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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 하마스 전쟁 63, 하누카 2일

청문회 끝나고 개인 성명 발표하면 구차한 거다. 하버드 총장 클로딘 게이가 자신의 발언이 잘못 인용됐다고 반박했다. 유대인 공동체에 대량 학살을 요구하는 것은 사악하고, 그것이 하버드에 설 자리가 없으며, 유대인 학생들을 위협하는 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란다. 공개 서한의 서명자도 피해를 입을까봐 밝힐 수 없다면서 무슨 수로 책임을 진다는 건지. 실실 쪼개던 펜유니 총장 Elizabeth Magill, MIT 총장 Sally Kornbluth는 언제까지 침묵할까.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사변적 담론으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증오에 맞서는 게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보다 우선되지 않는 공동체가,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정신 건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공동체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나. 다 그렇다 쳐도 저 증오가 '아프리칸 아메리칸'이었어도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시겠나. 

 

“Does calling for the genocide of Jews violate Harvard’s rules of bullying and harassment?” 이게 질문이다. 유대인 학살을 요구하는 게 하버드의 괴롭힘 관련 규칙을 위반한 겁니까.

게이 총장은 반유대주의적 발언이 왕따, 희롱, 협박에 해당하는 행위로 이어질 경우 하버드가 조치를 취한다면서, 10월 7일 이후 학내 발언들이 실제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depends on the context” 상황에 따라 다르단다. 

콘블러 총장은 “antisemitic depending on the context”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맥길 총장은 “if the speech becomes conduct, it can be harassment.” 말이 행위로 변하면 괴롭힘이 될 수 있단다.  

 

홀로코스트는 게토나 가스실에서 시작된 게 아니라 고위 학계(=베를린 대학 등)의 반유대주의 수사, 법령, 행동으로 시작됐다.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10월 7일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상황이 1937년 나치 독일이 유대인에 대한 최종해결안을 고안하기 직전 상황이라는 걸 안다. 그런데도 대학 총장들이 여기에 표현의 자유를 끼얹고, 상황 논리로 변명하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는 미국일 수도 있다.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보다. 

 

지상전 이후 IDF 군인의 전사자는 91명이 되었다. 현재까지 전사자 숫자는 IDF 418, 경찰 59이다. 가자 북부나 칸 유니스는 이미 IDF에 의해 집 한 채도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데 여전히 로켓이 날아온다. 가자 민간인이 도피한 인도주의 구역에서 발사되기 때문이다. 가자 시민이 다 죽어도 하마스는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걸 가자 시민들도 알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이스라엘 인질 100명 이상이 발견이 안 되고 있다. 하마스는 여전히 멀쩡하다. 전쟁 내각과 납치자 가족들의 만남은 절규와 원성과 격분으로 끝났다. 하마스는 자신들의 본부가 무너진 걸 알고 있고, 이제는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꺼내놓는 걸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절박해진 신와르가 어떤 선택을 할지 뻔하지 않나. 어차피 자기들 죽는 건 지하드 전사에게 영광이라니까. 저들이 생명을 고귀하게 여기기 전에는 이런 일은 그치지 않을 거고. 

 

하누카 첫날 밤, 굳이 예루살렘 올드시티 무슬림 쿼터를 지나겠다는 극우파 행진이 경찰에 의해 중단됐다. 그나마 더 큰 충돌 없이 마무리돼서 다행이다. 절래절래. 애초에 왜 이런 행사를 허가했는지 답답하지만, 이스라엘은 자유주의 국가라 그렇다. 경찰이, 하겠다는 행사를 막을 명분이 없다. 대신 행사에서 법에 저촉되는 걸 적발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는 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 경찰의 대테러부대는 언제나 폭력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는 시위대 앞에 서서, 그 위험이 일정 수준으로 고조되는 걸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맨날 부상을 당한다. 이게 무슨 어리석은 소모전인가.   

 

어휴, 자주도 나온다. 바루흐 마르젤 랍비. 당신의 유대교는 어떻게 된 겁니까? 좌파는 반역자고 경찰은 아랍의 창녀란다. 거룩한 민족이라 욕도 입에 담으면 안 된다면서 같은 유대인을 그렇게 부르면 돼요, 안돼요? 뒤로 보이는 플래카드는 "모든 테러리스트 머리에 총알을"이다. "성전산(=엘악사)에 D9"도 있는데, 그곳을 불도저로 밀어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엄훠. 

 

 

미국 카터필러 사의 D9을 IDF는 무장 개조해서 사용한다. 닉네임이 테디베어, 히브리어 두비דובי다. 이스라엘의 거의 모든 전쟁에서 사용됐지만 특히 욤키푸르 전쟁에서 지뢰밭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하마스의 RPG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slat armor를 입혔다. 저 한 대가 백만 불이다. 아무튼 D9이 예루살렘 올드시티에 나타날 일은 없다. 없어야 한다. 

 

어제 노동당 수장 메라브 미하엘리가 사임했다. 최근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베니 간츠가 1당으로 올라선 반면 노동당은 임계점도 넘지 못했다. 노동당 직속기관인 키부츠들이 하마스 테러로 참담한 상황을 맞았는데, 그들을 대변할 정치적 세력은 미비하기 짝이 없다. 미하엘리는 1년 전에 사임했어야 한다. 키부츠는 그들의 삶의 현장뿐 아니라 정치도 재건해야 한다.    

