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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하마스 전쟁 67, 하누카 6

네탄야후 총리는 또 입방정으로 여론을 뒤흔들었다. 10월 7일 하마스 테러를 오슬로 협정 이후 사망자에 비유한 것이다. 책임 떠넘기려고 부단히 머리 굴리고 있으니. 좌우의 분열은 이스라엘의 본질이지만, 그 분열을 이용해 정권 유지에 이토록 성공한 사람은 처음이다. 정치학에서 흥미로운 연구 주제다.   

 

이스라엘이 가자 민간인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협조하기 위해 케렘 샬롬 국경을 열기로 했다. 이집트 국경 라파의 좋지 않은 도로 사정 때문에 지원품을 실은 트럭들이 며칠이고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양자의 대립인 만큼, 가자 민간인의 사정을 고려하는 일은, 거기 인질로 잡혀 있는 이스라엘의 심정을 무시하는 일이고, 그래서 반발이 적지 않다. 일주일 넘게 군사작전으로 밀어부쳤으니, 이제 다시 휴전을 고려해야 할 때다. 이스라엘 인질들은 이미 한계 상황을 넘었을 거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에게 마약을 주입해 왔단다. 진정 효과를 위한 신경계 약물이란다. 청소년들을 통제하기 위해 해리성 마취제를 먹인 이들이, 건장한 남성들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 이스라엘 의료계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전 인구의 5%, 약 40만 명이 PTSD를 겪게 될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의료계가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인질로 끌려가지 않았지만 음악 축제에서 살아난 사람들도 멀쩡한 상태가 아니다. 대부분 나무 밑이나 덤불 속에서 몇 시간 동안 몸을 숨기며 주변 사람들이 희생되는 걸 직접 보거나 들었다.

 

You don’t have to be a Jew to be a Zionist. I am a Zionist. 바이든 대통령이 어제 백악관에서 하누카 행사를 주관했다. 뉴욕 센트럴 시나고그의 수석 랍비 안젤라 북달도 초대되어, 바이든 대통령이 유대 민족의 신뢰할 수 있고 진정한 친구라고 치하했다. 하버드와 MIT는 자기들 총장을 지키기 위한 서명안을 공개했다. 현재의 비난을 엘리트 대학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공화당의 시도로 보고, 표현의 자유와 대학 행정의 독립 없이는 고등 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총장들을 옹호하는 것보다는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학교를 보호하려는 시도라 할 만하다. 학교들이 스스로 문제제기하고 정화할 수준이 아니지 않나. 

 

 

Post-War에 대한 동상이몽이 완연하다. PA는 EU에 의지해야 할 거다. 스페인과 벨기에에 마크롱을 얹으면 충분할까. 이스라엘은 걸프 국가가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MBS는 무슨 생각일까. 그나저나 아부다비의 대통령궁 카스르 알와탄은 대중 공개되고 나서 현재 아부다비 최고의 관광 명소라고 한다. 전에 알던 그 나라가 아니다. 

 

연신 창문이 떨린다. 비행기가 날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저공비행을 하시라. 지나가는 걸 알기라도 하게. 가자 남부 라파에 공격이 집중되고 있다. 인질들이 잡혀 있을 것 같은 장소이기도 하다.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시작했다. 일단 국제 사회의 압력이 있으니 외교적 수단을 통해 국경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프랑스 등의 중재로 유엔 안보리 결의안 1701호 집행을 촉구한 것이다. 2006년 제2차 레바논 전쟁을 종식시킨 결의안으로, 이스라엘-레바논 국경과 리타니 강 사이 지역에서 레바논 군대와 UNIFIL을 제외한 어떤 군사조직도 활동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헤즈볼라는 그곳에 자리잡고 20년 동안 무기를 축적해 온 것이다. 현재 레바논 북부선 주변에는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공격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매일같이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면전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건 관점에 따라 다른 거다. 이미 국경 주변 7km 인근에서 이스라엘 민간인은 피난한 상태다. 만약 가자 지구에 이어 레바논 국경으로 전선이 이어진다면, 어휴, 2024년은 건너뛰고 2025년의 삶을 기약해야 할 거다. 

