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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하마스 전쟁 25일

10월 31일이다. 

 

05:00 간밤은 조용하지 않았다. 아슈켈론과 오데프에 새벽 2시까지 공습이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휴전을 공식적으로 거부했다. 하마스와의 휴전은 테러리즘에 대한 굴복이라고. 네탄야후 총리는 전도서를 인용했다. 평화할 때가 있고, 전쟁할 때가 있다는. 자야 한다고, 내일 할 일이 있지만 다들 일어나 거실로 나왔다. 어젯밤 키리얏 갓 집으로 돌아온 군인 소식이 떠들썩하다. 뭐 보여주는 것도 있으리라. 포로 교환 없이 이스라엘이 인질을 구출할 수 있다는 선전도 되고. 텔아비브 납치자 가족들은 더욱 조용해졌다. 에후드 바락은 이렇게 무정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살아남기 위해 한줌 소수가 희생되어야 한다는 걸 누가 모르나. 그래도 그 마음을 위로해야 통치자인 것이다. 

 

06:08 키수핌에 공습이 재개됐다. 하루를 시작한다. 

06:30 하마스 전쟁이 시작되고 26명의 언론인이 가자에서, 4명은 이스라엘에서, 1명은 레바논에서 희생됐다고 한다. 로켓이 날아오는데 제네바 협정이 무슨 소용이겠나. 전쟁을 취재하는 기자들의 열심이 무엇 때문이든, 이들의 헌신이 놀랍다. 우리나라는 왜 유독, 유사시 진가를 드러내는 분야의 직업군이 신뢰를 못 받을까. '전원 구조' 자막 띄운 그 방송사들 잊을 수가 없다. 

 

터키가 가자에 세운 친선 병원이 간밤에 폭파됐다며 이스라엘을 거하게 비난한다. 가자 유일의 암치료 병원이라고 한다. 그런 병원 아래 하마스가 굴을 파고 들어가 진지를 구축한 것이다.

 

극우파 정착민들이 웨스트뱅크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유대인 테러가 머리를 드는 건 정말 최악인데. 걱정이다. 샤바크 등 정보기관에서 극우파 테러는 웨스트뱅크의 봉기를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09:00 에일랏에 비행 물체가 나타났단다. 또 후티 반군인가? 대부분의 남부 키부츠 피난민들이 에일랏에 도피중인데, 그곳에서 공습 경보를 또 들으면 끔찍하겠다. 이스라엘 뉴스는 이러고 광고 나온다. 자본주의 참. 큰 위협이 아니긴 했다. 

 

10:00 IDF 대변인은 이스라엘 인질을 240명으로 조정했다.

 

가자에서 진행중인 일들은 거의 보도되지 않는다. 하마스가 자기네 카메라로 이스라엘 부대를 공격하는 장면을 공개했는데, 지하에서 나와서 이스라엘 부대가 모여있는 곳을 급습하는 장면이었다. 북부 가자 지하 터널이 500킬로미터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400킬로미터인가? 

 

13:00 메툴라 공습 경보가 떴는데, 그냥 '즉시' 대피다. 몇 초의 여유도 없다. 

 

14:30 와디 가자에서 전투중이라는 헤드라인이 뜨고 있다. 하마스를 북부 가자에 고립시키려는 전략 같은데 하마스도 사활이 걸려 있는 걸 알 테니 대단히 치열하겠다. 자동으로 UNDP가 진행중인 와디 가자 프로젝트가 생각난다. 가자 지역 유일의 습지를 개발해 자연 생태계를 복원할, 저게 될까 싶었던 마스터플랜이다. 노르웨이 정부가 자금을 댔다고 들었는데. 전쟁 때마다 부서지곤 하던 저 다리는 이번에 어떻게 될지.

 

 

14:37 헤르쩰리아, 라나나, 크파르 사바 등 샤론 지역과 텔아비브 북쪽과 라마트 간에 공습이다. 폭발음이 몹시 크다. 샤론 지역으로 마타힘이 끝이 없다. 히브리어 마타흐מטח는 salvo와 barrage를 구분하지 않는다. 나라가 작아서 그럴 거다. salvo는 일제 사격이고, barrage는 연발 사격이다. 아이언돔이 모든 로켓 공격을 차단하기 어려울까 봐 salvo인지 barrage인지 알고 싶은 건다. 안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하마스를 동정하지는 않지만, 이들의 어리석음에 탄식이 나온다. 모스크바로 대표단을 이끌었던 무사 아부 마르주크가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가자 지하의 500킬로미터 터널은 싸우기 위한 것으로, 이스라엘 공군기로부터 전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가자 민간인이 숨을 대피소가 아니다. 가자 지구의 75%는 난민이고, 그들을 보호하는 것은 유엔의 책임이며, UN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책임이다."

