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인도주의' 아젠다로 세계를 조롱하고 있다. 가자 시민들이 물도 빵도 연료도 없는 참담한 상황이라며 하루에 구호품 트럭이 100대가 들어가도 부족하단다. 이틀에 걸쳐 34대의 양식과 물을 실은 트럭이 들어갔는데 이후 불특정 트럭들이 나타나고 있다. 때마침 23일 밤에는 북부 가자에 있는 인도네시아 병원이 정전됐는데, 일단은 비상 발전기로 정전을 막았는데 48시간 후에 이마저 끊어지면 인큐베이터 등 생명 연장 장치들이 무용지물이 될 거고, 이는 이스라엘의 "인류에 반하는 범죄"란다. 당장 25일 아침부터 가자에 연료 공급이 절대 필요하다며 처절한 트윗이 돈다.
친절한 IAF가 가자에 연료 충분하다고 사진을 보내줬다. 묻어둔 데 잊어버렸을까 봐 원거리에서 찍은 것도 첨부해 줬다. 라파 국경 근처라고 표시해서. 12개 탱크에 50만 리터가 넘는 디젤이다. 폭격해서 진짜 석유라는 걸 증명해 줬으면 싶기도 하지만, 그럼 너무 아까우니까 일단 좀 꺼내 쓰시라. 가자 지역 전체 병원이 나눠 써도 될 양이다. UN은 한두 번 속는 것도 아니면서 매번 참. 다시 연료 들어가면 그걸 하마스가 빼돌리는지, 가자 시민에게 전해지는지 알게 뭔가.
UN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이 와중에 말실수를 했다. "It is important to also recognize the attacks by Hamas did not happen in a vacuum,” 하마스 공격이 진공상태에서 일어난 게 아니다? 국경을 넘어와 민간인을 학살하고 납치한 행위도 나름 정당성이 있다는 말로 들리지 않나? 팔레스타인이 56년간 숨통이 막히는 점령을 당했으니 이스라엘은 그런 일을 당해도 되나? 유엔 산하 분쟁국이 얼마나 많은데 사무총장이 이런 말을 하나? 치떨리는 강점과 노예 같은 착취가 힘들면, 국경을 부수고 쳐들어가 민간인들을 공격하라고 UN사무총장이 격려를 해주신다. 유럽에 테러가 일어나도, 아, 우리가 당할 만했지, 자기 반성하던가? 뒤늦게 그런 뜻이 아니었단다. 그의 심중은 하나도 안 궁금하다. UN이 할 수 있는 일마저 엎지 말라. 그나저나 이스라엘 외교관들은 국내 정치하듯 외교를 한다. 바로 그 자리에서 유엔 주재원 비자 안 내준단다.ㅋ 물에 씻은 듯한 말만 하는 유엔 외교관들 다 놀란 듯.
09:00 땡 치면 쏘기로 했나. 시간 맞춰 공습이 울린다. 아슈켈론 오테프 지역이다. 간밤에 지킴 해변으로 하마스 테러리스트의 침투가 있었고, 해상전이 벌어졌다. 밤새 공격이 이어져 북부 가자에 버티고 있는 하마스 비상 작전 구역을 파괴했다고 한다. 간밤에 80명이 죽었다는 하마스 보고다. 숫자 자체도 믿기지는 않지만, 민간인을 못 떠나게 막고 희생자를 키우는 게 하마스의 원하는 바다. 이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09:00 간밤에 세 분이 베이루트에 모여 진정한 승리를 위해 다음 단계를 이행하기로 합의하고 이 사진을 풀었다. 오른쪽 헤즈볼라의 나스랄라, 왼쪽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 수장 Ziad al-Nakhaleh, 하마스 2인자 Saleh al-Arouri.
11:00 이스라엘 어린이 30명이 인질로 잡혀 있다. 이스라엘 출판사가 심리학자와 함께 전쟁 사전을 출간해 배포했다.
invasion, fence, a missing person, a captive, a terrorist, Gaza, beseiged, a siren, missiles, a safe room, reserve, casualties, a funeral, a shiva 등의 용어가 해설돼 있다. 계속 확대 발간한다고 한다. 어린이들에게 부분적일지라도 진실을 말하고, 침착하고 확실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게 개념조차 없을 전쟁의 모습을 어린이들이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단다.
텔아비브 디젠고프 광장의 퍼포먼스, 인질로 잡혀 있는 30명 어린이 인형이다.
13:00 이스라엘 국가 안보 위원회 위원장 짜히 하네그비가 카타르의 결정적 외교 노력을 치하했다. 카타르가 하마스 자금줄이라며? 이스라엘이 전략이 있는 거겠지? 굳이 맹한 인물이 나와서 이런 말을 하나. 전 수상 나프달리 베네트가 카타르는 이스라엘의 '적'이라고 실수하지 말란다.
13:03 하이파 갈멜 산 지역에 공습이다. 사정거리 160km짜리 장거리 미사일이다. 하마스, 이걸 어떻게 갖게 된 거냐.
13:10 에르도완 터키 대통령이 이스라엘 방문을 취소했다. 네? 아들이 이스라엘에서 사업해서 놀러 오려고 했나? 초대받지 않은 방문을 굳이 취소까지. 하마스가 테러 조직이 아니라 자기 땅을 지키려는 무자헤딘이란다. 사진은 10월 7일 이후에 열린 자기 당 안보 위원회에서 연설하는 장면이다. PA 아부마젠도 2 states solution이 1993년 합의 이후 대안이기 때문에 더 이상 쓰지 않는 판넬이다. (튀르키예라는 용어는 그 땅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을 지우는 이름이다. 터키도 다를 건 없지만, 그래도 열받는다니까 터키를 선호한다.)
