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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 하마스 전쟁 65, 하누카 4

새벽에 눈이 떠지더니 그대로 뒤척이다 일어났다. 비행기 소리가 나더니 창문이 떨린 것이다. 폭탄이든 뭐든 지상에 떨어지고 난 진동이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생사를 오가는 것이다. 

 

모쩨이 샤밧, 텔아비브에서는 납치자들의 생환을 요구하는 집회가 있었다. 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지쳐 있는 가족들을 보았다. 전투 현장에서는 날마다 전사자가 쏟아져 나온다. 이 정도로는 전쟁의 참상이라고 할 수 없을까. 더 큰 절망, 더 큰 악몽에 비교해 그래도 낫다고 안위해야 하는 걸까.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날씨가 추워진다. 이제 외진 곳 호텔방에서 버티고 있던 사람들의 주택 재건 계획이 시작돼야 한다.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할까. 수십 만 명이 피난민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말이 실감이 안 났는데, 이들의 재배치는 이 나라 경제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키부츠는 이스라엘 건국과 전쟁의 역사를 관통하는 주요한 운동이다. 그들이 세운 국경의 정착촌들은 정규군이 도착할 때까지 적을 막아서는 최초의 저항선의 역할이었다. 오테프 가자의 키부츠들이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국경에 남을 수 있을까. 건축 일 하는 친구가, 이번이 주택 마련의 기회란다. 키부츠에서 살아보는 건 내 오랜 꿈이긴 했다. 이 바쁜 와중에 키부츠 공부를 하고 있다. 그나마 나와 통할 만한 곳은 어딘가 하고. 

 

로미의 할머니 드보라는 87세다. 매일 밤,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고위 공무원의 집을 찾아가 시위를 한다. IDF가 하마스를 무너뜨리기 전에 인질들이 모두 죽을 수도 있다고 호소하는 것이다. 첫날은 리쿠드의 국회의장 오하드의 집, 그 다음이 국방부장관, 그 다음이 베니 간츠의 집이었다. 군사 지휘권을 갖고 있는 이들은 군사적 압박만이 하마스를 인질 협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것도 맞는 말이니 답답하다. 하지만 신와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하마스가 인질들을 풀어줄 이유가 있을까. 홀로 갇혀 있는 이들이 절망 속에 어떤 상태일지 생각하면, 숨이 막히는 것 같다. 모르는 사람도 방송으로만 봐도 이런데, 가족들 심정이 어떨까. 단지 137명 인질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 가족까지 수백 명의 남은 삶이 달려 있는 문제다. 금요일 IDF가 칸 유니스에서 기습 공격을 해서 인질 생환 작전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아마 간발의 차이였을 것이다.

 

오늘부터 3일 동안 이집트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진행된다. 후보는 시시와 그 외 다수다. 

 

시시는 2013년 국방부 장관으로서 쿠데타를 일으켰고 1년 후 2014년 중반에 대통령으로 당선, 2018년 4년 임기로 재선됐다. 유력한 후보자 대부분을 추방하거나 체포하고, 그나마 대통령 선거가 인기투표가 되지 않도록 다른 후보 한 명을 억지로 세워두고 치러진 선거였다. 2019년 헌법 개정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켜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렸다. 그래서 이번에 당선되면 세 번째 6년 임기다. 이집트는 선거 기간 내내 대대적인 단속이 진행됐다. 수천 명의 정부 비판자들이 투옥됐는데, 주로 이슬람주의자와 무바라크를 무너뜨린 2011년 봉기의 배후 인물들이 쓸려나갔다. 가자 지구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거기 신경 쓸 겨를도 없었을 것이다. 경제를 이 정도로 말아먹은 대통령은 보통 당선이 안 되는 게 맞는 거지만, 시시 대통령은 무난하게 삼선을 차지할 전망이다. 시시 대통령 이외 후보는 대략 3명인데 50% 이상의 득표율을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는 1월 8~10일로 예정돼 있다.

 

러시아 푸틴도 2024년 선거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2036년까지 집권이 가능하다. 1999년에 정권을 잡았으니 이게 몇 년인지. 나참. 산수도 안 된다. 

 

펜유니의 리즈 맥길 총장과 Board of trustees 의장이 사임했다. 끝내 사과는 안 할 모양이다. 집중을 못 했단다. 유대인을 죽이라는 말과 폭력이 컨텍스트에 따라 다르다는 걸, 말실수 정도라고 생각하나 보다. 

 

번스타인의 영화 마에스트로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개봉했다. 쿠퍼가 오스카를 탈 가능성이 크단다. 오스카용 영화로 더할 나위 없는 소재긴 하다. 마에스트로가 아니었으면 오펜하이머가 거의 확실했을 텐데. 이 와중에 오스카 같은 데 관심도 없지만, 두 경쟁작이 유대인이라는 게 재미나다. 넷플릭스에서 12월 20일 개봉이다.  

 

 

주이스라엘 신임 미국 대사 잭 로의 공식 행사는 코텔에서 하누카에 불 붙이는 것이었다. 남자들만 모여서 참. 일단 하누카 축하! 코텔 랍비 슈무엘 라비노비치, 보건부장관 우리엘 보소, 마겐다비드아돔(적십자의 이스라엘 버전) 회장 이츠하크 로이제르와 함께 했다. 날마다 이스라엘 사회에 헌신한 인사들을 초청해 기념한다. 하누키야가 예쁜 디자인이 참 많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