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총선을 2주 앞둔 10월 1일 일요일, 바르샤바에서 도널드 투스크가 이끄는 야당이 대규모 시위를 가졌다. 카톨릭 국가라 일요일에 행사하는 게 유리한가? 주최측은 100만 명, 즉 이 도시에서 열린 역대 최대 규모의 시위라고 주장하는데, 집권당의 나팔수인 폴란드 공영방송은 참가자가 10만 명이란다. 이런 거 잘 알지.
폴란드 국기 위의 닻 모양은 코트비차, 1939년 바웨르 학살의 상징이다. EU기와 겹쳐서 멀리서 보면 프랑스 국기 같기도 하다. 폴란드 선거에 EU 국기가 등장한 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현 총리와 '법과 정의' 당이 다시 승리하면 EU 탈퇴를 논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U는 폴란드가 가입 당시 약속과 달리 민주주의와 법치로부터의 멀어지고 있다는 이유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왼쪽 끝 문화과학궁전PKiN의 시계탑이 문득 이 나라가 코페르니쿠스의 나라임을 상기시킨다. 폴란드 국민이 원치 않던 스탈린 소련의 강요된 선물.
야당 시민 플랫폼 정당의 상징 빨간 색 하트, 그래서 이날 행사가 100만 하트의 행진March of a Million Hearts다. 연설 등 행사가 끝내고 4km 행진에 나섰다. 도널드 투스크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는 야당의 승리는 요원해 보인다.
2015년 정권을 차지한 폴란드 우익은 집권 이후 법원을 종속시키는 법적 개혁을 수행했다. 미디어를 장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결과 그다지 민주주의 체제로 보이지 않았다. 헝가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올해 초 이스라엘의 극우 정부가 사법부 개혁안을 제안하면서, 이 두 국가를 따라 민주주의를 저지하려는 속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른쪽 끝이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 이란, 터키, 러시아, 헝가리가 동급이라는 의미(오르 하다르의 항공 사진)
폴란드 현 정부는 민주주의에 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 서방의 자유주의 압력에 맞서 기독교 가치를 보호하고 경제를 공정하게 만드는 목적을 수행중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이 보호하려는 기독교 가치는 동성애 혐오와 낙태의 전면 금지로 요약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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