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

1209 하마스 전쟁 64, 하누카 3일

어제 저녁 유엔에서 국제 안보리가 열렸다. UN 사무총장이 가자 지구의 붕괴를 염려해 유엔 안보리 99조를 제기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강제 휴전이다. 설사 결의안이 통과된들 휴전이 지켜지지 않겠지만, 미국이 비토를 행사해 그나마 부결됐다. 영국은 언제나처럼 잘하는 기권 했다. 프랑스의 찬성은 속보이지만 뭐. UN이 이스라엘과 관련해 뭘 하면 전투는 더 치열해진다. 밤새 가자 지구, 특히 남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하마스의 공격 지점은 UN 학교였다. 그 밑으로 터널이 건설돼 있고 어마어마한 무기가 저장된 게 드러났다. UN은 가자 지구를 어떤 방식으로 감독하기에 하마스를 그렇게 보호할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게 무차별적인 로켓 발사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활용하더라도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과도하게 응징해서는 안 된다는 게 UN 사무총장의 견해이다. UN이 승인한 국가인 이스라엘을 절대로 용납치 않고 다시 기회가 주어져도 테러를 저지르겠다는 하마스를 왜 그렇게 감싸는 거지? 하마스가 항복하고 이스라엘 인질들을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휴전을 거부하기 어렵다. 왜 그렇게 안 하지?

 

 

로버트 우드 US 부대사는 100여개 국이 지지한 휴전 결의안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지금 군사작전을 중지하면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계속 통치하게 되고 그것은 다음 전쟁을 위한 씨앗을 심는 일이다"라고 했다. 여기 반대하는 나라는 과연 이런 일을 당하고 가만 있을지 궁금하네.

 

선거가 예정된 미국은 어쨌든 타임라인이 필요하다. 미국은 이번 사태가 내년으로 넘어가지 않기를 간곡히 바라는 모양이다. 하지만 IDF는 1월 말까지 지상전이 진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것도 1st stage일 뿐이다. 속도를 높이면 희생자가 늘게 된다. 이미 경제도 엉망이 됐는데 한 달 늦춰진다고 뭐 다르겠어,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다르다ㅠㅠ 연말이라 세금 보고를 준비중이다. 비투아흐 레우미에서 실업수당을 받으려면 서류 작업이 어마어마한다. 그래도 작년 수입 대비 75%까지 보장된다. 내년 6월까지 상반기가 해당된다.

 

전쟁 이후 가자 해결책도 논의가 진행된다. 블링켄이 주로 PA 와 협의중인데, 징조가 썩 좋지는 않다. PA는 레바논과 카타르와 웨스트뱅크에도 있는 하마스를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고, 전후 하마스는 이전과는 다른 상태일 것이므로 새로 형성하게 되는 정치체제에 하마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럴 능력이 안 될 테지. 신와르만 제거하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압바스를 지지하겠나.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그걸 받아들일까. 벌써부터 꿈도 꾸지 말라는데.

 

미국이 한결같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 같아도, 미묘한 변화는 시작됐다. 유대교는 이스라엘 영토 안의 유대인과 영토 밖의 유대인이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하는데, 요즘 같으면 꽤 떨어져 있다. 이스라엘의 우파 정부에 반대하는 디아스포라 유대인 공동체는 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도 견해 차가 크다. 이들이 미 의회 내 유대인 의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다수는 아니다. 극좌파는 언제나 소수니까. 이들의 거리는 점점 더 벌어질 것이다. 

 

 

12월 1일 일어난 예루살렘 테러를 진압한 예비군 아비아드 프리자의 군사재판이 열리고 있다. 진압 과정에서 민간인인 유발 카슬만을 테러리스트로 오인했고, 두 손 들어 항복 표시하며 쏘지 말라고 말하는 상대를 저격해 죽음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reckless homicide 혐의다. 전쟁 중 하마스 테러가 일어났다는 것 자체도 심각한데, 진압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단 민간인 유발 카슬만은 무기 소지 권한이 없는 인물이다. 벤그비르가 웨스트뱅크 유대인 정착촌에 마구잡이로 무기를 공급하면서 이 문제점이 지적됐었다. 문제점이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사단이 난다. 그러나 길 건너편에서 운전하다 말고 테러리스트를 진압하기 위해 뛰어든 민간인의 행동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비군으로 휴가중이던 군인은 토하르, 마땅히 지켜야 하는 윤리를 지키지 않았다. IDF의 무기는 적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지만, 생명을 빼앗는 데 있지 않다. 일단 제압된 적이라면 적절한 절차에 따라 법정에 세워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 그러나 테러리스트 수감자들이 이스라엘 인질과 교환되는 현실에 불만을 느끼는 군인들이 많다. 아비아드 프리자는 테러리스트라 오인했든 말든 항복 표시를 한 상대를 결국 사살한 것이다. 검사 절차 없이 매장됐던 카슬만의 시신은 부검을 위해 다시 발굴됐다. 

 

아들의 장례를 치른 다음 날, 가디 아이젠코트의 조카 역시 북부 가자 전투 중에 사망했다. 아이젠코트 여동생의 아들이다. 불행이 이렇게 겹칠 수도 있다. 이 와중에 네탄야후 총리 아들은 신분도 되지 않는데 외교부 여권을 발급받아 해외로 싸돌아다녔다는 폭로가 나왔다. 요즘 이스라엘 사람들이 건국 이래 초유의 궁금증을 갖게 됐다고 한다. 장관들 자식들이 어디서 군복무 했느냐는 것이다. 우파 정치가 중에 자식을 전투병으로 보낸 경우가 적기는 하다. 그래서 군대 직무가 모두 똑같다는 헛소리가 많아진 건가. 내일 아침 주루룩 뜨게 될 IDF 전사자 명단이 무섭다. 어제 오늘 전투가 치열한 가운데, 칸 유니스의 소위 humanitarian zone에서 하마스의 로켓 공격이 계속됐다. 

 

 

2021년 가자 작전 때 IDF 공습 후 건물 잔해에서 거대한 테디베어들이 줄줄이 나왔었다. 동심을 파괴하는 잔인한 전쟁 양상을 코스프레 하는 줄 알았더니, 그 인형의 용도가 무기를 숨겨 놓는 것이었다. 오늘 IDF가 발견한 무기 저장 테디베어가 있던 곳은 유엔의 어린이 학교였다.  

 

밤 늦도록 비행기가 날고 있다. 가자에서 전투가 멈추지 않는 모양이다. 

'N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11 하마스 전쟁 66, 하누카 5  (0) 2023.12.12
1210 하마스 전쟁 65, 하누카 4  (1) 2023.12.11
1208 하마스 전쟁 63, 하누카 2일  (1) 2023.12.09
1207 하마스 전쟁 62, 하누카 1일  (1) 2023.12.08
1206 하마스 전쟁 61일  (1) 2023.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