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유로비전 결승전이 있었다. 안 봤다. Nemo라는 랩퍼가 THE CODE라는 곡으로 우승을 했단다. Is he or she swiss? Nope. 스위스 사람 맞잖아. 네모는 he도 아니고 she도 아닌 넌바이너리,란다. 그래서 Is Nemo swiss?라고 해야 한다. 그에 대한 답은 Yes, they is swiss. 조롱하는 거 아니다. 피곤할 뿐이다. 유난히 저쪽 분들 마음 살피는 데 열심인 유럽 언론은 우승 기사에 일관적으로 대명사 대신 Nemo로 표기했다. 소유격은 their로 했다. 영어도 독일어도 문법 시험은 더는 의미가 없겠다. 어떻게 가르칠까.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유로파파" 네덜란드 대표 유스트 클라인은 파이널에서 제외됐는데, 여성 팀원에 대한 부적절한 행위로 현지 경찰에 고발당했기 때문이다. 본인의 너절한 행동도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자유는 가로막지 않았던 거구나.
수박을 들고 나온 아일랜드 대표 바비 터그는 이스라엘 대표가 파이널에 진출하자 울었단다. 역시 넌바이너리인 바비 터그에게 유치하지만 일러주고 싶다. 그대가 아무리 하마스를 지지하고 가자 사람들을 위해 울어도, 당신은 가자 지구에 들어갔다가는 살아나올 수 없을 거다. 아일랜드가 좀 더 무슬림화되면 소수자로서 바비 터그의 삶이 어떻게 될지 매우 기대된다.
유로비전 같은 대회가 국민성을 대표한다고 보지도 않고, 무슨 국가적 자부심의 상징이라고 여기지도 않는다. 하지만 친팔레스타인만이 정의인 것처럼 나대는 게 유럽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긴 했다. 이스라엘 대표 에덴 골란은 전체 5위에 올랐다. 심판들이 거의 다 최저점을 주었는데 오디언스 투표가 뒤집었다. 14국가가 최고점을 주었다.
12일 밤 8시, 이스라엘은 현충일 기념식을 엄수했다. 한자어로 현충은 나라에 대한 충성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이스라엘은 욤 하지카론, 기억의 날이라고 부른다. 나라에 대한 충성은 드러내고 자시고 할 게 아니라, 국민의 기본이니까. 11일 샤밧부터 폭발음이 들리기 시작해 브엘셰바에 로켓이 떨어졌고, 12일 낮에는 아슈켈론과 오테프에 다시 공습 경보가 울렸다. 라피아흐에서 강제로 대피해야 하는 가자 사람들의 심정을 내가 헤아리기는 어렵다. 80만 명 이상을 이주시키기 전에는 작전을 감행할 수 없다고 막아선 미국은, 이스라엘이 라피아흐 작전을 멈춘다면 하마스 지도부의 위치 정보를 넘기겠다고 제안했다. 신와르가 라피아흐에 있는 게 아니란다. 하마스가 인질들을 석방하면, 이스라엘도 휴전을 안 할 명분이 없다. 신와르가 아라파트만큼 야망과 비전이 있는지 두고보자. 바이든은 이미 재선을 포기한 걸로 보이지만, 무기 제공 중단으로 미국 내 유대인 조직과 완전히 척을 지는 것도 바라지는 않는 모양새다. 요즘 저분이 제일 짠하다.
12일 밤은 히브리력으로 5784년 현충일이다.
현충일 저녁 행사는 코텔, 통곡의 벽 앞에서 열린다. 공식 명칭은 יום הזיכרון לחללי מערכות ישראל ונפגעי פעולות האיבה 이스라엘 전사자들과 적들의 테러 피해자를 기념하는 날이다. 20:00 1분 간의 추모 사이렌צפירה으로 시작된다. 전국에 울리는데, 이게 공습 경보אזעקה와 아주 흡사해서 매번 알면서도 심장이 툭 떨어진다. 내일 아침 11:00에는 2분간 사이렌이 울린다.
