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밧 아침의 고요함이 좋다. 그렇게 생각한 동시에 토할 것 같다. 다시는 샤밧의 오네그, 즐거움에 대해 떠올리지 못하는 게 아닐까. 이사야 58장을 읽는다. 감정은 제어 수단이 없으면 점점 강렬해지는 법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이 커지고 그에 따른 분노와 복수심도 커진다. 이스라엘이 결국 하마스처럼 되어, 구분이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른다면, 그것은 선이 악을 이기는 방법이 될 수 없다. 10월 7일 많은 사람들이 오테프에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그날 오후, 가자 지역을 향해 평화의 메시지를 날리기 위해서였다. 해마다 수확철이 되면 가자에서 벌룬을 날려 이스라엘 밭을 태우곤 한다. 신종 테러인데 경제적 피해가 크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게 날라온 벌룬을 수거해 거기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돌려보내자는 이벤트가 있었던 것이다. 오테프 키부츠의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다.
10:00 가자에 인도주의 지원 물품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트럭 20대라고 한다. 어제 석방된 두 인질 주디스와 나탈리가 가족을 만났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더 많은 인질 석방을 위해 지상군 투입을 늦추라고 요구중이다. 납치된 인질은 현재 210명으로 더 늘었다? 이 숫자는 여전히 확정된 게 아니란다. 두 인질이 석방되는 데 미국의 개입이 있었던 사실이 공개됐다. 이스라엘과 카타르가 key role을 했단다. 뭔가 오고간 건 알겠다. 하마스가 민간인을 납치한 이유가 이렇게 시간을 벌기 위해서일 거다. 바라던 대로 반이스라엘 정서도 꽤 커졌다.
인도주의 지원 물품은 와디 가자 이남으로만 제공된다(땅굴로 다 연결돼 있을 것 같은데 그게 통제가 되나?). 연료도 포함되지 않았고, 음식과 물과 의약품만이란다. 북부 가자에서는 전투가 지속된다. 현재 북부 가자 피난민은 70만 명으로 아직도 30만 명이 남아 있다. 가자 지상전은 장기전이다.
11:00 오테프와 스데롯에 공습이다. 북쪽은 꽤 오랫동안 조용하다.
12:00 IDF 대변인의 성명, 점점 기자들이 질문을 안 한다. 질문 없는 브리핑, 너무 어색하다. 다들 그 정도로 지친 것이다.
13:30 쉐펠라와 구쉬 단에 공습이다. 이제 쉘터로 가면서 뛰지도 않는다.
14:00 스데롯과 오테프에 공습이다. 스데롯의 한 주택이 직격탄을 맞았다. 스데롯 주민의 90퍼센트가 피난을 떠났다. 아직도 버티고 있는 사람들은, 전쟁이 장기화될 텐데 며칠 현실을 잊어봤자 크게 나아질 게 아니기 때문이란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사해와 에일랏 등의 호텔로 이동했다. 코로나 때만큼 암담했던 호텔들은 그래도 꽤 손해를 줄일 수 있겠다. 2주 만에 이스라엘 사람들의 소득이 25% 하락했다. 이 와중에 하레딤만 전쟁 전과 똑같은 보조금을 받는다.
14:15 주디스와 나탈리가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14:50 북쪽에서 교전중이란다. 남부 레바논에서 작전중인 것은 알겠다.
15:00 가자로 지상군 진입 배치היערכות לכניסה קרקעית, 이제 이 말만 나오면 공습이 시작되겠거니 대기한다. 오케프와 스데롯부터 공습 알람이 뜨기 시작한다.
16:15 구쉬 단과 쉐펠라에 로켓들이 쏟아진다. 지상군이 들어갔나? 하루에 한번씩 있는 일인데, 오늘은 일찍 시작된 편이다. 전면적인 지상군 진입은 트랩에 대한 공포가 제거될 때까지 미뤄질 것이다. 잠깐 낮잠 들었다가 혼비백산 쉘터로 달려온 사람들과 강제 반상회다. 아이들이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면 난처했을 텐데, 아이들이 안 운다. 운다고 얼려질 일이 아니라는 걸 아니까.
19:00 북쪽 국경에서 교전이 계속되며 산불도 번지고 있다.
19:25 가자 입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는데, 전투기들이 무섭기 날아간다.
19:30 뉴스를 틀어놓기는 해도 내용은 안 듣는데, 2008년 총리였던 올메르트가 나와서 심지어 자신도 책임감을 느끼는데, 네탄야후 총리가 왜 책임을 시인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게 말이다. 총리실에서는 왜 네탄야후 총리 책임이 아닌지 홍보물까지 만들어 배포했다. 정치가가 시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네탄야후 총리가 짠밥이 얼만데 그걸 모를까. 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후비고 파고 갈라치고 상처주는 방법을 택한다. 왜 이 시간에 총리가 책임이 있냐 없느냐로 싸우는 방송을 듣게 만드나. 총리의 전쟁룩이라고 넥타이 없는 옷차림이 화제다. 바이든 대통령이 올 때는 대단히 절묘한 포옹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언론 플레이를 그 정도까지 하는 인물이 이 시점에 책임을 인정하는 대신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발광하는 게 무슨 짓일까. 그의 호위병을 자처하는 우파 방송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레미야서를 편다. 이 백성의 역사는 반복되고 있다니까.
나다비 아얄이 흥미로운 기사를 썼다. 하마스의 이번 테러 공격에 반대하는 이스라엘 아랍인(팔레스타인이 아닌 이스라엘 시민권을 가진 아랍인들)은 77%인데, 유대인들은 43%정도 반대할 거라고 여기고 있다.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랍인들이 잔혹행위에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해 자위권을 발휘해야 한다고 보는 견해는 66%이다. 유대인들은 38%밖에 안 될 거라고 예상하지만.
21일 카이로에서 평화 정상회담summit of peace이 열렸다. 이집트 요르단 PA는 각자 할 만한 말들 했고, 국제기관들은 더 많은 구호품이 신속히 전달되기를 바란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밝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기도 안 왔네?
이집트, 요르단, PA 정상 외에, 케피야 입은 카타르, UAE, 바레인, 오만의 국왕 내지 쉐이크들, 남아공,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브라질의 정상들이 참석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러시아, 중국, 일본은 대표를 파견했다. 안토니우 구테헤쉬 UN 사무총장, EU 정상회의 의장, EU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일본?
이집트 시시 대통령이 하마스 전쟁 휴전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는데, 전쟁을 결정하는 건 이스라엘 비상 내각인데, 전화해서 그쪽하고 먼저 상의하셔야 할 듯.
20:20 아슈켈론 병원 응급실 옆에 로켓이 떨어졌다. 오테프 이외에 가장 큰 피해는 아슈켈론이 보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여러 모로 나아지고 있는 도시였는데, 안타깝다. 아슈켈론 국립공원도 걱정이다. 헤롯의 궁전 등 진행중인 발굴 프로젝트는 잘 보존되고 있겠나.
납치자 실종자 위원회를 맡고 있는 갈 히르쉬가 에후딧과 나탈리를 인도하고 있다. 인질들 사이에서 자신의 전시 사진을 찍는 인물이 위원장이라니, 이스라엘 정치 참, 더러워지기 위해 일부러 몸부림치는 줄 알겠다. 시카고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은 나할 오즈를 비롯한 인근 키부츠에 거주하는 대가족을 방문중이었다. 전체 가족 중 8명이 납치되고 2명이 살해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과 통화하고 기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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