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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pe

Taizé 공동체

이스라엘 살면 프랑스에 갈 기회가 많다. 브루고뉴를 지날 때마다, 떼제가 여기 있는데, 생각하곤 한다. 요즘 세상에 누가 기억이나 할까마는, 브루고뉴는 발루아 가문을 비롯한 유럽 왕가들의 고향이자 서구 수도원 운동의 중심지였다. 수도원 운동은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사막에서 시작됐지만 궁극적으로 신을 찾는 이들은 수도사일 수밖에 없으므로 어느 나라에서든 기독교는 수도원 운동을 경험하게 된다. 유대교는 그럴 일이 없다. 지독하게 현실적인 종교이므로.   

유럽의 수도원 운동이 일어난 곳은 이런 지형이다. 이집트 사막의 수도원 운동과는 존재론 자체가 다르다고 봐야겠지. 

 

테제 공동체는 로저 슈츠, 스위스 개혁교회 목사에 의해 1940년 세워졌다. 나치에 패배한 프랑스의 절망적인 상황이 그리스도인으로서 마땅한 삶의 방식을 구현하는 데 적합해 보였다고 한다.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을 도우며 침묵과 노동으로 생활하는 공동체를 떠올린 것이다. 그래서 베네딕트 회가 자리하고 있는 Cluny 북쪽 외딴 테제 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나치가 세운 프랑스 Vishy 정권에서 멀지 않은 테제에는 전쟁 피난민들이 찾아들었다. 결국 게슈타포는 로저 형제가 기금을 모으기 위해 스위스에 간 사이 그의 집을 점거했고, 1944년 가을, 프랑스가 해방된 후에야 로저 형제는 테제로 돌아올 수 있었다. 1949년 부활절 아침 7명의 형제들이 단순함, 독신, 공동체를 표방하는 테제의 삶에 투신했다. 

 

동방교회가 아니니 이 그림을 아이콘이라 부를 수는 없겠지. 어쨌든 이 그림에는 마음을 사로잡는 뭔가가 있는데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베들레헴에 아이콘을 제작하는 성물방이 있는데 이 사진을 보여주며 그려달라고 했더니 못 하겠다고 했다. 

 

예배 준비 팀이었나. 서구인이 맨바닥에 앉는 게 불가능하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인간은  의자에 편히 앉기가 어려운 법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그리스도인들이 테제를 찾지만 젊은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삶의 방향을 고민할 시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나 때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것인지 말지 고민을 하긴 했다. 일요일에 교회 가는 라이프 스타일 중 하나로 쉽게 여기진 않았다. 생각해 보니 저기가 밥 타는 곳이었다. 밥 먹느라 치열했던 거였다.  

 

이것 때문에 고민했다. 이거 먹고는 못 살 것 같아서. 

 

예배 시간이 되면 저곳에 차곡차곡 앉아 여러 나라 언어로 기도했다. 한국인 수사님이 계셔서 한국어 기도도 들을 수 있었다. 다른 건 시간과 함께 희미해졌는데 저 바닥은 지금도 생생하다.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라는 표현에 적격인 공간이다.

 

기념품 가게. 뭘 샀었나. 

 

테제 공동체는 개혁 교회의 공동체였지만, 성공회, 카톨릭 배경의 형제들도 합류해 전 세계 가운데 그리스도의 임재를 드러내는 형제회로 성장했다. 2005년 8월 90세의 로저 형제는 병증이 있는 여성의 칼에 찔려 사망했다. 만여 명이 참석한 그의 장례식에는 바티칸 추기경과 영국 성공회 주교와 프랑스 교회 목사와 독일 교회 수장이 모두 참석해 드디어 교회의 일치를 이루는 듯했다. 현재 테제 공동체의 지도자는 독일 태생의 가톨릭 신자인 알로이스 형제이다.

 

테제 공동체는 올해 5월에 이스라엘에 왔었다. 비카톨릭 신자는 가기 힘든 성스데반 교회에서 연합 예배가 있었다. 이 필그림이 진행되는 중에 알자지라 기자 쉬린 아부 아클레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또 테제 공동체의 연례회의가 매년 유럽의 도시들에서 돌아가며 열린다. 2020년 80주년은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고 영상으로 대체됐다. 2022년 연례회의가 독일 북부 로스톡에서 12월 28일부터 1월 1일까지 열린다. 18-35세까지 young adults가 참석할 수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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