15:00 외교 선동전에 뛰어든 또 한 명의 인물은 팔레스타인 출신 요르단 왕비 라니야다. 팔레스타인이 당해온 게 많아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이고, 그걸 핑계로 이스라엘이 전쟁범죄를 저지르는데 전 세계가 이중잣대를 가지고 침묵해서 실망스럽단다. Christiane Amanpour가 어떻게든 10월 7일 이스라엘이 당한 것에 대한 인간적 코멘트를 끌어내려고 애썼는데, 끝내 안됐다는 말을 안한다. 자기네 나라 요르단은 팔레스타인이든 이스라엘이든 민간인의 희생을 반대한단다. 638년 오마르 팩까지 인용하면서 여성과 어린이와 노인에 대한 살인을 이슬람이 금한다고까지 말한다. 그런데 그런 짓을 하는 하마스에 대한 비판이 없다? 하마스가 한 짓을 지난 70년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흔히 할 수 있는 공격이라고 여긴다.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하마스의 잔혹행위에 사실 확인도 안 하고 미국 미디어는 헤드라인으로 삼았다면서, 팔레스타인 정보도 그렇게 할 수 있냔다. 하마스 주장은 어쨌든 안 믿는데? 크리스티안이 참수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잔인한 사진을 CNN 특파원이 확보했다며 왕비의 말을 막았다. 더 들어보지. 정보국도 있는 나라 왕비가 CNN을 상대로 확증 편향을 이야기하는데. 압둘라 국왕이 느끼는 압력은 잘 알겠다. 인구의 40%가 팔레스타인 난민인 나라니까.
요르단 왕비가 오마르 팩을 인용했지만, 이슬람이 제국이 되고 어떻게 변질됐는지도 역사는 말해준다. 지하드는 망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팔레스타인 어머니들이 여느 다른 나라 어머니들처럼 자기 자식을 사랑한다고, 당연한 말을 왕비가 힘 꼭꼭 주어 말하는 이유는, 꼭 그런 것 같지 않다는 의심이 있기 때문이다. 골다 메이어가 한 말인데, 팔레스타인 어머니들이 자기 자식을 (유대인 어머니가 자기 자식을 사랑하는 것만큼) 사랑한다면 이 땅에 평화가 올 거라고 했었다. 지하드라는 거룩한 사명을 위해 자기 자식이 샤히드가 되길 바라는 어머니들이 워낙 많으시니.
10월 7일 테러리스트에게서 나온 메모, 적이란 약 없는 질병이므로 그저 참수하고 심장을 뽑으란다.
16:15 아슈켈론 공습이다. 오후 사이클이 오고 있다.
16:24 북부 키리얏 슈모나에 공습이다. 가자에 큰 안개 기둥이 보인다. 결정적인 공격이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북쪽에 공습이 계속되는 걸로 봐서도, 의미심장하다. 키리야트 길라드 등 레바논에서만 오늘 중 네 번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
17:50 오테프에 공습이다.
24일 하마스 지지 포스팅으로 구금되었던 아랍 배우 마이사 압달하디가 부모의 집으로 풀려났다. 5일간 소셜네트워크 접근 금지, 벌금 5000 NIS, 구치소 대신 가택 연금이다. 전쟁 중 선동은 매우 엄한 범죄인데, 이스라엘 사법부는 여배우가 구치소에 가둬둘 만큼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선동은 기소 건이라 결국 재판이 진행될 거다. 이 배우가 이스라엘 드라마에 꽤 자주 등장하는 호감형 배우인데, 가자 펜스를 부수고 이스라엘 장갑차를 차지한 테러리스트 사진 위에 "베를린 스타일로 갑시다"라고 썼다. 배우의 변호사도 어지간한 게, 이게 동베를린 서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의미한단다. 하마스에 납치되는 할머니의 사진 위에는 "이것이 그녀의 인생 모험이다"라고 썼다.
나사렛이라는 이스라엘 도시에서 나고 자라, 무슬림 여배우가 되었는데 이런 사고를 갖고 있구나. 당신의 누드씬이 있는 영화는 가자에서 절대 상영될 수 없다는 건 아시나. 가자에 도착하자마자 샤리프를 어겼다고 최소 종신형일 텐데.
19:05 쉐펠라에 공습이다. 이렇게 길 수가 있나.
평화의 악수, 미디어는 참. 그래도 선이 이긴다. 그들이 가자에 가장 관대한 이들이었다는 게 더 가슴 아프다.
20:20 오테프 가자 거주민들은 1년 후에나 돌아올 수 있을 거란다. 이들을 위한 대안 정착촌이 마련될 예정이란다. 이집트가 일부러 파토내려는 건 아니겠지만 인질 귀환과 하마스 제거에 수 년이 걸릴 거란다. 덕담이 참 힘이 된다. 네탄야후 총리가 지상군 투입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인정했다. 이유는 미군 보호다. 그 유명한 THAAD가 이라크, 시리아, 쿠웨이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에 주둔중인 미군을 위해 약 12기 설치될 예정이란다. 그나저나 네탄야후 총리는 왜 책임이란 말이 싫을까. 이번 사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테고 모두가 '대답할 것'이란다. 국민 상대로 기싸움 하는 정치가는 이미 감각을 잃은 건데.
10월 25일 12:30자로 납치자의 국적이 밝혀졌다. 19일이나 걸린 일이다. 태국 네팔 필리핀 스리랑카는 외국인 노동자이고, 나머지는 이스라엘 이중 국적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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