 

 

후티 반군이 갤러시 리더 호를 납치할 때 촬영한 사진이다. 덕분에 지리와 국기 공부하고 있다. 후티 헬기에 예멘과 팔레스타인 국기가 이어붙어 있다. 수니의 본진이라 예멘 국기에는 파티마 왕조의 녹색도 없는데 후티 반군이 시아파 이란과 손잡은 것이다. 근본 없는 분들. 예멘은 무슨 봉변인가. 아랍 형성사에서 꽤 높은 지분을 가지고도 해적의 오명을 뒤집어쓰더니, 이제 이란의 지지를 받는 대리 청부업자가 됐다. 아덴 만에서 홍해로 들어가는 입구가 밥 알만답 만이다. 만답, 애곡하는 자들의 문이란 뜻이다. 왜, 이곳에 들어섰다가 다 죽으니까. 수에즈 운하를 오가는 노르웨이 유조선 스트린다 호가 어제 여기에서 공격을 받아 미 항공모함 메이슨호가 출동했다. 크루즈 미사일 종류가 항공용과 선박용이 따로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저 많은 무기들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성능 실험에 감격할 테지. 후티 반군이 사우디와 휴전한 이후 지지율이 떨어져서 고심이라더니, 이렇게 해서 다시 일어날 작정인가 보다. MBS는 이래저래 심기가 불편하겠구나. 

 

스릴러 소설은 내 독서 목록에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사진 때문에 달라졌다. 11월 3일 전사한 길라드 니짠의 생전 사진이다. 휴식중인지 동료들은 눕거나 서 있고 니짠은 독서를 하고 있다. 그의 누나는 이 사진을 받고 죽은 동생이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페북에 올렸다. 독서광들이 금세 The Enigma of Room 622의 히브리어 번역본 התעלומה של חדר 622라는 걸 알려줬다. 서점에 갔더니 같은 책을 찾는 사람들이 많단다. 제네바 출신 조엘 디케르는 모국어가 불어다. 원작은 2020년 발표됐는데 한국어본은 "622호실의 수수께끼"다. 제목이 별로다. 귀신같은 문학동네가 조엘 디케르를 일찌감치 발굴하긴 했지만 한국에서는 큰 인기가 없을 거다.  

 

13:20 악코 등지에 공습 경보다. 특이한 일인데, 아이언돔으로 인한 경보였단다. 

 

언제부터 비가 온 거지. 소리가 두두둑 나더니 이내 홍수가 난다. 집 앞 도로가 걱정이다. 누가 들여다보고 있을지. 빗속에 전투기는 계속 날고 있다. 총인지 천둥인지 하늘과 땅이 모두 울고 있는 것 같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국제사회의 이스라엘 지원을 매우 어렵게 만든 강경 정부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판단으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무차별 폭격”으로 전 세계의 지지를 잃고 있다. 베니 간츠가 전쟁 내각에 들어갔는데, 왜 오쯔마 예후디트가 정부에 남아서 정부 결정에 영향력을 유지하는지 나도 궁금하다. 바이든의 강경 발언은 네탄야후가 PA에 대한 거부 의사를 높인 데 대한 반응일 것이다. 

20:20 시리아 쪽에서 3발의 로켓을 발사했단다. 이스라엘 영토에 당도하지는 못했단다. 거리를 계측하기 위한 것일 수도.

20:30 10월 7일 하마스에 납치 사망한 이스라엘 인질과 IDF 군인 두 구의 시신이 돌아왔다. 시신이나마 볼 수 있어 다행일까. 이 시신을 구하는 작전 중에 IDF 군인 2명이 전사했다는 게 밝혀졌다. 그 중 한 명이 갈 아이젠코트였다. 두 구의 시신은 DNA 분석을 통해 신분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