 신선하고 무엇보다 세르비아 출신 이민자라는 게 머스크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신심리학이란 의외로 간단하다. 천재적인 발명가는 그만큼 격렬하고 변덕스렵고 이기적이었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너무 미움을 받았다. 딱 누구를 연상시키지. 

 

그런 사람한테 우리 시대의 에디슨이라고? 너무 맞는 말이잖아.ㅋ 네탄야후가 머스크를 엿 먹이려고 이런 말을 했을까? 그럴 수도 있다. 바이든의 재선을 대놓고 방해하는 머스크는 반유대주의 발언으로 미국 유대인들과 한바탕 중이다. 네탄야후는 바이든도 싫고 미국 유대인도 고까워서 머스크를 만난 거지만, 다른 부자 친구들처럼 얽혀줄 상대가 아닌 것도 알았을 것이다. 유대인 상대로 반유대주의냐 아니냐 진실 공방을 하면서 이스라엘 총리 만난 걸로 퉁치려 한 머스크에게 한 방 먹이는 게 나은 처신이라고 본 게 아닐까.   

 

네탄야후가 에디슨에 대해 잘 몰랐을 가능성은? 그럴 수도 있다. 자기 이름으로 등록 특허만 1093건인, 전기 보급 시대를 여는 데 공로가 큰 위대한 발명가니까 그냥 좋은 뜻으로 말했을 수도 있다. 약간 미국 문화 영웅 이미지도 있지 않나. 영웅의 성격쯤이야 익스큐즈 되지. 

 

테슬라는 세르비아 정교회 신부 아들로 태어나, 어린 시절 뛰어난 자질을 입증했지만 학업은 마치지 못했다. 헝가리 오스트리아 제국의 전쟁 탓이 컸다. 보수적인 종교 탓에 방황도 좀 한 것 같다.

 

1879년 에디슨이 전구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1881년 테슬라는 부다페스트 전보 회사에서 일한다.

1882년 Ediison Electric Company가 설립된다. 훗날 General Electric이다.

1882년 테슬라는 파리로 가서 에디슨의 회사가 도시 전역에 전등을 설치하는 일에 참여한다. 

1884년 테슬라가 발탁돼 미국으로 건너온다. 에디슨을 만나 좋은 인상을 주려고 애쓴다. 

1885년 에디슨은 직류(Direct current)를 고집하며 테슬라의 교류(alternating current)를 끝까지 반대한다. 테슬라는 에디슨의 회사를 나온다. 

1888년 테슬라는 교류 모터 개발에 성공하고, 발전기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특허를, 에디슨이 아닌 경쟁자 조지 웨스팅하우스에게 판다. 교류 AC는 직류 DC보다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인 장거리 전기 전송법이었다. 테슬라는 발명으로 얻은 자금을 사용해 뉴욕에 실험실을 열고 다양한 발명품 개발에 참여한다.

 

이때부터 명실상부 전류 전쟁the war of the currents이다. 에디슨은 AC의 신용을 떨어뜨리고 AC가 위험하다는 인식을 퍼트리기 위해 캠페인을 시작했다. 뉴욕 주가 교수형보다 인도적인 사형제 대안을 모색할 때, 한때 사형에 반대했었던 에디슨은 AC 감전사를 권장한다.

 

1890년 유죄확정된 사형수 William Kemmler가 최초로 전기의자에서 처형되는데, 에디슨의 급여를 받는 전기 판매원이 비밀리에 설계한 웨스팅하우스 AC 발전기로 구동됐다. 

1903년 코니 아일랜드의 서커스 코끼리 Topsy가 공개적으로 AC로 감전사를 당한다. 에디슨이 한 일은 아니지만 뭘 위해서 AC의 위험성을 증명하나 의심하기 충분했다. 


결과적으로 테슬라의 교류가 에디슨의 직류를 이겼다. 에디슨은 주주들에 의해 직위 해제됐고 에디슨 회사도 교류 시스템을 채택하게 된다. 1931년 에디슨이 죽고 나서 테슬라는 그의 천재성을 칭찬하면서도 그의 일하는 방식과 위생습관을 비판하는 이상한 반응을 내놨다.

 

니콜라 테슬라는 거의 무일푼으로 사망했다. 에디슨 잘못은 아니고, 잘못된 투자와 실패한 실험 지출 때문이다. 순간 번쩍했지만 놀랄 만큼 급히 하락중인 또 다른 테슬라의 운명과 겹친다. 성격 지랄 맞은 사람이 그래도 손해는 안 보는 법인데. 머스크의 작명 센스는 결국 악수가 될지도 모르겠다. "우리 시대 에디슨"의 길을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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