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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야르덴, 오페르, 키이스의 생환

이틀 전, 이스라엘 인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끔찍한 카오스가 벌어졌다. 이스라엘의 항의도 주효했겠지만, 자기들이 봐도 개판이라 빡친 모양이다. 오늘은 꽤나 정렬된 석방식(*이게 말이 되나, 포로 석방식이라니?)이 거행됐다. 가자 항구를 배경으로 무대까지 만들었다. 다행히 인수식은 짧았고, 인질들은 레엠 국경에서 신속히 이스라엘 영토로 옮겨졌다. 이들 장년 남성 3명에 대한 가치는 하마스가 더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석방되는 팔레스타인 죄수는 183명이다.  

 

야르덴 비바스. 석방되는 사람을 지켜보는데 이토록 가슴이 찢어지는 건 처음이다. 야르덴은 10월 7일 키부츠 니르 오즈 자기 집에서 납치당했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방공호에서 테러리스트 앞으로 스스로 나갔고, 머리에 피를 흘리며 오토바이에 태워 가자로 끌려가는 장면이 영상으로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희생으로 아내 쉬리와 네 살 아리엘, 10개월 아기 크피르를 지켰다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키부츠 니르 오즈에는 또 다른 테러리스트 팀이 도착했고, 이번에는 쉬리와 두 아이가 납치됐다. 2023년 11월, 야르덴은 쉬리와 두 아들이 IDF의 공격으로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IDF는 이 주장을 잔혹한 선전이라며 부인했고 그들의 사망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절망한 야르덴은 이스라엘 정부가 자기 가족의 시신 반환을 주선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영상을 찍어야 했다. 영상에서 그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는데, 심장이 딱딱한 사람도 그의 영혼이 부서졌다는 걸 알 정도로 비참해 보였다. 
쉬리와 아이들은 협상 때마다 우선 풀려날 인질 명단에 올랐고, 그것은 살아있는 어린이와 민간 여성이 우선된다는 원칙에 부합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풀려나지 않았고, 이스라엘이 이들의 생존 정보를 요구해도 테러리스트는 아무런 응답이 없다. 이스라엘은 여성 민간인 아르벨 예후드를 석방하지 않는다면 협상 결렬이라는 최후통첩을 전했지만, 쉬리와 두 아이에 대해서는 그러지 않았다. 이유는, 이들의 생존 가능성이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1단계 명단의 33명 중 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고, 이스라엘은 정보가 일치한다고 확인했다. 거기 쉬리와 두 자녀 이름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상상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겪은 한 남자의 지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은 아무 상관 없는 단순 시청자조차 괴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디 모세스는 7개월 이상 생명 지표가 없었지만 결국 살아왔다. 그는 지하 터널도 아니고 가자 시민들 거주지 안 깊숙히 숨겨 있었다. 어쩌면 쉬리와 아이들도 그러지 않을까. 어느 갑작스러운 날, 그들의 석방 소식이 들리고 우리는 젖은 눈으로 그들의 상봉 장면을 미소 지으며 볼 수 있지 않을까.  

 

오페르 칼데론은 프랑스 시민권자이다. 키부츠 니르 오즈에 하마스 공격이 이뤄지는 동안, 딸 사하르와 아들 에레즈와 함께 방공호를 나와 들판 쪽으로 도망치다가 결국 납치됐다. 장성한 자녀 로템과 가야는 테러 당일 다른 곳에 있었다. 미성년 자녀 둘은 1차 휴전 당시 풀려났다. 이혼한 전처와 네 자녀는 오페르의 석방을 위해 쉼없이 싸웠다.    

 

드디어 미국 시민 키이스 시이갈이 석방됐다. 아내 아비바는 10월 7일 함께 납치됐다가 1차 휴전 당시 풀려났다.

