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네.
요즘은 이 표현이 온 세상에 시비 터는 용도로 사용되나 본데, 정말 재밌다.
5월 20일 뉴욕 맨하튼 형사법원. 검사의 기소 내용이 희한하게 외설적이다. 2016년 트럼프가 포르노 스타에게 입막음용 돈(hush money) 15만 불을 지불한 건이다. 증인이 한때 이 집안 해결사였던 마이클 코헨이다ㅋㅋ. 트럼프의 변호사 토드 블랑쉬는 코헨의 개차반 행각을 증명해 증언을 허물려고 안간힘을 썼다. 중간에 등판한 로버트 코스텔로한테 후안 머천 판사가 열받아서 언론과 방청객을 모두 내보내기까지 했다. 역시 미국 재판만큼 재밌는 게 없다.
본인 근황이 요즘 이런데, 7-80년대 뉴욕 부동산을 주름잡던 야심찬 트럼프를 조명하는 전기 영화가 나왔다. 제목 The Apprentice. 감독은 알 압바시 이란 출신인데, 대본은 가브리엘 셰어만-유대인이 썼고, 트럼프 역은 루마니아 출신 세바스천 스탠이 했다. 영화가 묘사하는 트럼프의 미묘한 초상은 대략 강간, 발기부전, 대머리 공포, 그리고 배신 등으로 요약된단다. 요즘 전기 영화의 유행처럼, 영화 시작 부분에 모든 건 허구라는 핑계를 박고 시종일관 거친 상상력을 발휘하나 보다. 제레미 스트롱이 트럼프를 도제 훈련시킨 멘토 로이 콘 역할이다. 배운 쓰레기를 제대로 보여준 모양이다. 두 배우 모두 평가가 쟁쟁하다.
건축가 출신의 이란 감독 압바시는 자신의 작품이 "역사 영화의 펑크 록 버전"이라면서 세부 사항이라거나 옳고 그름에 대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무렴, 성급하지 않게 찬찬히들 5개월 정도 생각하자고. 런던 타임스는 "트럼프에 대해 동정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영화는 올해 칸느 영화제 대상을 노리고 있다. 심사위원단을 이끄는 그레타 거윅은 "열린 마음으로 영화를 평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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