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중인 이스라엘은 자기 조상이 멸망당한 날을 어떻게 맞이할까. 티샤베아브는 주전 586년과 주후 70년 두 번의 예루살렘 성전이 아브 월 9일째 멸망했음을 기념하는 종교 절기이다. 국가 공휴일은 아니지만 유대교 전통을 지키는 사람이라면 금식을 하긴 한다. 욤키푸르에는 모든 가게가 문을 닫지만, 한여름 티샤베아브는 언뜻 평일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벤 그비르가 올해도 성전 산에 올라가 주변 아랍국들을 격분시켰다. 미국에서 시작된 정착민들 제재에 반발한 시위는 점점 심각해지는 중이다. 엘룰 월이 시작될 때까지 종교인들은 방학이라 폭동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유대교의 음식정결법, 카슈루트는 단지 고기와 우유의 문제가 아니다. 티샤베아브에 먹고 마시는 활동에도 개입한다. 12시까지 어떤 가게나 커피숍에서도 앉아서 음식을 섭취할 수 없다.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그래서 테이크아웃이 유대인에 의해 개발된 상술이라는 주장이 있다. 가져가서 벤치에 앉아 먹는 거나, 커피숍에 앉아 먹는 거나, 어차피 금식 안 하는 건 마찬가지이고, 그런 눈 가리고 아웅은 있으나마나지만 소용없다. 애초에 먹고 마실 권리에 제약을 두는 게 종교 권위 기관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참, 유다 사마리아 지역에서 폭동을 일으키는 종교인과, 커피숍 오전 영업을 저지한 종교인은 서로 별개이고 피차 혐오하는 사이다.
내가 사는 도시의 유명한 커피숍 랄라는 저기 앉아 모닝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로 유명한데, 티샤베아브 오전에는 의자가 모두 접혀 있다. 몹쓸 반항정신이 꿈틀거리며, 저 벤치에 앉아 마실까 싶어진다.
다른 미츠보트, 예를 들어, 포로를 위해 몸값을 지불하라,는 외면하는 종교가, 2000년 전 무너진 성전을 위해 곡기를 끊고 남의 먹고 마실 자유에 간섭하는 건 참도 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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