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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ed

AH 1445 (2024) 하지 حَجّ‎

이슬람 달력의 12번째 마지막 달 Dhul Hijjah 8일부터 13일, 무슬림은 하지 순례를 수행해야 한다. 올해는 6월 14일부터 19일까지다. 16일이 무슬림 최대 축제 에이드 알 아드하, 희생절이다. 물론 달의 상태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 뭐가 어째서 날짜가 미뤄진다는 건지 당췌 못 알아듣겠지만. 일생에 한 번이면 족한 이 일을 평생 하지 못하는 무슬림이 많은데, 이유는 비싸기 때문이다. 사우디 메카 당국으로부터 허가도 받아야 한다. 이미 13일부터 카바를 도는 의식이 시작됐다.

 

카바를 독점한 사우디의 권위가 카톨릭 교황보다 높을 것 같은데?

하지(حَجّ‎)는 아랍어로 목표나 목적이란 뜻이다. 알라의 집 카바로 향하는 궁극적인 여행이라서 붙은 이름이다. 이슬람의 다섯 기둥 중 하나라는데, 이 무거운 의무의 출처를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래서 꾸란에 나와요, 안 나와요? 일종의 무함마드 선지자 어록인 Hadith에서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순례란 자고로 집 떠나 생고생하는 건데, 왜 이 활동이 경쟁력을 갖게 됐을까? 하지를 통해 죄를 용서받기 때문이다. 솔깃하다. 이 종교는 죄 용서가 참 쉽구나? 하지를 수행해서 알라를 기쁘게 하면 모든 죄가 사라지고 갓 태어난 아이처럼 죄가 없어진단다. 갓 태어난 아이는 죄가 없어요? 아무튼 하지를 수행해야 천국의 보상을 받게 된단다. 천국이 뭐 하는 덴데요?

 

하지 때 시간 맞춰 메카에 갈 수 없는 무슬림은 비성수기 때 갈 수도 있는데 그건 움라Umrah라고 한다. 하지든 움라든 순례자는 알라의 손님이라서 사우디 사람들은 이들 순례자를 융숭히 대접해야 한다. 파키스탄이나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은 사우디 가면 그렇게 서럽다던데.ㅋ 

무슬림 여성들은 하지를 지하드로 수행한다. 지하드는 알라를 위한 전투인데 실제 전투에 여성이 참여할 필요가 없으므로 하지에 참여해 이에 동참하라는 것이다. 

 
달의 주기를 근간으로 하는 이슬람력은 그레고리력과 11일씩 차이가 난다. 매년 라마단이나 하지의 일정이 달라지는데, 그나마 겨울철이 낫다. 중동에서 여름에 뭐 하라는 건 참 잔인한 일이다. 하지의 주요 행사들은 사막에서 이뤄진다. 왔다갔다 뛰어다녀야 하는 의식도 있다. 이 날씨에 잘못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 올해 하지 참석자는 200만 명을 넘어설 거란다. 하지는 무슬림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라 준비가 일찍부터 이뤄진다. 이스라엘이 라피아흐 지상 공격을 시작한 게 한 달 전인데, 이집트가 라피아흐 국경을 폐쇄하기 전에 하지에 참석할 가자의 아랍인들은 이미 국경을 넘어 이집트에 가 있었단다. 사우디 살만 국왕의 초청을 받은 가자 시민 천 명이다. 주로 전쟁으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이들의 가족이다. 사우디 국왕 정도 되면 천 명 경비를 개인 부담해야 하는구나. 웨스트뱅크에서는 4,200명이 메카에 도착했다. 2011년 내전 이후 관계가 얼어붙은 시리아 인들도 10년 만에 다마스커스에서 직항편으로 메카에 도착했다. 사우디로서는 시리아와 관계 해빙을 시도하는 게, 이란의 앞마당으로 내놓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하지는 이슬람에서 선지자인 이브라힘과 아들 이스마일, 이스마일의 어머니 하자르(하갈)를 기념한다. 남성은 수의와 비슷한 바느질하지 않은 흰색 천 이흐람(ihram)을 입고, 여성은 전신을 가리고 화장과 향수를 사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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