하마스는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이 치르는 자유 선거를 통해 선출된 가자의 통치자다. 그 권리를 휘두르며 동족인 파타흐를 아작냈었다. 둘 사이의 내전 당시 잔혹행위는 너무 끔찍해서 글로 옮길 수도 없다. 난민 보호는 유엔 책임이고, 자기들은 전쟁만 준비한다는 작자들에게 미래를 맡겼다는 걸 가자 시민들은 알았을까? 패배에 가까워지는 현상황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PA와 아랍 국가들이 비밀리에 서방과 결탁해 하마스를 제거하려고 한다. 우리는 헤즈볼라와 웨스트뱅크 형제들에게 많은 것을 기대했지만 그들의 수치스러운 입장에 놀랐다."

그렇게 많이 당하고도 아직도 정세 인식이 안 됐던 거였다. 누가 팔레스타인을 위해 희생을 치르나. 이집트가 무슬림 형제단을 어떻게 진압했는데 저런 소리를. '마이 비러브드 팔레스타인'은 그냥 챈트일 뿐이다. 축구 경기장에서 기분 낼 때 부르는. 그런 얄팍한 동정을 믿고 이런 일을 벌이다니, 에라이. 

 

영국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맥도날드 지점에 팔레스타인 국기 색깔을 칠한 쥐를 풀었다. 평소 동물 사랑 극진하신 분들이 쥐에게 화학 성분을 쏟아부은 건 익스큐즈가 되나? 이스라엘 맥도날드의 오테프 가자 지점은 IDF 군인들에게 50% 할인된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군인과 구조대원과 병원 직원과 주민들에게 100,000회 이상의 무료 식사를 제공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맥도날드 보이콧을 하잔다. 이럴까 봐 다국적 기업의 체인점들은 남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상관없다는 선언을 하고, 가자에 기부금을 전달한 맥도날드 지점들도 많은데. 또 다른 보이콧 타겟은 이스라엘 구급차와 의료 서비스에 100만 달러, 이스라엘 인도주의 단체에 200만 달러를 기부한 월트 디즈니와 이런 충돌 때 번번히 논란이 되는 스타벅스다. 돈 많은 회사들이니 알아서들 하시라. 영국 정보부는 이 모든 사인을 분석하며 중심을 잡고 있겠지? 매 학기 런던에 가야 하는데, 갑갑하다. 

 

2023년 10월 7일은 화석처럼 단단한 상처가 되어가고 있다. 당시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지도가 발표됐다. oct7map.com

 

 

Mapping the Massacres

Mapping the October 7th Massacres Retrieving Information

oct7map.com

 

16:00  아슈돗에 공습이다. 신경이 끊어질 것 같아서 호미를 들고 정원에 나갔다. 아쉬돗 쇼핑몰 주차장에 떨어지면서 4명이 부상했단다. 

 

이번 전쟁으로 누가 이익을 얻었는지 말이 많다. 그러하다. 전쟁은 누군가에게 이익을 주기도 한다. 러시아보다 카타르가 아닐까. 2013년 권력을 계승한 Sheikh Tamim bin Hamad Al Thani의 10년 투자가 빛을 본 거니까. 올해 43세 파리 PSG 구단주이자,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나라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무슨 수로 이슬람 극단주의 걱정도 없이, 하다 못해 반란의 염려도 없이, 그러면서 미국에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를 내주고 있을까. 2012년 그 미묘했던 순간, 미국의 대통령이 바락 오바마였던 것은 중동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다. 시리아 내전으로 갈 곳을 잃은 시리아 정부는 도하로 피난하게 되는데, 오바마의 인준 덕분이다. 그때 시리아 정부의 품에 있던 하마스 정치국이 도하에 자리를 잡게 됐다. 그후 카타르는 인도주의를 핑계로 가자에 지원금을 쏟아부었는데, 하마스는 그걸로 지하 터널을 파고 무기를 반입하는 데 성공한다. IS를 재정 지원했다는 스캔들이 터졌을 때는 영국 왕실이 감싸줬다. 현재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자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EU 국가들은 카타르로 달려가고 있다. 이집트는 난민 문제로 가자 문제에서 발을 빼고 있는데, 카타르를 키우는 게 더 큰 손해라는 건 알고 있는지.

 

타니 가문 하마드의 아들 Emir이자 Sheikh 타밈. 

 

 

2015년 미국 대학과의 인터뷰다.

 

18:00 20살 두 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가자에서 전사했다. 사예레트 기바티, 최정예부대다. 지상전의 의미가 이렇다. 날마다 전사자의 명단을 마주하게 되는 것.  

 

18:28 구쉬 단, 쉐펠라 지역, 리숀레찌온에 공습이다. 로켓이 한둘이 아니다. 폭발음이 크다. 

 

하버드에서 코넬까지 미국 대학들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계속 얼굴을 가리고 있다. 주최측이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단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도 마스크를 경시하지 않았나? 계속 이름도 밝히지 않는다. 아카데미 기관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지만, 그게 얼굴도 감춰야 할 정도의 신념을 위해서인가. 강점한 나라를 향한 저항은 테러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입장이 당신들이 살고 싶은 미국에서는 문제가 될 것이다. FBI가 개입했다.    

 

코넬 대학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유대인 학생들을 공공연히 위협했다. 미국의 공허한 젊은 세대 사이에 반유대주의가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1:00 아슈켈론에 공습이다. 이어서 텔아비브와 구쉬 단이다. 아주 힘든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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