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0 오늘은 10월 22일, 계획대로라면 런던에 도착할 시간이다. 어제 못 가게 됐다는 전화를 했는데, 마침 런던에서 십만 명이 모여 팔레스타인을 위해 데모를 하고 있단다. 가자에 폭격을 멈추고 휴전을 하라는 요구다. 이스라엘더러 테러 국가라면서 제노사이드를 멈추라는 팔레스타인을 사랑하는 분들. 런던 경찰은 하마스 지지 발언을 하면 체포하겠다고 했다는데, 몇 명이 체포됐단 소식은 못 들었다. BBC가 하마스를 테러 조직으로 표기하는 걸 거부한 이유가 있다.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야기한 원인이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라고 여기는 입장 때문이다. 영국에서 전쟁 발발 이후 반유대주의 표현은 1353% 늘었는데, 이슬람 포비아 발언은 140% 증가란다. 수낵 총리는, 바이든과 네탄야후와 함께 전범자로 그려졌다. 뭐, 알아서 하시라.
05:40 전투기 소리가 굉장하다. 이 나라 10년 넘게 산 짠밥으로 가늠해 볼 때, 보통 일은 아니다.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가 다메섹과 알렙포 공군기지를 폭격했다는 시리아 보도가 나왔다. 그렇다 한들 그 소리를 쉐펠라에서 들을 순 없다. 제닌에서 지하 테러 경로를 폭격하기 위한 공군 작전이 진행중이란다. 어김없이 땅굴 입구는 모스크다. 지진 위협도 큰 나라에 지하 땅굴의 세계가 굉장하다. 2차 인티파다 이후 웨스트뱅크에 공군 전투기가 뜬 건 처음이란다. 일단 커피를 마시기로 한다.
06:50 북쪽 국경에서 4킬로미터 이내 거주민은 소개가 결정됐다. 14개 정착촌이다. 키리얏 슈모나에서 주민들이 떠나고 있다. 마르갈리오트에서 생방송 인터뷰 중에 총격이 있었다. 고지대 레바논 산지에서 골짜기 아래로 저격을 한 것 같다. 슐로미에서는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하려는 테러 분대를 공습했다.
09:00 쉐펠라와 구쉬 단에 공습이다. 오늘은 이르다. 별수없다. 전쟁이 코앞이어도 할 일은 해야 한다.
12:30 밥을 먹어야 한다. 공습이 계속 이어지는 게 심상치 않다.
12:50 밥 먹고 나니, 벳쉐메쉬, 쉐펠라, 예후다에 공습이다. 소화불량 안 걸릴 부드러운 것만 먹고 있다. 새벽에 총격을 겪은마르갈리오트 대표가 괜찮다고 인터뷰 한다.
13:00 IDF 대변인이 인질 숫자를 212명이라고 말했다.
15:30 이집트 라파 국경으로 연료 탱크들이 들어가고 있다. 기름은 안 된다고 했는데? 가자에 뭐가 들어가는지 이스라엘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인 거라면?
7대 연료 탱크는 비어 있고 가자에 보관된 연료를 가지러 가는 중이란다.
19:00 브엘셰바 공습이다.
20:00 현재 이스라엘에서 집을 떠나 피난민으로 살고 있는 인구가 12만 명이다. 경제 문제는 어떻게 되는 걸까.
오늘이 주일이었다는 걸 늦게야 깨닫는다. 전쟁 속에서도 멀쩡히 살아지고 심지어 바쁘다. 교황이 주일 삼종기도 말미에 전쟁을 멈추라고 호소했다. 다음주 29일은 성지 이스라엘 가톨릭 교회가 지키는 가장 큰 마리아 축일이기도 하다. 이 땅에서 지진을 멈춘 기적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다. 일 년 중 손꼽아 기다리는 날 중 하나인데, 전쟁은 그때까지 마무리되지 않을 게 확실하다.
분주했던 하루를 정리하며 문득 깨닫는다. 오늘 마마드에 한번도 안 갔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괜히 불안하다. 미국이 가자 지구에서 자기네 시민들 다 빠져나갈 때까지 지상군 투입을 미루라고 했단다. 가자에 대한 인도주의 물품 지원도 계속하기로 합의했단다. 왜 인질 석방에 대한 요구가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이스라엘에 전략이 있는 거겠지?? 몇 달이 걸릴 일이라고 하긴 했다.
술과 대마초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라는데, 차가 없는 사람들은 의사 만나러 갈 방법도 없다. 오테프 아이들은 여전히 심각한 외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네탄야로 피난해 있는 아이가 아직도 침대 밑에서만 잠을 잔다는 말이 잊히지 않는다. 10월 7일 하마스 테러로 13가정에서 21명 아이들이 고아가 되었다.
런던 의회 앞 잔디밭에서 열린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퍼포먼스다.
내일은 이스라엘에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도착하고 모레는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가 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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