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0 테러리스트에게 전우애가 있을까. 어린아이와 여성과 노인을 학대하고 어린 소녀를 강간하며 시신을 참수하는 서로를 향해 위기를 함께 돌파하는 불같은 뜨거움을 느낄까.
아브라함 아마르, 이스라엘 경찰 스간 나찌브, 중령급이다. 크파르 가자에서 민간인 구출을 돕다가 브에리로 이동했고 그 치열한 전투에서 숨을 거뒀다. 장례식을 마치고 쉬브아(7일 동안 고인을 추모하는 유대교 관습)에 앉은 그의 가족들에게 이 사진이 전달됐다. 크파르 가자에서 패닉에 빠진 어린 군인을 다독이는 아마르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번 전쟁이 시작되고 수시로 눈물이 났지만, 이 사진 앞에서는 통곡을 했다. 사람을 뜨겁게 만드는 것은 그저 단순한 진실이다.
그날 3시간 동안이나 공습이 이어질 때, 뭔가 심상치 않다고 느끼면서도 밖으로 나가서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감히 들지 않았다. 손끝이 달달 떨리는 공포 속에 짓눌려 있었고, 그나마 눈에 보이는 내 울타리, 내 사람들, 어쩌면 내 목숨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무슨 생각 같은 걸 한 것 같지도 않지만. 하지만 그 시간 어떤 사람들은 자기 집을 떠나, 자기 가족을 두고, 전투 현장에 다가갔다. 테러리스트와 싸우며 민간인을 구했고 조국에 닥친 이 끔찍한 비극을 온몸으로 맞섰다. 나는 경찰이 짭새라 불리고 군인이 쿠데타 세력으로 의심받는 나라의 암울한 시대를 통과한 사람이다. 이스라엘에서 군인과 경찰이 보여주는 사명감과 직업의식에 대해 그저 놀랄 따름이다.
간밤에도 또 한 명의 군인이 전사했고, 세 명이 중상을 입었다. 하마스가 유치원과 학교와 UN 건물 옆에 로켓 발사대를 설치해 놓은 사진이 공개됐다. 하마스의 성전을 위해 삶을 선택할 기회조차 박탈당한 생명들을 추모한다. 가자가 2005년 얻었던 그 기회가 다시 한번 주어지기를.
중무장한 25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고 초토화된 스데롯 경찰서. 경찰관 8명이 사망했다.
하레딤의 자원 입대가 늘고 있다고 한다. 벌써 2천 명이나 입대했다고. 당장 전투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단다. 세속인과 종교인 사이의 장벽이 이 기회에 서로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수도. 세상 돌아가는 일을 모르려고 TV도 안 보는 하레딤 세계가 요동하는 것은, 키부츠 참사 직후 출동한 구급의료기관 자카가 하레딤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신들을 수습하는 일도 종교인들이 감당하고 있다. 또 하레딤 세계에 내재된 자선 인프라가 작동하면서 희생자들과 피난민들을 돕는 활동이 활발하다. 아무튼 재주가 많은 민족이다.
12:00 오케프와 아슈켈론으로 공습이 시작된다. 14시간의 정적을 깬 공격이었다.
13:00 공습에 일상이 적응하고 있다. 오전 일을 마치고 얼른 점심을 먹고 공습에 대비한다? 오케프에서 브엘쉐바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13:20 그리스 극우 총리 키리아코스 미트소타키스가 도착했다. 이스라엘은 그리스의 전폭적인 지지를 믿어도 좋단다. 인도주의적 비용에 대해 말했다. 하마스가 인질로 잡고 있는 이스라엘 시민이 222명으로 알려졌다. 이런 공습에도 2주 이상을 버틸 정도로 그들의 지하 도시가 견고한 것이었다.
네탄야후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10월 7일 이후 유대인 20.5%, 아랍인 7.5%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6월 조사에서는 유대인 28%, 아랍인 18%였다. 20년 전 가자 철수나 레바논 전쟁 때 아리엘 샤론에 대한 분노 게이지와 비슷하다.
15:00 갈릴리에 공습이다. IDF가 레바논에서 쏟아보낸 뭔가를 인터셉트했단다.
15:35 하이파 해안선에 공습이다. 북쪽 국경에서 연기 기둥과 불길이 더 자주 많이 보이고 있다.
16:20 브엘셰바에 공습이다. 북부 가자에서 하강한 실감이 난다.
16:30 네덜란드 총리 마르크 뤼테가 도착했다. 네탄야후 정부가 하고 있는 일을 존경한단다. 때를 같이해 19명의 네덜란드 활동가들이 헤이그에 있는 국제범죄재판소 ICC 입구를 막고 네탄야후=전쟁범죄자라는 시위를 했다. 원래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위해 만들어진 그룹이라고 한다. 이런 시위 해도 훈방되는 나라에 사는 운좋은 사람들.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 일에 왜 정치색을 입히려는 걸까.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이들의 마음은 순수할 수도 있다. 하마스가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가자에서 수천 명이 죽었고, 이스라엘 공습으로 병원이 폭파했으니까. 아무도 즉각 확인할 수 없는 일들이다. 알 아흘리 병원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폭파했다고 처음부터 강하게 주장했던 뉴욕타임스가 자기 반성을 했다. 병원 사진 봐라. 공습을 받았다면서 땅이 전혀 꺼지지 않았다. 희생자 숫자도 하마스가 주장하는 500명 대신 유럽은 50명 이하로 보고 있다. 사실 확인의 번거로움을 외면한 활동가의 외침만큼 공허한 게 어디 있나. 그리고 그분은 그래 봤자 달라질 게 없다. 이스라엘 시민의 80%가 책임질 일이 있다는데도 자긴 없다는 분이다.
17:10 키리얏 슈모나에 로켓 파편이 떨어져 주택이 부서졌다.
17:45 카타르의 중재로 50여 명의 외국인 국적의 인질이 석방될 예정이라는 뉴욕타임즈 보도가 나왔다. 왜 이런 얘기가 새어나올까. 입 가볍게 놀리기로 유명한 그분 생각나네. 주디스와 나탈리의 석방도 사전 정보가 새면서 틀어질 수 있었다는 말이 있었는데.
21:00 오테프에 공습이다.
지상군 투입이 늦어지는 이유와 인질 포로 전망과 미국의 압력과 유럽의 반유대주의 증가와 그외 삶이 무너지고 있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뉴스에 가득하다.
22:00 하마스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고령의 인질 두 명을 석방한다고 한다. 납치했다가 풀어주는 게 인도주의라니. 데리고 있다 죽으면 골치아프니까. 누리트 쿠퍼(79)와 요헤벳 리프싯츠(85)이다. 니르 오즈의 집에서 납치됐다. 남편들은 여전히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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