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밤 공습 당시 사진이 공개됐다. 기름칠 중간에 뛰어가다 말고 불꽃놀이 보듯 봤던 그 광경이다. 그 와중에 비행기도 있었나 보다. 에일랏에서 출발한 아르키아 항편이 나트바그에 무사히 착륙했단다. 승객들은 숨도 쉬기 힘들었을 듯.
간밤에도 칸 유니스에서 전투가 계속됐다. 놀랍게도 하마스는 오테프로 계속 로켓을 쏘아보냈다. 이슬람지하드가 IDF 군인들이 터널로 진입한 집 한 채를 폭발로 날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상전 이후 IDF 전사자는 104명이 됐다. 7명의 전사자를, 이름과 짧은 생의 묘사만으로 소개하는 데도 10분이 넘는다. 욕지기가 난다고 해야 하나, 뭔가 격렬한 심정이다. 이스라엘은 이 전쟁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한다. 그러시겠지. 이 전쟁을 길게 끄는 게 누군가에게는 정치 생명 연장 프로젝트라 해도.
이 와중에 시리아 걱정까지 해야 한다. 다마스커스 근처 이란과 헤즈볼라의 베이스에 IAF 공습이 이어지는데, 시리아 반군(수니파)이 이를 반긴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끼어 있는 형국이다. 레바논 내전 상황이 반복되는 일은 설마 없겠지.
카타르는 새로운 후드나, 하푸가, 잠깐 휴전을 다시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월 10일 도하 포럼은 인질 석방, 휴전 촉구와 더불어 미국의 안보리 비토를 비난하는 자리가 됐다. 카타르가 국제 무대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계시다. 어이가 없네~가 절로 나온다. 아랍 국가들을 위한 거대한 스피커가 되는 꿈을 실현하고 있나 보다.
어제 아르헨티나는 새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자비에르 밀레이 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신의 승리를 마카비 전투에 비유했다. 밀레이 대통령 정당 이름이 Freedom Advances란다ㅋ. 스페인 국왕,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젤렌스키가 참석했다. 전 브라질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로도 참석했다. 이게 무슨 다채로운 인물군인지.
밀레이 대통령이 (유대인인) 젤렌스키에게 하누키야를 주고 있다. 반대가 돼도 이상할 판에.ㅋ
어제 발표된 기사 중에, 키프러스에서 이스라엘 사람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모사드가 좌절시켰다는 내용이 있다. 전 세계에서 반유대주의가 들끓고, 반이스라엘 정서가 높아지는 만큼, 이스라엘 대상으로 한 테러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키프러스는 그 주요 무대가 될 모양이다. 터키조차 마음대로 갈 수 없는(에르도완 대통령 덕분에)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키프러스는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미국, 그리스, 프랑스, 키프러스, 영국, 독일, 조지아, UAE, 러시아, 태국 순이다.
오늘, 내일 비 예고다. 아직은 해가 비치는데 기온이 뚝 떨어진 게 느껴진다. 강풍에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길거리를 쓸고 왔다. 요즘은 이게 아침 운동이다.
12:00 쉐펠라와 구쉬단과 텔아비브에 공습 경보다. 오테프와 북쪽 국경을 제외하고 중부 지방에 로켓 발사는 오랜만이다. 10발을 쏘았단다. 어제 네탄야후 총리가 하마스에게 끝났다고 항복하라더니 아직 멀쩡하네. 홀론에 낙하 피해가 있는 모양이다. 주택가에 세워 놓은 차 몇 대가 구겨졌다. 45세 남성이 부상을 당했단다. 저 방향을 다시 시도하겠지. 66일쯤 되니까, 공습에 신경쓰다가 대피하거나 신경 안 쓰다가 급히 대피하거나 결과는 마찬가지 같다. 기분 주옥 같다. 하늘에는 전투기가 날고 있고, 계속 건물이 흔들린다. 가자에서 전투가 치열하다는 뉴스가 나온다.
15:30 북쪽 국경에 로켓이 8발 이상 날아왔단다. 그런데도 저기는 공식적으로 전쟁도 아니다.
