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0 몸은 정확히 안다. 이렇게 캄캄한데 못 일어난다며 더 깊이 재운다. 요즘 주차장 전쟁이라 시간을 놓치면 몇 시간을 버려야 한다. 이런 날은 집에서 일을 하는 게 낫다.
08:50 오테프 공습을 시작으로 오늘의 전투가 시작됐다. 이런 문장이 써지기도 하는구나.
간밤에 다게스탄 공항에서 벌어진 무슬림의 폭동은 이스라엘이 앞으로 수없이 부딪칠 운명의 예고편이다. 텔아비브에서 비행기가 도착하자 무슬림들이 유대인 피난민을 잡으러 달려든 것이다. 잡아서 어쩌려고 한 걸까. 무슬림이니까 유대인에게 적의를 드러내는 것이다. 평화를 깨뜨리는 것이 악이다. 무슬림 형제단은 이스라엘과 평화를 맺은 자신들의 대통령 사다트를 죽였고, 그들의 아류 하마스는 끝없는 자살 테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방해했다. 이들이 테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아량 넘치는 런던과 스웨덴 시민들도 곧 깨달게 될 거다. 악에는 이유가 없고, 그저 파괴를 건설보다 선호하는 습성일 뿐이다. 팔레스타인은 무엇이든 자동적으로 정당화하는 사람들 대부분 가자와 웨스트뱅크, 하마스와 PA의 차이도 모른다.
11:00 예루살렘 경전철 쉬브테이 이스라엘 역에서 경찰관을 상대로 테러가 일어났다. 과거 국경이었던 60번 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아랍인과 하레딤이 살다 보니, 금방 격해지며 충돌이 일어난다. 경찰들이 총까지 꺼내들고 진압할 상황이다. 벤그비르가 나서기 시작하면 더 복잡해질 텐데, 걱정이다.
11:25 오테프와 아슈돗에 공습이다. 4번 고속도로를 하나를 두고 건너편인 아슈돗 공습 때는 폭발 소리에 우리집 창문까지 흔들린다.
12:15 실종됐던 샤니 룩이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오테프에서 시간마다 공습이 있다. 지상전 규모를 확대한단다. 그게 무슨 말일까. 집에서 일하는 게 쉽지 않다. 집중이 안 된다. 예루살렘에 테러까지 일어나서 오후는 쉬기로 했다. '쉼'이 어디에 있으랴마는.
14:00 브엘쉐바에 공습이다.
14:30 유다 산지와 예루살렘 남서쪽에 공습이다. 예루살렘에 테러 일으켰다고 격려하는 건가.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가 마마드로 이동했다. 오디오 비지 말라고 상황실에서 멘트를 이어갔다. 가자에서 이제까지 8천 발 정도를 쏘았다고 하는데, 아직도 이렇게 짱짱하니 대체 어디에 얼마나 쌓아둔 것일까. 구쉬 에찌온에 로켓이 떨어졌고, 장례식이 진행중이던 하르 헤르쩰에서는 모두 바닥에 업드려 공습이 지나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15:00 로쉬 하니크라와 슐로미, 북쪽 국경에 공습이다. 연속 공격이다. 하마스의 칼레드 마샬이 헤즈볼라에게 지금 참전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비디오를 발표했나 보다. 반응이 너무 안 좋다. 원래 얕삽한 데다, 모사드에게 암살될 뻔해서 끔찍히도 목숨에 연연해 한다. 돈도 많이 빼돌려서 가족들은 호화 생활을 한다는 (모사드의) 폭로가 있었다. 레바논 정치가들과 언론인들이 걸프 국가 7성급 호텔에 머물면서 함부로 씨부린다고 쌍욕을 퍼부었다. 니가 가라 레바논 국경, 정도가 되겠다.
15:05 오테프 깊숙한 곳까지 공습이다. IDF 주력 부대는 북부 가자에서 작전중이지만, 남부 가자의 지하 땅굴은 이스라엘 영토까지 이어져 있다. 인도주의적 지원을 가로채 하마스가 다시 힘을 비축하는 게 아닌지. 아슈켈론 주민들도 에일랏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15:10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 세 명의 사진을 공개했다. 인질 가족들을 우려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IDF 공격을 늦추려는 심리전이라는 분석이다. 요르단 라니야 왕비가 이슬람은 여성과 어린이를 학대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리몬 키르쉿, 다니엘 알로니, 레나 트로파노브이다.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네탄야후 총리에게 이들의 구출을 촉구했다.
17:33 쉐펠라와 리숀레찌온에 공습이다. 양치 중이었는데 내 몸이 이리 신속히 움직인다는 데 놀랐다. 90초가 꽤 길기도 하고. 15초 만에 마마드에 들어가야 하는 국경 인근 사람들은 정말 힘들었겠다. 가까운 데 떨어졌는지 폭발음이 크다.
17:40 벌써 깜깜해졌는데, 오테프에 다시 공습이다. 네탄야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죄수들을 석방하지 않고 이스라엘 납치자들을 다시 데려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현재 인질 숫자는 239명이다.
18:26 인질로 잡혔던 가자 전망대 여군תצפיתנית Uri Megidish가 지상전을 통해 구출되었다.
19:00 모사드 수장 데디 바르네아가 인질 석방 문제로 지난 주말 카타르를 방문했었단다. 이게 왜 뉴스로 나오나.
19:05 이번 사태에서 가장 씁쓸한 대목은, 아랍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질렸다고 말한 점이다. PA는 이스라엘의 탱크 위에 탑승한 것처럼 가자에 들어가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웨스트뱅크와 통합해 가자에 대한 정치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채 미국, 유럽과만 상의하겠단다.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것 같긴 하지만, PA 주도로 해결책을 찾는 것은 중요하니까.
20:00 오테프와 아슈켈론에 공습이다.
조야 체르카스키는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을 떠나 베를린에 머물고 있다. 7살 딸이 미사일 공습을 견디기 어려워서다. 베를린에 도착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결국 붓을 잡았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조야는 그곳의 전쟁을 소재로 한 mixed media drawing 시리즈를 발표하기도 했다. 예술가로서 이 시간에 작품을 창작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었을 것이다.
이번 테러에서 가장 진저리나는 범죄가 불이었다. 로켓 공습과 테러리스트를 피해 숨어 있던 마마드에서 불타 죽은 일가족 이야기가 매전 발작처럼 떠오르곤 했다. 이 뭉크의 절규를 보고, 그 공포를 어느 정도 대면할 수 있게 되었다. 예술로 포착된, 그래서 형상을 갖추게 된 공포니까. 인간이 이렇게 대단한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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