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츠하크 라빈 썸네일형 리스트형 오슬로 협정 30주년 1993년 9월 13일 백악관, 구름 한 점 없는 눈부신 하늘 아래, 어색한 이스라엘 총리와 해맑은 팔레스타인 지도자가 악수를 나누었고, 미국 대통령은 자애로운 부모 같은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이 장면을 실황으로 지켜본 느낌이 든다. 그때의 충격과 우려와 흥분이 생생히 그려지니까. 하지만 1993년 개인사를 돌아보면 이 장면을 생중계로 보았을 가능성은 없다. 일단 우리나라 방송부터 다 녹화였을 거다. 철썩같이 믿고 있는 기억의 정확함이란 이렇게 헛된 착각이다. 이날 서명된 첫 번째 오슬로 협정은 이스라엘과 PLO 간의 최종 지위 협상으로 이어질 임시 틀이었다. 그 앞에 놓인 험준한 도전은 엄연했지만 이제 이-팔 평화 과정은 되돌릴 수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었을 것이다. 그날로부터.. 더보기 라헬의 무덤과 헤슈반 월 유대력의 여덟 번째 달 헤슈반은 마르 헤슈반이라고도 한다. 히브리력은 바벨론력에서 도입되었다. 마르는 아카드어로 월月을 뜻한다. 여덟 번째 마르의 이름이 헤슈반인데 다시 헤슈반 월이라고 덧붙인 것이다. 다른 달은 이렇지 않은데 유독 헤슈반 월만 그렇다. '마르'가 히브리어로 쓰디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 아닐까. 티슈레이 월의 흥겨움을 보내고 나면 에레츠이스라엘은 겨울 준비를 시작한다. 비가 오고 날씨가 추워지고 무엇보다 휴가 없는 지루하고 지치는 일상이 지속된다. 환절기라 꼭 감기도 한번 앓아야 한다. 헤슈반이 쓰디쓰다. 마르 헤슈반이다. 헤슈반에는 두 번의 유명한 기일이 있다. 열한 번째 날이 야곱의 아내 라헬의 기일이다 (올해는 11월 5일이다). 기원전 18-17세기에 날짜를 헤아리긴 했을까. 무슨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