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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7 하마스 전쟁 62, 하누카 1일

2024년 국가 예산을 전쟁 자금 대신 연정 유지에 쏟아붓기로 가결한 날, 야리브 레빈과 벤그비르가 킬킬거리고 있다. IDF 전투병을 둔 가족들이 식욕도 잃고 전선의 소식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 시간, 수많은 군인들이 화염 속에서 어쩌면 마지막 숨을 쉬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 순간에. 60일 넘게 비탄에 잠겨 있는 이스라엘의 현실을 조롱하는 것 같다.      

 

몸살이 났지만 오늘 밤부터 하누카라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있다. 약을 털어넣어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옆자리 젊은이가 로토 번호를 보고 있다. 저런, 벌써 도박에 빠지면 안 되는데. 가만 보니 번호를 써넣는 게 아니라, 발표된 번호를 보면서 뭘 끄적이고 있다. 버스에서 옆사람이 말 거는 거 싫은데. 저기요, 그거 뭐 하는 거예요, 내리기 10분 전에 물어봤다. 수학자란다. 어머, 그럼 다음주 로토 번호를 알까요? 그건 아니고, 심심해서 로토 알고리즘을 파악해 보려고 했단다. 이 젊은이 참, 친하게 지내고 싶네.  

 

 

수학자들이 로토의 알고리즘을 파악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스테판 만델의 예가 있다. 올해 83세, 14번이나 로토에 당첨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인물이다. 21년 도피 생활 끝에 오늘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홀로코스트 생존자로, 이스라엘에 이민해서 가족을 이루었지만 이내 호주로 다시 이민했다. 24세 때 루마니아에서 처음 로토에 당선된 이래, 호주에서 엄청난 잭팟을 터트리면서 1996년 동료들과 Moon-Dragon이라는 사업을 시작했다. 영연방과 미국 등 다양한 로토 시스템의 알고리즘을 생성하는 사업으로 투자자들을 모았고, 남태평양의 섬나라 바누아투에서 땅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대가로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재정 지원을 받아냈단다. 2000년대 이스라엘로 돌아왔지만 이스라엘 증권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기소되자 보석금을 내고 나와 아내와 아이들을 남겨둔 채 2002년 런던으로 도피했다. 2004년 증권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0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 검찰이 사회 봉사로 감형해 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끝내 도망자가 됐다. 도망자의 신분으로는 항소를 할 수 없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때 이스라엘로 돌아오려고 했다는데, 아내가 런던에서 구금돼 도착이 연기됐다. 수년 동안 태평양의 나우루 섬에 거주했다나 보다. 경치는 좋았겠다. 만델은 자신의 무혐의를 뒷받침할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고 재심 요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로토 세계의 이 유명한 스토리가 유대인 수학자였다. 

 

로토 생각 많이 나는 경제 위기다. 이스라엘 장관들이 웃고 자빠졌는데 내가 걱정할 이유는 없겠지.  

 

 

이 비현실적인 사진은 오늘 오후 가자의 한 대학 건물이 폭발되는 장면이다. IDF 군인들이 하누카 노래를 부르고 있다. 가자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이스라엘 미디어는 침묵을 선택했다. 달리 뭘 할 수 있겠나. 그래도 이에 대한 대중의 논의없이 전쟁 이후의 가자 문제가 매듭지어질 수 있을까. 이스라엘 사람들 중 60%가 가자에 더 강력한 화력을 쏟아야 한다고 믿는다. 가자가 얼마나 무너졌는지 보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미 해리스 부통령의 안보 보좌관 필립 고든이 라말라를 방문 중이다. 가자 통치를 대리할 PA의 강력한 개혁을 요구했다나 보다. 여지껏 미루고 있는 선거 일정도 재개하라고 압력을 넣었나 보다. 아부마젠은 그건 팔레스타인의 내부 문제이니 상관 말란다. 답이 없다니까.

 

오늘도 가자의 자발리야와 세자이야 등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고, 당연히 많은 IDF 군인들이 전사했다. 그중에 지난 참모총장이자 현 전쟁 내각의 일원인 가디 아이젠코트의 아들도 있었다. 메딕이었다. 

 

 

BBC는 이번에 훅 간 이미지를 어떻게 추스릴지 참, 기대가 크다. 마리얌 모쉬리가 생방송 중에 카메라를 향해 가운뎃 손가락을 들어올려 논란이 됐다. 손가락으로 카운트다운을 했는데 1에 도달했을 때 농담으로 바꾸었다나 뭐래나. 

 

북쪽에서는 네 번째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 사과 과수원에서 일하던 54세 농부다. 하이파로 피난갔다가 수확을 더 미룰 수 없어 최근에 돌아왔다고 한다. 이스라엘 총리, 국방부 장관, 군 참모총장이 북쪽 국경을 시찰하는 동안, 헤즈볼라가 안티탱크 미사일을 쏟아부은 결과다. IDF는 전투 헬리콥터를 보내 응수했다. 헤즈볼라는 오늘 아침 3명이 사망해 전쟁 개시 후 93명이 죽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가 전면전을 시작하면 베이루트를 칸 유니스로 만들겠다고 진지하게 협박했다. 국방부 장관은 북쪽 국경을 리타니 강 위로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가능할 것 같지 않지만, 그렇게 못 하면 북경 국경 지역은 희망이 없는 게 사실이다.  

 

하누카의 첫 밤 슈마쉬와 첫째 초를 켠다. 비바스 형제를 생각하며 붉은 초를 골랐다. 138명의 인질들을 위해 초를 켜는 가정들이 많을 것이다. 어둠을 몰아낸 빛의 기적을 빌기 때문이다.   

 

며칠 전 터키의 에르도완이, 만약 터키 영토 내에서 이스라엘 하마스 요원을 손대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왜 그러나 했더니, 오늘 마아디 하니예, 이스마일 하니예 아들이 카타르 도하의 그 유명한 그랜드 바자르에서 만 달러 이상의 여성용 금 보석을 사갔다는 게 이스라엘 방송에 나온다. 소름, 카타르에 있는 하니예 아들의 거취가 이렇게 쉽게 파악된다고? 그랜드 바자르는 마아디 하니예가 누군지 모르는지 족족 답도 잘해준다. VIP 신변보호 좀 배우셔야겠네. 하마스 수장이 전용기 타고 다니고 오성급 호텔에서 묵는데, 그 아들이 하루 만 달러 여성 보석 구입하는  게 이상할 리 있나. 그러고 살려고 어려운 직책도 맡는 거겠지. 다만 오늘도 가자에서는 먹을 게 없는 사람들이 유엔 난민구호기구의 창고를 습격했다. 잠깐, 구호물품이 부족하다고 난리를 치던 유엔기구는 왜 물품을 빼돌려 자기 창고에 숨겨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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