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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하마스 전쟁 60일

IDF 군인 5명이 더해져, 지상전 이후 전사자 숫자는 80이 되었다. 

 

전 세계가 벌집 쑤신 듯 들고 일어나 이스라엘에 경고하고 있지만, IDF는 서두름도 없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목표는 하마스가 은신하고 있는 터널 봉쇄다. 공습만으로 한계가 있어 바닷물을 끌어와 침수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인질들에 대한 우려도 있고, 터널 속 위험 물질들이 대수층과 만나 오염이 되고 그 결과 토양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무한정 땅 파서 거기 폭발물을 쌓아놓는 것 만할까. 2015년 이집트가 국경 지역의 밀수 터널들을 이 방식으로 제거했었다. 

 

공군기가 쉴새없이 날고 있다. 수많은 지역이 공습으로 폭파되고 있다. 민간인이 희생되지 않기를 바라는 게 더 이상하다. IDF는 사망자 숫자가 대략 15000이고 그중 5000을 하마스 요원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1년 간 민간인 희생자가 20만 명이었다. 저 전쟁을 겪고 가자 사람들이 테러가 아닌 다른 대안을 발견할 수 있을까. 신랄해지려고 한다. 

 

이스라엘안전보장회의(NSC)가 여행 경고를 업데이트했다. 가지 말라는 나라가 너무 많다. 영국, 프랑스, 독일, 아르헨티나, 브라질, 호주, 러시아에서는 유대인 상징을 드러내지 말라고 권고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에리트레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은 불필요한 여행은 연기할 것을 권고한다. 현 시점에서 불필요한 여행은 재고하란다. 가자만 갇힌 게 아니었다. 

 

히브리성경에서 예멘이란 나라는 에서의 자손이다. 예멘에서 드단(알 울라)까지가 파괴되리라는 예언이 나온다. 마침 유대교 파라샤는 지난 샤밧 오바댜서를 읽었다. 예멘에 대한 의미심장한 경고를 배경으로 후티 반군과 미군의 홍해 전투를 읽는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나라는 참, 평화로운 거다.  

 

06:50 전투를 시작하나 보다. 오테프 공습 경보다. 

08:00 오테프 공습이다.

09:50 오테프 공습이다.

11:20 오테프 공습이다.

12:20 오테프 공습이다. 

14:00 오테프 전 방향과 아슈켈론 공습이다. 아슈켈론 빌딩이 직격탄을 맞았단다. 다행히 가족들은 쉘터로 이동했고 그 옆 방이 완전히 부서졌다. 파편에 맞은 부상자도 몇 명 있다. 

14:15 오테프 공습이다. 

 

날마다 장례식이 진행된다. 군대는 체계적인 조직이므로 장례식을 엄수하는 데 필요한 인력들이 칼같이 움직인다. 너무 흔한 죽음 앞에서 감정이 고장난 것 같다. 뭘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평온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약을 먹였단다. Clonazepam이란 이름의 약인데, 이스라엘에서는 Clonex, Klonopin, 상품명은 Rivotril로 판매된다. 불안 장애, 발작, 양극성 조증, 초조 및 강박 장애를 예방하는 데 사용되는 약이다.

 

이스라엘 언론은 10월 7일 가자 국경에 왜 IDF 병력이 없었는지 끈질기게 추적중이다. 명절 기간에 국경에 군대가 없다는 건 조금도 상식적이지 않다. 이틀 전에 중대 두 개가 웨스트뱅크 후와라로 이동했단다. 결국 우파 정착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키부츠를 버렸다는 결론이다. 물론 가자의 하마스가 장기전으로 이어질 분쟁을 일으킬 리 없다는 어리석은 믿음 때문이다. 정보부가 제출한 수많은 보고서가 반대를 이야기했는데요. IDF의 뻣뻣한 전문가들 몰아내고 자기 입맛대로 길들여온 정치꾼들이 책임을 질까. 

 

15:20 엄청난 폭발음 때문에 일어났다. 구쉬 단과 텔아비브를 시작으로 쉐펠라까지 이 나라 중부 지역 대부분에 공습이다. 텔아비브 북부 부촌 마을에 로켓이 떨어졌다. 

