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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브로다트 가족 이야기

크파르 가자에 사는 브로다트 가족은 아빠 아비하이, 엄마 하가르(40), 오프리(10), 유발(8), 우리야(4)이다. 10월 9일 이스라엘 남부와 중부에 일제히 공습 경보가 울리기 시작했을 때, 키부츠 전투요원인 아비하이는 서둘러 무기를 챙겨 집을 나서고 있었다. 살짝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문을 열자 옆집 친구 로이의 딸 3살짜리 아비가일이 뛰어갔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에 피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아비하이는 그 피가 아기가 흘린 피가 아니라는 걸 알아보았다. 아비가일을 아내 하가르에게 던져주고 아비하이는 친구 로이 부부를 돕기 위해 달려갔다. 스마다르는 이미 죽었고 로이는 부상당했다. 결국 로이는 사망했다. 테러리스트와 싸우다 아비하이도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쉘터에 무사히 숨어 있으리라 믿었던 그의 가족은 아비가일과 함께 종적을 감추었다. 테러리스트들이 가자로 끌고간 것이다.          

 

 

아비하이는 납치된 가족을 되찾기 위해 대중과 언론 앞에 서서 투쟁을 시작했다. 그는 혼자 국방부 건물 앞에 앉았다. 마치 모든 것을 잃은 욥처럼. 그는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무엇보다 앞서 우리 모두의 어린이와 여성들을 되찾아 오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아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잔뜩 화가 났고 인질에 대한 연민에 앞서 하마스에 대한 복수에 불타고 있었다. 아비하이는 말했다. "나는 아무한테도 화를 내는 게 아니에요. 그저 우리가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는 거예요."

 


시간이 흘러도 우파 정부의 인사들은 하마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아비하이는 토요일 뉴스 12의 스튜디오에 나갔다. 리쿠드의 국회의원 보아즈 비스무트가 하마스가 통제력을 잃었으니 조금만 더 참으라고 말했다. 아비하이는 폭발했다. "왜 내 가족이 납치됐는 줄 알아요? 하마스 때문이라고요? 내 가족이 납치된 건 그들을 보호해 주어야 할 군대가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하마스 테러리스트가 다가오는 걸 내 눈으로 봤어요. 탱크도, 헬리콥터도 없었어요. 그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들 앞에 있는 이스라엘은 이렇게 엄청나잖아요. 당신들은 이걸 하마스 탓으로 돌리고 싶겠죠. 아니요. 당신들 책임이에요." 

 

브로트 가족에는 개가 있다. 로드니다.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개를 싫어해서 보는 족족 쏘아 죽였다. 고양이와 달리 개는 이슬람교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로드니는 테러리스트를 피해 집을 나가 다른 집 개와 함께 숨어 지냈다. 개들도 서로 돕는다. 다음 날 IDF 공수부대원들이 크파르 아자로 진입해 하마스와 싸웠다. '이도'는 브로다트 가족 집 지붕에 자리를 잡고 전투에 임했다. 밖에 있는 테러리스트를 제거하고 집집마다 내부 수색을 시작했다. 브로다트 가족의 집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을 때, 캄캄한 방안에서 두 개의 안광이 번쩍였다. 깜짝 놀랐지만 개라는 걸 알고 물러섰다. 개는 극도로 불안에 떨며 사람에게 가까이 오지 않았다. 주방 한쪽에는 먹다 만 케이크가 있었다. 전날 밤 브로다트 가족은 오프리의 10번째 생일을 다함께 축하했던 것이다. 이 광경에 공수부대원들은 모두 흐느껴 울었다. '이도'는 이 가족의 불행에 마음이 쓰였다. 집안에서 발견된 전화기를 찾아 메시지를 남겼다. 이 집 개인 것 같은데 집에 남아 있다고 알렸다. 당시 아비하이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라 금세 연결이 되지 못했고, 나머지 가족에게는 연락이 닿을 수가 없었다. 공수부대는 전투를 계속하기 위해 집을 떠나야 했다. 이도는 새로 도착할 후속팀에게 개를 돌봐달라는 메모를 남겼다. 아비하이는 몸을 추스리고 나자 크파르 아자에 들렀고 로드니와 재회했다.       


로드니는 아비하이 곁을 지켰다. 특히 하키리야, 국방부 앞에서 일인시위를 하는 아비하이 옆에서 많은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둘은 서로에게 유일한 위로였다. 

 

다행히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욥의 이야기가 그렇듯. 

 

 

아비하이의 가족 모두가 아비가일과 함께 풀려나왔기 때문이다. 아비하이는 더 좋은 남편, 더 좋은 아버지가 되겠다고 맹세했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흐느꼈다. 잘 씻고 다니겠다고도 했다. 그리고 남은 인질들이 풀려날 때까지 그의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욥의 이야기가 그렇듯 상처는 잊히지 않는다. 그래도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어서 아비하이와 로드니에게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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