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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1101 이스라엘 선거

 

 

 

ישראל בוחרת בפעם החמישית: "מקווים שהפעם תהיה הכרעה"

הנשיא הרצוג הצביע בירושלים, וקרא לציבור: "זו זכות עצומה, אנחנו צריכים להיות אסירי תודה". בבית שמש ניסו חרדים קיצוניים לשבש את ההצבעה, מנכ"לית 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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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부터 휴일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흐뭇했다. 모처럼 너무 소중한 휴일이다. 이날 하루 도시간 버스와 기차가 공짜다. 투표하러 잘 다녀오시라는 정부의 사려깊은 배려다. 전체 9백만 명의 영토도 작은 나라라, 부재자 투표는 없다. 투표하려고 본가 다녀오는 데 한두 시간밖에 안 걸린다. 최북단 도시 느하리야까지 기차 타고 오가며 책만 읽어도 보람찬 하루가 될 것이다. 

 

하레딤 정당 샤스의 아리에 데리는 선거 날 아침, 2014년 사망한 미즈라힘 하레딤의 영적 지도자 오바댜 요세프의 무덤을 찾았다. 죽은 랍비는 여전히 이스라엘의 산 정치에 불려 올라온다.

 

유대인인 게 자랑스럽다는 해시태그. 오른쪽이 오바댜 요세프 랍비(ז"ל), 왼쪽이 샤스의 새로운 영적 지도자 샬롬 코헨이다.

 

이분은 또 왜 이러시나. 현 임시 총리 야일 라피드는 자기 아버지 토미 라피드의 무덤을 찾았다. 텔아비브 키리얏 샤울 묘지이다. 토미 라피드는 반종교 세속 정치인으로 하레딤의 공공의 원수였다. 야일 라피드 역시 비슷한 계보를 잇기 때문에 역시나 하레딤 사이에서 사르탄(cancer, 우리말 암덩어리다)이라 불린다. 선거날 아침, 양극에 있는 종교인과 세속인이 똑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우연일까. 

 

이스라엘 투표소 광경이다. 신분 확인하고 저런 판넬 뒤로 가서 저 중에 자기가 원하는 정당의 별칭을 고른다. 정당 이름이 너무 기니까 그 별칭, 약칭이 크게 써 있다. 그 아래 작은 글씨로 정당과 지도자의 풀네임이 있다. 가장 처음에 있는 알렙으로 시작하는 에메트(진리)가 전통의 노동당 표시이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정당이야 익숙하지만 그 외에는 듣도보도 못한 신생 정당 대방출이다. 이름을 잘 확인해야 한다. 그래도 올해는 적은 편이다. 44개 정당이 등록했는데 저 중에 최저득표율 3.25%를 통과할 정당은 대략 10개 정도이다. 

 

부정선거 시비는 언제나 있다. 하레딤 지역은 선거인 명단 관리가 잘 안 되기 때문이다. 작년에 돌아가신 너희 아버지는 누구를 찍으셨니, 뭐 이런 농담도 있다. 농담은 농담이고, 과연 그게 공명 선거를 위협할 정도인지는 나 역시 알 수 없다. 이스라엘 선거에서 특이사항은 여론조사나 출구조사가 전혀 안 맞다는 점이다. 투표자들이 자기 투표 결과를 조직적으로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면 불가능한 전혀 동떨어진 결과가 나온다. 맞다. 상대 진영이 일단 좋아했다가 망하는 꼴을 보고 싶은 쾌감에 일부러 거짓말한다고 한다. 덕분에 이스라엘 미디어들은 출구조사에서 공신력이 없다. 

 

저녁 8시부터 뉴스마다 패널들을 불러 모아 부지런히 결과를 예측한다. 투표가 밤 10시에 끝나고 집계를 시작하면 다음날 아침쯤 결과가 나온다. 투표자가 7백만 명도 안 된다는 점에서 보면 오히려 결과가 너무 늦다. 한국 같으면 두 시간 안에 마치지 않을까. 군대와 해외 거주자 투표함까지 결산을 마치자면 하루 이틀이 더 필요하다. 군대 투표함은 언제나 변수다. 좌파와 우파가 숫적으로는 대등한 편이고 매번 미세한 우열로 나뉘었다. 내 느낌에는 군인들의 투표 방향이 이스라엘 사회의 축소판 같다. 

 

1. 라피드와 네탄야후의 대결 : 이스라엘 선거는 진영 싸움이다. 최종 여론조사는 56:60:4로 마쳤다. 네탄야후가 60, 라피드가 56이다. 나머지 4는 아랍 정당으로 어느 쪽에도 정부 구성에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네탄야후는 여전히 61석에 이르지 못했지만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아랍인 투표율이 낮으면 네탄야후에게 유리하다. 이번 선거는 네탄야후에게는 죽느냐 사느냐להיות או לחדול 그것이 문제인 선거다. 

     

2. 간츠의 돌파구 : 투표 하루 전날 베니 간츠는 네탄야후에게 쌍욕을 날렸다. 국방부장관 간츠가 군인들을 희생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보호한다고 네탄야후가 말했기 때문이다. 점잖은 간츠는 네탄야후를 거짓말쟁이라고 했는데, 이것으로 네탄야후와 손잡지 않겠다는 걸 지지자들에게 보여주긴 했다. 좀 늦은 감은 있다. 간츠가 제 3당이 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3. 극우파 스모트리치와 벤그비르 : 이스라엘은 극우파의 위험을 모르지 않는다. 과연 이들이 정부 내각까지 진출할 수 있을까. 구쉬 에찌온에 살고 있는 벤그비르는 Public Securityביטחון הפנים 장관직을 요구하고 나섰다. 웨스트뱅크 치안을 좌지우지하는 자리다.   

 

 

4. 아보다와 메레츠의 생존 가능성 : 군소정당의 가장 큰 문제는 자기 객관화가 안 된다는 것이다. 아보다와 메레츠는 각각 3.25%를 넘지 못하고 궤멸할 수도 있다. 이스라엘 정치가 지지자에 둘러싸여 자기 만족으로 치닫는 이유를 이 두 분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후보자에게 사퇴 압력을 넣어가면서까지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을 체득한 우리나라 정치와는 많이 다르다. 노동당 메라브 미하엘리는 노동당의 마지막 당수가 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걸 더 큰 영광으로 여길 수도.   

 

 

초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