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역으로의 포교 비전을 담은 크파르 하바드의 야심찬 지도
류바비치 하시딤의 별칭인 하바드(חב''ד)는, 호흐마(חכמה), 비나(בינה), 다아트(דעת), 즉 지혜, 이해, 지식의 머릿글자다. 카발라가 숭상하는 생명 나무의 10가지 영적 원리 중 상위의 세 조항이다. 1775년 슈네르 잘만에 의해 창시된 하시심 에다로, 1-2대 잘만 레베들은 러시아 리오즈노에서 활동했다. 3대 레베가 사위인 슈넬슨이었고 본부를 현재 스몰렌스크로 알려진 류바비치로 옮겼다. 잘만이 아닌 슈넬슨이, 리오즈노가 아닌 류바비치가 하시딤 세습을 이어갔다.
류바비치 하시딤은 1930년대 본부를 폴란드로 옮겼다가, 세계대전 이후 뉴욕 브루클린으로 도피했다. 그때 자리잡은 뉴욕 브루클린의 이스턴파크웨이 770번지가 현재까지도 하바드의 본부 건물이다. 신고딕양식의 이 독특한 디자인은 하바드 고유의 이미지가 되어 전 세계 하바드 회당들이 이 건물의 디자인을 본따 지어진다. 슐루힘이라고 부르는 하바드의 전 세계 특사들이 모이는 연례행사의 기념 촬영도 바로 이 건물을 배경으로 이뤄진다.
전 세계 shluchim이 일년에 한번 가을, 뉴욕 본부에 모여 성과를 발표하고 조언하는 컨퍼런스 키누스 하슬루킴
1902년 태어난 므나헴 멘델 슈넬슨은 7대 레베다. 6대 요세프 이츠하크 슈넬슨의 사위였고, 아버지 직계를 따지면 류바비치 하시딤의 창시자 슈네르 잘만의 가계에 닿는다. 류바비츠 하시딤의 분기점이 되는 1951년은 슈넬슨 렙베가 하바드의 지도자로 등극한 해다. 슈넬슨 레베는 미국의 유대인들을 향해 새로운 사명을 부여했는데,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생존을 위한 투쟁에서 가장 조건이 좋은 미국에서 유대인 국가의 경제적, 영적 생존을 지원해야 한다고 깨우친 것이다. 그래서 shlichim이라고 알려진 하바드의 사절단이 탄생한다. 슐리힘은 우리말로 사도로 옮기는 단어다. 즉 류바비치 하시딤의 경제적 후원을 받은 사도들이 전 세계로 나아가 할라하를 따르지 않는 유대인에게 정통 유대인의 법을 따르도록 권장하는 사명을 수행한다. 수천 명의 랍비, 교육자, 코셔 도축업자, 할례자들이 인도, 네팔, 라오스, 뉴질랜드, 시베리아 같은 곳에 파송됐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들을 섬기기 위한 목적이지만, 유대인이 없는 나라에도 가서 하바드의 집을 세웠다.
20대 초반의 젊은 하바드 랍비와 아내가 한두 명의 자녀를 데리고 터를 잡고 정착하면, 시간이 지나면 가족 수가 늘어나고 공동체가 커진다는 전략이다. 애를 한둘이나 서넛 낳는 게 아니라, 열 명 이상 낳으니까. 대개 하바드 슐루힘은 파송된 나라에 종신 거주한다. 현재 100개국 약 5000명의 슐루힘이 있다나 보다. 전 세계 모든 하바드의 집은 모든 유대인에게 무료 숙식을 제공한다.
류바비치 하시딤의 가장 큰 논란은 메시아니즘이다. 이스라엘에서 하시딤과 하레딤의 정치 활동을 담당하는 '아구닷트 이스라엘'이 1980년대 분열한 원인이 류바비츠 하시딤이다. 당시 리투아니아 하레딤 지도자 엘라자르 샤흐 랍비는 슈넬슨 레베의 메시아니즘을 진저리나도록 비판했다.
하바드 추종자들이 슈넬슨 레베를 유대인의 메시아로 여기는 이유가 있다. 슈넬슨 레베는 1977년 숙콧 때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그런데 병원에 가지 않고 자기 사무실에 병실을 만들고 4주 만인 키슐레브 월 첫째 날에 회복되었다. 류바비츠 하시딤은 이날을 축일로 여기고, 반대파들은 수콧에 병이 난 자가 어떻게 메시아냐고 포스터마다 물음표를 그려 넣는다.
슈넬슨 레베는 15년 후 1994년 뇌졸중으로 정말 사망하는데, 이 기간에 그의 메시아니즘은 대단히 큰 반향을 일으켰다. 레베의 기일, 힐룰라 (탐무즈 셋째 날)가 되면 수많은 하바드 추종자들이 뉴욕에 묻힌 레베의 무덤을 찾아가 기도한다.
슈넬슨 레베는 뇌졸중으로 갑자기 사망하기도 했지만, 그 전에도 후계자를 지목하지 않았다. 일단 60년 결혼생활에서 자녀가 없었다. 자신의 모든 소유를 하바드 운동에 넘긴다는 유언서를 작성했지만, 후계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하바드 추종자들은 레베의 죽음 자체를 부인하거나 레베의 부활을 기대하면서 후계자가 없음을 정당화한다. 하바드 하시딤은 재산이 많기로 유명하다. 종교뿐 아니라 정치 경제 분야에서도 영향력이 큰 하시딤 공동체가 메시아의 재림을 언제까지 인내하며 기다릴지, 언제까지 새로운 지도자 선출 없이 유지될지 두고볼 일이다.
류바비치 하시딤의 포교 활동은 적지 않은 논란에 있다. 유대교는 종교만이 아닌 삶의 방식이기 때문에 유대인으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이 유대교를 믿을 이유도 없고 믿을 수도 없다. 개종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 개종 절차가 있긴 하지만, 이조차 권하지 않는다. 유대교는 선민사상이 기본인 폐쇄적인 종교다. 그래서 정통 유대교는 이방인을 그 가축까지 죽이라고 가르친다. 하바드 하시딤은 개종하지 않은 이방인의 구원 가능성을 선포한다. 노아의 여덟 명 가족들처럼 7가지 우주 보편의 법을 지키면 된다고 한다. 우상숭배, 간음이나 근친상간, 살해, 신성모독, 도둑질, 사회적 불의, 산짐승의 살을 뜯어 먹는 행위만 금하면 된다. 이것만 지키면 적어도 무지한 채 스올에 떨어지는 짐승의 상태는 벗어날 수 있다고 격려한다.
이스라엘 쉐펠라 지역에 크파르 하바드가 있다. 하바드 하시딤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뉴욕 본부 건물을 그대로 구현
해 두고 있다. 유월절 전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정통 무교병이라 알려진 손으로 만든 둥근 맛짜를 만들어 팔기 때문이다. 맛짜 만드는 걸 구경할 수도 있다. 여기를 가보겠다는 한국인이 많아진다. 왜 굳이?
캐나다 보수당 시절 외무부장관이 이런 이벤트도 했다. 트뤼도 총리 내각에서는 언감생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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