15:25 북쪽 국경으로도 공습이다.  

 

16:00 미 국무부 대변인 밀러가 하마스가 인질로 잡혀 있는 나머지 여성을 넘겨주지 않는 이유는, 그들이 인질로 잡혀 있는 동안 겪은 일이 밖으로 누설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고위 관리도 "우리는 그들이 왜 여성들을 돌려주지 않는지 알고 있으며, 그들도 우리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여성 10명을 추가로 석방하기 전까지 전투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마스가 여기 응할 의향이 있을 때 나머지 납치자를 위해 협상하겠단다. 납치자 가족 전체와 네탄야후 총리가 만나고 있다. all for all을 요구하는 가족들에게 총리는 모두의 생환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제 UN에서 리노르 아바르길이 연설했다. 1998년 18살에 미스월드가 되기 몇 달 전 로마에서 이스라엘 모델 에이전트에게 강간당했다. 강간범이 리노르를 죽이려고 했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안심시키고 도망쳐나와 바로 로마 경찰로 달려가 신고했다. 강간이 문화인 이탈리아는 그런 문제로 남자를 체포하지 않았다. 미스월드가 되어 엄청난 명성을 거머쥐었지만 이스라엘로 돌아와 바로 신고했고, 결국 강간범을 체포해 징역 16년을 받게 하는 데 성공했다. 그후 강간범이 가석방을 요구할 때 다시 이 문제를 제기해 형기를 모두 채우게 했다. 리노르는 종교인이 되었고 모델 일이나 성범죄 반대 활동을 중단하고 로스쿨에 들어갔다. 43세가 된 리노르는 강하고 당당했다. 피해자 소녀들은 자라서 추잡한 강간범을 법의 심판대 위에 세울 만큼 강해진 것이다. 그와 별개로 리노르는 국제 여성단체를 격하게 비난했다. 자신을 성범죄 반대 운동의 상징으로 이용하고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사람들을 컨퍼런스로 끌어들이면서, 이제 성범죄를 당한 자신의 자매들에게 증거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다. 여성이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할 때 그걸 믿는 대신 증거를 요구하는 것은 그 여성의 입을 틀어막는 매우 클래식한 방법이라는 걸 임상을 통해 잘 알면서도. 이스라엘 UN대사는 UN Women을 너무 적나라하게 비판해서 중국인 의장에게 respect하라는 주의까지 받았다. 팔레스타인을 어디서 어디까지 프리하게 만들어야 한다던 수많은 여성들, 특히 아랍계 여성들은 무엇을 지지하고 있는지 부끄러워해야 한다. 남자들은 뭐라 하거나 말거나.

 

지난주 유대교 파라샤는 바이슐라흐 창세기 32-36장이었다. 디나의 강간 사건이 들어 있다. 홀로코스트 이후 이스라엘 여성들이 가장 잔인한 폭력에 희생자가 되었다. 그 첨예한 쟁점을 두고 충돌하는 시기, 전 세계 유대인이 야곱의 딸 디나가 당한 일을 토라로 읽고 있는 것이다. 거기 어디 디나의 목소리가 있나. 텐 베카흐, 주고 받다라는 표현이 9번이나 나온다. 디나는 물건처럼 여기서 저기로 주어진다. 비겁한 아버지와 미쳐날뛰는 오빠들과 자신을 성 노리개로 여기는 이방 남자 사이에서 디나는 끝내 입을 다문다. 이 스토리에서 주인공은 디나의 아버지 야곱이기 때문이다. 할례는 방종한 성관계를 위한 도구가 아닌 그 유혹을 좌절시키기 위한 계략으로서, 가나안 땅을 차지하는 방법이 동화가 아닌 초월적인 말씀을 통해서임을 일깨우는 것이다. 다행히 본문의 저자가 이 사건에 비판적이라는 단서는 여러 군데 있다. 일단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 사람들을 '속인다במרמה'고 못박는다. 그들의 아버지가 외할아버지를 속여먹던 것과 같은 단어다. 야곱의 아들들이 세겜 여성을 포함해 재산을 '노략בזז'하는 것도 비판한다. 가나안 여성은 강력한 종교적 오염원이 아닌가? 에스더는 수산 성에서 정당방위로 사람들을 살해하면서도 재산은 손대지 않았다고 기록한다. 비열한 범죄로 얻은 막대한 이익을 저자는 눈감지 않았다. 이어서 일어나는 사건, 바로 야곱의 집에서 일어나는 성적인 부정함이다. 큰아들이 아버지의 아내와 동침한다. 여전히 질문은 남아 있다. 여호와께서 디나를 어떻게 회복시켜 주셨는지 우리는 알 도리가 없다. 왜 알 수 없어야 하나. 