 

지중해를 배경으로 가자 항구에 저들의 정성스런 연단을 보자, 탄식이 나온다. 시몬 페레스는 야라파트에게 가자가 지중해의 싱가포르가 될 거라며 리콴유 전기집을 준 적이 있다. 가자의 아름다움은 싱가포르를 능가한다. 엄청난 재화를 터널 파는 데 소비하며 그 기회를 날려버린 저들은 이제 살아남기 위해 더욱 이스라엘을 미워하는 것밖에 기회가 없다. 그래서 '나치 시오니즘'이란 표현을 애호한다. 인티파다 시절, 테러를 동기화하면서 PLO는 이스라엘을 나치화했다. 하마스가 이어받고 알자지라가 스피커 노릇을 한 이 선동은 결국 전 세계를 집어삼켰다. 1948년 이래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이겨온 언더독 이스라엘은, 테러 앞에 무력해졌다. Occupation의 현실에서 평화라는 만투라는 얼마나 나이브한지.

 

저 아귀다툼 속에서 지은 미소는 어떤 의미였을까.

 

젊은 여성 인질들과 달리, 80세 가디 모세스는 석방 하루 만에 꽤 많은 경험을 친척들에게 털어놓았다. 약 70일 동안 혼자 좁은 방에 갇혀 다른 인질들을 전혀 만나지 못했고, 석방되기 전에 처음으로 함께 석방될 아르벨 예후드를 만난 것이었다. 전쟁 기간 여러 집을 옮겨 다녔지만 터널에는 갇히지 않았다고 한다. 예상대로 이슬람 지하디스트는 인질 그룹 중에 한 사람만을 따로 숨겨두고, 마지막 협상 수단으로 사용할 전략이었던 모양이다. 가디 모세스는 니르 오즈에서 인질로 잡힌 장년 남성 가운데 따로 떨어져 가자 남부의 민가 깊숙한 곳에 고립됐다. 하마스가 유대인의 סגירת מעגל 매듭짓기 정서를 알고 이용한 게 아닐까. 역설적으로 가디 모세스는 덕분에 살아남았다. 그의 동년배 키부츠 친구들은 전쟁 중에 폭격으로 사망했던 것이다.

 

키부츠니크, 키부츠 사람 가디 모제스는 이 나라에 새로운 영감을 주었다. 격리된 좁은 방에서 바닥의 타일을 세면서 하루에 7km씩 걸었고, 수학 문제를 풀며 정신을 예리하게 유지했다고 한다. 5일에 한 번 정도 미지근한 물 한 그릇을 받아 샤워를 했고, 컵을 이용해 물을 머리에 부었는데, 지저분하고 고통스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면도를 고집했단다. 자신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먹을 것이 없어 인질 동안 15kg이나 빠졌다. 처형될까 두려워하며 은신처 사이를 옮겨 다녔으면서,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면 가자로 와서 농사 짓는 법을 가르치겠다고 테러범들에게 말했다. 그 지옥 같은 카오스를 빠져나오며 자신을 국제 적십자에 인계하는 테러범들에게 슈크란, 고마움을 표했다. 그의 키부츠 니르 오즈는 완전히 파괴돼 어느 누구도 돌아가지 못했는데, 속히 그곳으로 돌아가 재건에 힘을 쏟겠다고도 했다. 

 

태국인 생존자 중 마지막 다섯 명도 석방됐다. 아직 세 구의 시신이 가자에 남아 있다. 이스라엘 외무부장관 기드온 사아르는 네탄야후 총리에 협조하면서 꽤 비판을 받았는데 이 사진으로 비호감이 증가... 사진을 이렇게 찍고 싶을까. 정치가들이란 한결같이. 태국의 고위 관리가 주말에 이스라엘을 방문했는데 더 가관이었다. 482일 동안 지하 터널에서 굶주림과 싸우다 온 사람들을 일렬로 도열시키고 사진 촬영에 열을 올렸다. 제대로 된 정부 같으면, 남의 나라에 험한 일 하라고 등떠밀어 보내지도 않겠지만. 이들은 가까운 시일에 가족들에게 돌아갈 예정이다. 태국에서 치료는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다음주 이스라엘 네탄야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임기 최초 정상 회담을 갖는다. 인질 가족들은 네탄야후 총리가 이 회담을 이용해 하마스와 전쟁을 재기하려 한다고 벌써 비난했다. 인질 가족 중 한 명은 네탄야후 총리에게 속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아마 알 거다. 이미 겪어봤으니.