 

개혁주의 랍비 길라드 카리브에게 기회가 주어질까.

 

2023년 이스라엘 하이테크 업계의 매출이 작년 대비 56% 감소했단다.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로 파탄 직전이라는 2021년 520% 상승했던 바로 그 업계이다. 그러하다. 현 이스라엘 재무부의 고위 관리들은, 경험과 식견은 없으면서 자기 당파를 챙기는 능력은 비상한 재무부 장관 스모트리치의 정책에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반대하고 있다. 수십만 명이 돌아갈 집도 없이 호텔에서 두 달 넘게 생활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은 1억 세켈을 하레딤 교사 월급 30%인상에 쓰게 됐다.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학생에게 가르치지도 않는 시스템에.   

 

 

제르 티크바, 희망의 꽃다발을 받았다. 샤밧은 마치 신부와 같기 때문에 아름답게 치장해야 한다. 그 치장에서 청소와 더불어 꽃다발이 필수인데, 외노자가 매주 꽃다발을 사는 건 사치다. 누가 사다주는 꽃다발도 부담스러웠다. 일주일 보기 좋자고 돈 쓰는 게 정신 건강을 포함한 바람직한 삶에 필수라는 걸 최근에야 인정하기 시작했다. 유대교와 시오니즘에서 꽃의 존재는 찐방 속 앙꼬다. 꽃이 가져다주는 안정감과 포만감은 성경도 넉넉히 증명한다. 이런 배경에서 노란 꽃다발을 판매하고 기념으로 주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납치자 가족들을 위해 기부하는 사람들은 노란 꽃다발을 받는 것이다. 문화예술과학 카다르 재단이 네게브 화환 농가에서 노란 꽃을 사들여 공급한다. 샤밧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가정에서 노란 꽃을 보며 납치자들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스토리는 힘이 있으므로. 

 

가디 아이젠코트의 아들 갈 메이르의 장례식이 헤르쩰리야에서 엄수됐다. 아이젠코트는 아들을 위해 조문했다. "너와 네 친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으리라 약속한다." 다행히 이 가족은 지난 주 휴전을 기회로 재회했었다. 인질들이 석방되는 것을 보며 특히 어린 아이들을 위해 IDF의 공세가 기여했음을 기뻐했다고 한다. 아들이 폭발물에 쓰러진 작전 현장을 아이젠코트는 직접 본부에서 화면으로 보고 있었다. 아이젠코트 같은 토타흐(탱크, 강한 사람의 은유)가 목소리가 갈라질 만큼 흐느끼는 게 가슴 아프다. 

 

베니 간츠는 애국자인가, 아니면 호구인가. 전쟁 내각에 들어간 게 어리석은 실수였다는 말이 처음부터 나왔고, 네탄야후가 정치질을 하고 있는 지금은 더욱 심하다. 그래도 이 두 사람이 전쟁 내각에 앉아 있는 데 이스라엘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안심하고 있단다. 그 기대를 저버리고, 이기적인 몸사림을 하는 게 승리일 수는 없을 거다. 그러니 계속 호구가 되시라. 이스라엘 정치판은 정말 변화가 필요하다. 그들의 메시아가 도래하는 것만큼이나 불가능할 것 같지만.

 

14:30 북쪽 국경 아래로 드론 공격이다. 메툴라에서 크파르 블룸까지 광범위한 공습 경보다.

16:00 아슈켈론으로 공습 경보다. 생업에 다시 나서야 할 때라고 해서 가게 문을 연 사람들이 공습 경보 아래 피할 곳이 없이 길거리에 서 있다. 아슈켈론 시청이 돈이 없어서 저런다고 누가 믿겠나. 

16:20 오테프에 공습이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애썼다.

칸 유니스의 지상전투에 하마스가 여성 테러리스트들을 내세웠다고 한다. 하다하다 이제 참나. 

18:00 레비봇(감자전) 부치고 있는데 공습 경보가 울렸다. 벌여놓은 게 많아서 몸이 얼른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래도 기름칠 하다 죽을 순 없지. 일단 불을 끄고 손을 씻고 물기를 닦고 운동화를 갈아신고 겉옷을 걸치고 문을 열었다. 여기까지 1분이 걸렸나 보다. 계단을 내려가는데 30초, 벌써 하늘에서 불꽃놀이 하듯 아이언돔이 터지고 있다. 이미 끝난 것 같지만 지금이 가장 위험하다. 다들 하누카 식사 준비하다 대피해서 기름 냄새가 절절하다. 모인 김에 같이 하누키야에 불을 켰다. 텔아비브에서 사 왔다는 하나에 99셰켈짜리 도넛을 선물로 받았다. 금가루를 올린 도넛이다. 금을 먹어도 되나? 그러하다. 한참 만에 다시 올라오니 기름은 식었고, 나참. 

 

 

 

이스라엘 하누카 음식

올해 하누카는 12월 19일부터 8일간이다. 아직 6주나 남았지만 수퍼에는 벌써 수프가니야 도넛이 등장했다. 이스라엘도 겨울은 춥다. 영하 수준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보다가 부실한 대비로 감기

jy4kids.tistory.com

 

18:15 북쪽 국경으로도 공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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