 

17:10 북쪽 국경에 대규모 공습 경보다. 크파르 블룸에서 농구 선수가 열리는 도중에 모두 도피했다나 보다.   

18:00 오테프에서 아슈켈론을 거쳐 아슈돗까지 공습 경보다. 아슈돗에서 축구경기가 시작되고 있었는데, 심판부터 선수들까지 일제히 이동식 쉘터로 피했다.

 

벌써 곳곳마다 수프가니오트가 가득하다. 7일 목요일 밤이 하누카 첫째 날이다. 어둠을 밝히는 빛의 축제이다. 기적과 감사의 계절, 나사렛이나 베들레헴은 크리스마스 점등식도 예정돼 있다. 세상 쓸쓸한 시즌이 될 것 같다. 

 

확실히 파란색이 식욕을 떨어뜨린다. 7일 동안 이집 저집 더 많이 방문하기 위해 일정을 짜곤 했는데. 올해는 다 통폐합이다. 도넛은 몰라도 레비봇, 감자전은 만들어볼까 하는데. 

 

 

 

이스라엘 하누카 음식

올해 하누카는 12월 19일부터 8일간이다. 아직 6주나 남았지만 수퍼에는 벌써 수프가니야 도넛이 등장했다. 이스라엘도 겨울은 춥다. 영하 수준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보다가 부실한 대비로 감기

jy4kids.tistory.com

 

비가 쏟아진다. 야영하는 사람들, 운전하는 사람들, 돌아갈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혹한 밤이다. 오늘 하루 전투로 IDF 전사 세 명이 또 전사했다. 인질들 중에 풀려난 사람들이 전쟁 내각과 미팅에서 증언했다. 듣기 힘들 정도로 참혹하다. 

 

이스라엘에서 원고 읽는 정치인 처음 봤다. 그게 네탄야후 총리라는 것도 충격이다.  

 

21:15 네탄야후, 갈란트, 간츠가 또 기자회견을 한다. 예산안은 통과됐고 연정은 무사하다. 레토릭이 이어진다. 네탄야후 총리는 납치자 가족들의 절규를 듣고도 그다지 느낀 바가 없는 모양이다. 남탓만 한다. 아무도 이스라엘 편에 서지 않는다니 안됐다. 더 무서운 사실은 이스라엘 사람조차 이제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00명이 넘는 인질들이 터널 속에 있는데, 그 터널을 바닷물로 침수시키겠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이나.

이스라엘 외무부장관은 유네스코 특별 부조정관 린 헤이스팅스의 비자 연장을 거부했다. 편향된 행동 때문이란다. 헤이스팅스는 2주 안에 이스라엘 영토를 떠나야 하고, 다시는 그 업무를 위해 입국할 수 없다. 외교가 왜 이렇게 극단적인가.

난세는 대개 영웅을 만드는데, 왜냐하면 오로지 해결만을 기다리는 갈등들이 증폭되기 때문이다. 적당한 힘과 능력이 있는 사람은, 그 갈등을 풀 수 있다. 그게 그 역할이니까. 어지간하면 풀리게 돼 있다. 이미 다 터졌고 풀기만 남았으니까. 그런데 60일이 지나도록 누구 하나, 이 나라를 제 방향으로 끌어간다는 신뢰를 주지 않는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권하고 싶다. 정치를 너무 더럽게 여기지 말고 좋은 사람들이 정치에도 좀 뛰어들어 바꿔보라고. 우리나라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와, 상상도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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