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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법 개편안 반대 데모

히브리어는 '개혁'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영어로는 overhaul로 통하는 이스라엘 정부의 사법 '개편'안이 13일 월요일 상정된다. 세 번에 걸쳐 검토하게 되는 절차대로 하면 4월 경에 통과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완전한 비례대표제로, 정부 법률이 통과 안 되면 정국 위기이다. 61명을 확보한 정부의 법률은 무슨 반대를 아무리 해도 통과되게 마련이다. 이런 걸 뻔히 알면서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토요일 밤마다 텔아비브에 모여 데모를 하고 있다. 겨울철 우기인 이스라엘은 샤밧마다 비가 오고 있는데, 장대비가 쏟아져도 10만 명 넘는 데모대가 모였다. 지난 11일에는 조직위 추산 20만 명이 모였다. 

 

월요일 첫 법제화 절차를 앞두고 예루살렘 국회 앞에는 스산한 공기가 물씬하다. 이날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고, 노동조합 상당수가 총파업을 결의하고 있다. 국회는 이를 대비해 법제화 절차를 화요일로 연기한다나 보다. 

 

Yariv Levin 법무부 장관은 변호사 시절부터 사법권에 대한 극단적인 견해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이번 네탄야후 정부의 문제점이라면 모든 정부 내각을 그 분야 극단적인 인물들로 채웠다는 점이다. 연정의 핵심이 '중도'라는 것을 떠올리면 대단히 예외적인 상황이다. 어쨌든 이번 개편안은 국회가 과거 폐지됐던 법률을 재입법하는 걸 가능하게 하는 게 핵심이다. 이스라엘 사법부와 과거 정부의 결정을 입법부가 뒤집을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대법원 판사 선출은 정부가 완전한 통제권을 갖게 된다. 삼권분리는 민주주의의 핵심인데? 또 장관들이 법무부의 Attorney가 아닌 자신의 법률 고문을 임명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한다. 법을 잘 몰라도, 이래도 되나 싶은 조항들 투성이다. 

이스라엘에서 이름 좀 있는 사람치고 현재의 사태에 입을 안 열기가 어렵다.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도 한마디 했다. 이번 사법 개편안은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것이다. 역사학자답게 그가 선택한 어휘는 매우 신중했는데 "자유민주주의의 가장 소중한 면은 다수결이 아니라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통치자의 권력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발 하라리는 "민주주의는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것이 아니"라고 트위터에 쓰기도 했다. ABBA의 winners take all이 배경음악으로 나올 만하다. 

 

네탄야후의 General Attorney였던 아비하이 만델블리트도 이번 개편안이 “이스라엘 사법 제도의 독립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거”할 것이라고 했다. 만델블리트는 네탄야후가 뽑은 사람이었지만 정치적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네탄야후 총리를 기소한 인물이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3건의 부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데, 두 건에서는 사기와 배임 혐의, 한 건에서는 뇌물 수수와 사기와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물론 네탄야후 총리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이것이 경찰과 검찰이 주도한 조작된 정치적 쿠데타라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이 사법 개편안은 비즈니스 부문에서도 심각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데, 기술 및 금융 전문가들의 해외로의 유출과, 해외 자금의 유입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이다. 사법부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강화된다면, 민주주의의 견제와 균형 시스템은 왜곡될 수 있다. 거의 모든 권한이 행정부에 부여된 기이한 나라가 될 테니까. 이를 반대하는 Esther Hayut 대법원장과 Gali Baharav-Miara General Attorney에 대한 공격부터 정상이 아니다.

 

 

1월 16일 있었던 이스라엘 대학교 학생과 교수들의 데모. 히브리대학교, 텔아비브대학교, 벤구리온 대학교, 하이파대학교, 바르일란 대학교, 테크니온까지 모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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