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지붕이 한번 깨지면 꾸준히 샌다더니 지난 여름 수리한 곳이 또 말썽이다. 전화기를 뒤져 반 년 전 연락처로 전화해보니 예비군 가셨단다. 아내 분이 돌아오는 대로 연락해 주겠단다. 무사히 돌아오시길 바란다는 말을 하는데 목이 멘다. 지붕 새는 집도 딱하지만 남편이 안 죽길 기원해야 하는 저 집도 참.
피검사를 하러 갔는데 의사 소견서에 기한이 지나 있었다. 왜? 전쟁중이었으니까. 소견서를 갱신하려면 의사를 만나야 하고, 그러자면 늦게 출근하는 의사를 기다려야 한다. 나는 보기보다 한가한 사람이 아닌데. 후방의 의료 시스템에 타격이 큰 것은 전쟁을 뒷받침하기 위해 의료 인력과 시설이 우선 징발되기 때문이다. 이제 자리를 잡았다지만, 아직도 의사들은 로테이션이 어렵다. 30분이나 늦게 도착한 의사는 남편은 예비군 가 있고, 아이들을 맡길 데가 없었으며, 이미 14시간 동안 일했단다. 서류 작업을 위해 의사까지 동원해야 하는 시스템을 고쳐야 하지 않을까.
시간당 한번씩 오테프에 공습 경보가 울린다. 북쪽 국경이 더 걱정이다.
12:30 오테프에 공습이다.
13:00 비가 그친다 했더니 오테프에서 아슈켈론까지 공습이다.
13:10 에일랏에 공습 경보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또 미사일을 쏘았는데 Arrow가 인터셉트 했단다.
어제보다는 확실히 가라앉았다.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공습 울린 사실도 모르겠다.
16:00 브엘셰바 동서남북에 모두 공습 경보다.
17세 미아 라임버그가 53일 만에 하마스 인질에서 풀려날 때 이를 지켜본 대부분의 사람이 놀랐다. 미아의 품에 시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질 생활에서 어떻게 개를 돌봤을까. 어떻게 먹였을까. 루프가 비결이었단다. 대체 이스라엘 전투식량 고기 통조림이 가자에 어떻게 들어간 건지. 아무튼 이걸 시추견 벨라가 아주 맛있게 먹었단다.
내일 하누카를 맞아 예루살렘 올드시티에서 마카빔 행진이 있단다. 굳이 다마스커스 게이트로 들어가서 무슬림 지구를 가로지른단다. 경찰이 저런 행사를 못 막는 이유가 있다, 나참.
오늘 트위터에 가자 사람들이 UNRWA의 창고를 뚫고 들어가 물건을 약탈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 때문에 구호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앓는 소리를 해온 저 국제기관은 왜 구호품을 따로 쌓아둔 것일까. 하마스가 유엔이 제공하는 인도주의 물품 대부분을 훔쳐온 사실은 가자 사람들도 다 알고 있다. 도둑놈이 있으니 더 많이 갔다줘야 한다는 UN의 이상한 이론이 이렇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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