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사람들은 무서운 이들이다. 이 와중에 네탄야후의 연설을 분석해서, 그를 정신분석학적으로 해독하려 애쓴다. 네탄야후 총리는 정치가적 자질이 너무 충만해서인지 가끔 사코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아무렴, 언어는 속이지 않는다. 그가 사용한 단어들은 자신은 철저히 보호하되, 남탓에만 너무나 정교한 정치가 연설의 교본과도 같다. 다들 참고하시라.
10월 7일 이후 거의 모든 정치가, 군대 지휘자들이 자기 책임을 통감한다며,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반드시 진상조사를 통해 내막을 대중에게 공개하겠다고 안심시켰다. 그런 말도 다 믿을 건 못 되지만, 네탄야후 총리는 와아~, 빈말로라도 자기 책임이라고 안 한다. 2009년 총리가 된 이후 자잘한 정권 교체를 제외하고 거의 16년 동안 총리였던 분이, 자기 잘못이라는 말을 절대로 안 하며 기싸움을 했다. 대단하신 분이다.
그런가 하면, 연설 때마다 "내 부인"을 달고 산다. 이 정도면 사라 네탄야후는 이스라엘의 최순실이다. 사라 네탄야후는 거의 모든 국정에 관여하며 총리와 함께 보고를 받는다고 전해지고 있다. 남편을 어마어마하게 잘 관리하는 모양이다.
전쟁 이후에 대해서도 이스라엘 총리는 관심이 없다.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이 이 전쟁의 대안이라는 데 찬성하는 이스라엘 시민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일까? 미국 대통령 바이든이 2 States Solution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고 있다. 내 기억에 2010년인가, 바르일란 대학에서 네탄야후 총리도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시침 떼고 다들 모른 척한다.
이 치열한 전쟁이 일 년 동안 지속됐는데 총리는 이 전쟁의 목적이 뭔지 시원하게 말해본 적이 없다. 승리에 대한 그의 집착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위한 승리인지 궁금하다. 자신만의 목적이 따로 있는 건지, 나참.
총리는 연설을 통해 주로 승리에 대해 말하고 있다. 목적이 묘연한 승리는 대개 전사들과 전사자들에 대한 영웅담이 되기 쉽다. 이 역시 일종의 전쟁문학관이리, 진부하다는 인상을 준다. 전쟁은 아무리 고상한 목적이 있어도 인명에 해를 입히는 잔인한 사건이다. 정치가가 그에 대한 철학적 사고가 없다면, 참, 아쉬운 바다. 어려운 말 할 것 없이, 남의 아들들이 전쟁터에 나가 싸우고 있는 동안, 댁의 아들들은 뭐하시냐고 묻고 싶다. 한 명은 인터넷하며 노는 것 같고, 다른 한 명은 결혼 준비하던데. 전쟁이 왜 잔인하냐고? 모두가 전투에 나가지 않는다. 빠질 사람 다 빠지고, 결국 소수의 책임감 유난히 강한 사람들만이 전쟁터로 향하는 게 전쟁이다. 그래서 전쟁이 신물나는 정치판인 거다. 이스라엘이 이 전쟁에서 싸워 이겨야 한다고, 인질들이 어떻게 되든 그건 나중 일이라고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치고 자기 자식 전투 현장에 나가 있는 경우 못 봤다. 세상은 그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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