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선거가 11월 1일로 예정된 가운데, 언제나 깜짝 변수가 나타나 판세를 가름하던 예년 선거에 비해 이번 선거는 너무나 조용히 지나는 중이다. 명절 여론이라는 게 있는 법이니 10월에 몰려 있는 로쉬 하샤나, 욤키푸르, 숙콧 등에 무슨 이벤트가 터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꼼짝도 하지 않는 여론조사 결과는 이미 두 달째 같은 자리이다. 네탄야후 진영 59, 반네탄야후 진영 55-56, 아랍 진영 5-6. 다시 말해 다섯번째 선거가 끝나도 정부가 구성되기는 어려울 것이고, 머지 않아 여섯 번째 선거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굳이 이번 선거의 변수를 발굴해 보았다.
하다르 무흐타르, 올해 20살이다. 국회의원 법에 따르면 35세 이상이어야 하니까 당선이 돼도 국회의원은 못 된다. 그런데 자기한테 주택부 장관 자리를 달란다. 노르웨이 법에 따라 장관은 국회의원이 아니어도 된다. 헌법이 없다면서 제각각 자기 소견대로 법을 해석하는 중이다. 뭐 어쨌든, 스무살치고 하다르 무흐타르는 꽤나 시끄럽다. 일단 아버지가 루빈스키 그룹을 이끄는 백만장자 이츠하크 마노르다. Manor는 아슈케나지고, Muchtar는 아랍어에서 온 모로칸 이름인데, 유대인의 개명이 이렇게까지 자유롭진 않아서 논란이다. 원래 무흐타르였고 마노르로 살다가 얼만 전에 무흐타르로 돌아왔단다. 아슈케나지 유권자보다야 미즈라히 유권자에게 기대고 싶다는 뜻으로 들린다면 그건 오해겠지.
이스라엘 정치판이 이렇게까지 만만할 일일까? 본인 입으로 정치는 잘 모른다고도 하고, 물가인상이 무서워요, 정치가가 싫어요 하며 어린애처럼 징징대는 것 외에 이 복잡한 나라에 대한 정견은 따로 없다. 이런 인물까지 정치판에 뛰어든 건, 네탄야후 진영이 59석에서 절대 확장되지 않는 것과 관계가 깊다. 최저득표수, 즉 유권자의 3.25% 득표만 얻으면 약 4석을 쥐게 되고 그러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네탄야후에게 필요한 게 딱 그만큼이다. 정당의 이름 쩨이림 보아림은, 우리말로 열받은 젊은이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는 원래 열받는 존재들이다. 거기서 뭘 더 할 수 있을지 생각했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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