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력 5784년 로쉬 하샤나 아침, 그러니까 9월 16일 오전, 텔아비브 프리쉬만 해변에 있는 벤구리온 동상이 방화 공격을 받았다. 1957년 해변에서 물구나무 서기를 하는 전 수상을 찍은 폴 골드만의 유명한 사진을 친근하게 재현한 동상이다. 이날 오전 5시 25분경 동상 앞으로 다가가는 34세 노숙인이 CCTV에 찍혔고, 기물 파손 혐의로 체포됐다. 정신 건강 문제가 있다는데, 하필이면 벤구리온 동상을 콕 집어 방화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텔아비브 시장 론 훌다이는 이 사건이 유대인의 새해 로쉬 하샤나에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벤구리온의 동상을 신속하게 수리해 텔아비브 해변에 돌려놓겠다고 다짐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회자되는 인물이 네타냐후 정부를 대표하는 변호사 일란 봄바흐이다. 이스라엘 대법원 판사들 앞에서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이스라엘의 독립선언문은 법적 권위의 원천이 될 수 없는데 그 이유가 선출되지 않은 서명자들의 승인을 받은 “성급한” 문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스라엘을 유대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로 정의하는 독립선언문은 1948년 5월 14일 벤구리온을 위시한 37명의 대표가 서명한 문서다. 봄바흐는 정부가 독립선언문을 존중하긴 하지만 기본법을 제정하는 권한은 독립선언문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서 나온다고 한 것이다. 4년마다 꼬박꼬박 투표하는 나라에서도 '국민의 뜻'이란 모호하기 짝이 없는 건데, 선거구 제도도 없는 이스라엘이 언제부터 이런 걸 의식했다고. 이스라엘 건국의 아버지들이 75년이 지나 결국 이런 재평가를 받는다니, 역사는 참 혹독한 거다.
정부의 사법 개편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은 이 문서가 이스라엘의 헌법에 준하는 권위를 갖는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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