어제 일어난 많은 일 가운데, 네탄야후 총리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도 있었다. 50분 이상 대화했단다. 그동안 주고받은 게 많은 사인데, 푸틴이 갑자기 이란과 손잡고 하마스 편에 서는 걸 비난할 자격이 있을 거다. 우크라이나가 그렇게 광광거리는데도 러시아 때문에 모르쇠했는데 말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테러를 거부하지만 가자 민간인의 비참한 상황을 지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단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이 민간인에게 그렇게 끔찍한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푸틴이 하니까 신선하다. 키예브 민간인은 안 불쌍한가? 그래도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러시아 시민의 귀국과 함께 이스라엘 인질의 석방에 협력할 계획이란다. 러시아 사람들이 가자 지구에서 뭘하고 있었던 건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천 명 넘는 러시아 시민이 대피했단다.
이스라엘 주요 대학들은 12월 31일로 개강 날짜를 확정했다. 예비군들이 다 돌아올 가능성은 없다. 헤즈볼라와 전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원래 개강일 10월 15일에서 늦춰진 거라, 두 학기 모두 11주밖에 안 된다.
하마스 전쟁 와중에 예루살렘은 한 달 내내 부동산 분쟁 중이다. 이번에는 아르메니아 쿼터다. 2021년 누르한 마누지안 아르메니아 총대주교가 서명한 토지 임대 계약이 애초 발표보다 훨씬 더 넓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임대에 포함됐다고 알려진 소의 정원(Cows' Garden) 지역은 고대 가축을 키우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현재는 아르메니아 교회의 신학교와 총대주교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쿼터 면적의 약 25%에 해당하는 11,500제곱미터가 넘는 면적이다. 이스라엘-호주 사업가 Danny Rothman이 소유한 Xana Capital 호텔이 계약 당사자다. 아르메니아 총대주교는 계약 조건을 정확히 모른다고 부인했고, 담당 신부인 Baret Yeretsian이 대신 계약서에 서명했는데, 문제의 인물은 성직을 박탈당하고 파사디나로 피신했다고 알려졌다. 다니 로트만은 이 부지에 고급 리조트 호텔을 건설할 계획이고, 두바이에 본사를 둔 원앤온리 호텔이 관리하게 된다고 밝혔다. 로트만은 이것이 계약일 뿐,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면서 예루살렘의 유대화와 상관 없는 비지니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1600년 역사를 가진 올드시티 아르메니아 공동체가 자기 수도원과 신학교를 왜 임대하겠나? 하지만 체결된 계약은 법적으로 유효하다. 총대주교관은 임대 계약 취소를 요구중이다. 어휴, 답답이. 이 분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텐데, 마침 전쟁중이라 아무도 여기 관심이 없다. 지난 10월 26일 로트만의 회사가 고용한 불도저가 나타나 Cows' Garden의 대형 주차장에서 벽을 허물었다. 아르메니아 주민들이 몸으로 막아서며 공사를 지연시키고 있다.
하마스는 어제 전 세계 파업을 요구했는데, 오늘 예루살렘 올드시티와 베들레헴, 헤브론 등에서 이에 동조해 문을 닫았다. 문을 열어도 장사가 안 되긴 하겠지만. 전 세계에 전면적인 파업을 요구했는데, 눈물 겨운 형제애는 하루 시위로 기분 낸 걸로 충분한지, 파업했다는 소식은 안 들린다.
지나가는 자동차들 보라고 하누키야를 켜준다. 보라색 불빛은 평등을 뜻한다. 이제 3일이 더 남았다. 그 안에 이 어둠이 물러가는 걸 볼 수 있을까. 하누카의 다섯째 날은 켜진 초의 숫자가 안 켜진 숫자를 초월하는 첫날이다 (힐렐파 방식). 그래서 어둠을 몰아내는 전환점이라고 본다. 열째 달 테벳 월이 시작되기 전날로, 한 달의 잘못을 정산하는 미니 욤키푸르이기도 하다. 하누카 8일 가운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가족 모임이 이날 특히 많다. 겔트, 하누카 용돈을 주는 것도 이날이다. 아슈케나짐 가정에서는 라트케 이브닝, 즉 기름 감자전을 먹는 날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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