40년 넘게 현충일 행사 사회를 맡고 있는 Dan Kaner다. 콜 이스라엘, Voice of Israel의 아나운서로 IDF 라디오에서 언론인 경력을 시작했다. 유로비전과도 인연이 있는데, 이스라엘이 대회를 개최했을 때 스코어를 전한 목소리다.
유대인 기념식은 모두 초 붙이는 걸로 시작한다. 대통령과 함께 올해 점화에 나선 사라 베스피(84)는 골란 고원 근처의 예소드 하마알라 거주민이다. 2차 알리야 때 만들어진 7개 모샤바 중 하나다. 북부 국경 근처 유대인 정착촌이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지불했는지 산 증인이다. 남편은 1973년에, 아들은 1982년에, 손자는 2024년에 잃었고 그 외에도 쌍둥이 남동생, 사촌, 재혼한 남편의 아들도 전사했다. 집안 전체에서는 전사자가 더 있단다.
이즈코르(기억)의 기도.
대통령 연설을 앞두고 남부 오테프에 공습 경보가 울렸다. 남부에서는 추모 사이렌과 구분하기 위해 공습 경보에 육성을 담는다. 사이렌 이후 6분 만에 아자카가 울렸는데, 어떤 심정들이었을지. 대통령은 10월 7일 납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과, 하레딤에게 국방의 의무는 특권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레딤은 텔레비전을 안 보니 이 메시지는 전달도 안 되겠지만.
IDF 참모총장 헤르찌 할레비. 이스라엘 사람들은 연설할 때, let the story heard를 원칙으로 한다. 어떤 사람 예시로 연설을 시작하는데, 군 참모총장이 남의 얘기 하듯이 전사자 얘기를 꺼내니 역시 억하심정이 들며 울컥한다. 저분이 저기서 울고불고 하는 것도 납득은 안 되겠지. 할레비 총장은 자신의 어깨에 책임이 주어져 있음을 안다고, 반드시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책임 진다고 뭐가 달라지나 의문이 들긴 하지만, 군인을 왜 명예직이라고 하는지 이유가 느껴진다.
요시 감조의 시, הם ישנם 그들은 자고 있다. 예호람 가온의 노래로도 유명하다. 이 시는 정말, 차원이 다른 슬픔이다.
코텔 수석 랍비 슈무엘 라비노비치가 시편 83편 아삽의 시를 읽는다. 하나님이여 침묵하지 마소서 하나님이여 잠잠하지 마시고 조용하지 마소서 무릇 주의 원수들이 떠들며 주를 미워하는 자들이 머리를 들었나이다
IDF의 수석 랍비 에얄 크림이다. 이 순서가 왜 필요하지? 아레텟 코하님에서 랍비 안수를 받은 인물이다. 저들(전사자들과 희생자들)은 저 위의 천사들과 함께 앉아 있음을 기억하란다.
10월 7일 두 아들 노암과 이샤이를 잃은 아버지 랍비 슈무엘 슬루츠키의 카디쉬다. 카디쉬는 장례 기도문이다. 사망자의 남자 직계 가족이 하게 되어 있다. 딸은 못한다. 개혁파 유대교도 여기까지는 엄두를 못 낸다. 우리나라 기독교가 여성에게 장례 집도를 맡기기 꺼려하는 걸 이것과 관련시키던데, 우리나라는 샤머니즘 영향이고, 유대교는 여성이 공중 앞에 서는 걸 금지하는 것이다.
유대교 장례 기도문 엘 말레이 라하밈, 자비가 풍성하신 하나님. 샤이 아브라함손은 매년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이 노래를 불러야 하는 자신의 처지에 비애를 느끼지 않을까.
이스라엘 국가 하티크바로 기념식은 끝난다. 대통령 부인 미할 헤르쪼그는 수화로 하티크바를 노래한다. 전체 기념식은 한 55분 정도 걸린다. 이후 방송은 다음날까지 전사자들의 사연을 소개한다. 네탄야후 같은 정치가들은 없어서 한결 보기는 편하다. 지난 10월 7일 이후 군인 766명, 민간인 834명이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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